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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게 보내는 글

'1991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깊은숲속에서, 길을 잃은 부부가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끝내 죽고 말았다. 당시 75세의 남편, '던켄'과 68세의 아내 '체이니'부부는, 자녀들의 노력 끝에, 죽은 지 2개월 뒤인 5월 1일에야,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들이 타고 있던 승용차 안에는, 기름이 한 방울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런데 차 안에서 '체이니' 부인이 "18일"동안, 자신의 심경 을 적어놓은 "노트"가 발견되었다. 결국, 그것이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이 되고 말았다. 다음은, 그들이 남긴 글 중, 언론에 "공개"된 부분이다. '1991년 3월 1일' 금요일, 오전 6시 30분, 이 아침, 우리는 지금 아름다운 설경에 묻혀 있다. 길을 잘못 들어, "눈" 속에 묻히는 ..

제작 중 2021.12.30

남강문학회서 만난 정봉화 선배님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 남강문학회서 만난 정봉화 선배님 남강문학회 일을 하면서 만난 6년 선배 정봉화 수필가님 생각이 난다. 진주 비봉루 천석꾼 연일 정씨 후예인 그분은 포항제철 협력사 대표직을 역임했는데, 매년 '남강문학'에 광고료 백만원씩 협찬했고, 수필을 실었다. 또 서울서 열리는 모임에 오시면 꼭 금일봉을 내놓고 가시곤 했다. 정봉화 선배님은 진주중- 부산고- 육군사관학교 과정을 거쳤다. 중학 동기생은 최병렬(한나라당 대표, 서울시장)이 있었다. 고등학교 원서를 쓰고 지원하고 하는 사이 아직 진학할 학교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부산에 가서 부산고 원서 2장을 사가지고 온 최병렬이 “봉화야, 부산고 원서 받아라. 같이 부산으로 가자”는 바람에 친구 따라 강남 간 식이 되었다. 부산고에서는 ..

수필 2021.12.28

'애수' (Waterloo Bridge)

'애수' (Waterloo Bridge) 머빈 르로이(Mervyn LeRoy)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 '애수'(Waterloo Bridge)는 1940년 작품으로, 6.25 당시 임시 수도였던 부산에서 개봉되었을 때 수많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울린 영화이다. 내용은 1차 대전 중 스코틀랜드의 젊은 귀족 장교와 한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슬픈 사랑을 다루고 있다. 전시 상황이 우리와 비슷했고 음악도 상해 임시정부가 애국가로 차용했던 낯익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라 동병상련의 정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워털루 다리에서 세워주게!' 영화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된다. 1939년 9월 3일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날, 프랑스 전선으로 향하던 로이 크로닌 대령(로버트..

카테고리 없음 2021.12.25

지리산의 노래(둘레길 14번 코스)

지리산의 노래(둘레길 14번 코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전라도와 경상도 중간쯤 지리산 둘레길 14번 코스 중촌마을에 야생차 감잎차 돌배 파는 찻집 있어 차꽃이 하얀 동백꽃 같고 매화꽃 같다는 산 생활 28년 차 60대 노부부가 산다 몸이 아파 서울을 떠나 오다 오다 보니까 굽이굽이 살면서 거길 왔다는 할배는 지리산에서 숨 쉬던 구불구불한 나무로 수제 의자 만들어 손님께 제공하고 할매는 연한 녹차 잎과 꽃으로 녹차 부침개 만들고 천 원짜리 커피와 라면도 판다 해발 1100 고지에 차나무 뽕나무 심고 하루에 한 두 명 둘레꾼 찾아와도 그것이 생활에 보탬이 된다고 감사하고 산에 더덕 쑥부쟁이 천지라고 감사하고 밤에 머리 위에 눈부신 별과 달 있다고 감사하고 신선한 바람과 풀내음과 새소리에 감사하면서 자..

2021.12.22

산에 사는 늙은이

산에 사는 늙은이 김현거사 산에 사는 늙은이 구름 따라 산에 가니 흰 구름 첩첩한 산 人家는 보이질 않는데 청풍이 불어와서 가린 안개 씻어주니 비 젖은 푸른 이끼 비단보다 더욱 곱다 산속의 좋은 친구는 숲에서 우는 새요 세상 밖 맑은 소리는 돌 위로 흘러가는 물소리이다 서리 맞은 山菊은 麝香 향기 머금었고 차가운 물속의 달은 西施의 얼굴보다 곱다 청산은 만고의 병풍이요 雲水는 나그네니 이 중에 百年之客이 무엇을 바라겠는가 한가함을 얻고나서 삼공 벼슬 바랄 건가 쓴 나물 깊은 맛 이제사 알았으니 오직 바라는 건 한 병의 葛根酒일 뿐일세

카테고리 없음 2021.12.16

낙산사 찾아가면

낙산사가 찾아가자 관음 대성 도량이라 옥빛 파도에 산이 발 씻는 최상승 묘처(妙處) 의상 스님 좌선하여 관음보살 친견하신 절벽 위에 의상대 있고 절벽 위에 올라가면 대나무 한 쌍 솟아있어 면 동해 설악 최상승 묘처(妙處)라 산이 옥빛 파도에 발 씻는 절벽 위에 의상대 있고 의상 스님 좌선하여 관음보살 친견하신 관음 대성 도량이라 절벽 위에 올라가면 대나무 한 쌍 솟아있어 그 곳에 옥관음을 봉안하니 거기가 낙산사라 한 쌍이 솟아나 있었다. 청정한 기품의 대나무. 관음의 징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대나무가 선 자리에 불전을 짓고 수정염주와 여의주를 봉안했다. 그리고 옥으로 관음성상을 조정해 봉안하니, 누구도 이곳이 관음의 주처임을 의심할 수 없었다. 동해안 일출 명소인 의상대, 바다를 굽어보는 암자인 홍련..

202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