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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작은 둠벙

고향의 작은 둠벙 간혹 고향의 작은 둠벙이 생각난다. 그 둠벙은 지금 신안동 아파트촌 속 어느 지점에 있다. 당시 신안동은 시내 변두리 동네다. 서장대 지나 둑 넘어 끝없이 펼쳐진 보리밭 가운데 신작로로 흙먼지 날리며 하동 가는 버스가 달렸다. 나는 강 건너 망경동에 살았지만, 우리 할아버지 사신 곳이 신안동 이다. 할아버지는 낮은 야산에 올망졸망 이십여 가구 모여 살던 신안동 언덕 꼭대기에 사셨다. 거기 대밭과 과수원과 타작마당과 어른 다섯이 껴안아도 손이 마주 닿지않는 정자나무가 있었다. 내 6대조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다. 앞에 남강과 강 건너 망경산 절벽이 보이던 동네 어귀에 삼촌집이 있었다. 거기 여나믄 마지기 논에 물 대려고 산에서 흘러온 물을 모아둔 작은 둠벙이 있었다. 그 둠벙은 내가 신안동..

제작 중 201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