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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못다한 노래

가로등 외로운 뒤벼리에 가면 물소리 고요한 뒤벼리에 가면 울면서 떠난 강물은 돌아오지 않고 한번 간 세월은 돌아오지 않고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세월 저쪽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세월 저쪽 강 건너 소녀가 살던 대밭 집 강 건너 소녀가 살던 대밭 집 수선화 같던 소녀 모습 봄바람 같던 소녀의 음성 밝은 달만 기억하고 울던 물새만 기억하고 한마디 말도 못하고 떠난 사람 얼굴만 붉히다 떠난 사람 아직도 못다한 노래 아직도 못다한 노래 남강물이 들려주네 남강물이 들려주네 고향이 타향인데 세월 저쪽 꽃이련가 흐느끼듯 에 은 그대는 세월 저쪽 꽃이련가 가로등 불빛 아래 혼자서 걸어가니차그운 별빛 속에달 밝은 뒤벼리 물소리 고요한데 살포시 떠오르는 수선화 꽃 한 송이 가로등 불빛 아래 차가운 별빛 의곡사 종소리에 추억..

2021.11.25

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

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 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정말 짱 최고예요촉석루 밑 아가씨는논개 사당 매화같이 청초하고망경동 아가씨는대밭의 죽순처럼 부드럽고옥봉동 아가씨는비봉산 산딸기처럼 달콤해요비가 개이고 산들바람이 불면손톱에 봉선화물 들인 아가씨다리 위를 걸어가요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정말 짱 최고예요 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정말 짱 최고예요도동 아가씨는 풍개처럼 새콤달콤 하고      진양호 호숫가  촉석루 누각 밑 석류처럼 수줍은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지금도 城에 가면 볼 수 있으리 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칠암동 대밭 죽순처럼 부드럽고너우니 봄버들처럼 연한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지금도 남강에 가면 볼 수 있으리 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비봉산 산딸기처럼 달콤하고뒤벼리 풍개처럼 향기로운진주의 아름다운 아가씨지금도 시장에 가..

2021.11.06

킥보드 타는 소녀

킥보드 타는 소녀 천사가 너였던가 킥보드 타는 소녀 신발은 빤짝빤짝 오색 조명 빤짝이고 포동포동 두 뺨은 건강미가 넘치는데 부드러운 머리결 등 뒤로 나부끼며 다섯 살 어린 소녀 제비처럼 달려간다 비키세요 비키세요 산책길의 어린 요정 급하게 경고하는 목소리도 귀엽지만 오동통한 종아리는 건강미 가득한데 천사처럼 어여쁜 킥보드 소녀 따라 털북숭이 스피츠도 신나게 달려간다

2021.09.16

봄바람

봄이 오면 꽃여인 봄바람 난다. 목련은 담넘어로 머리 내밀고 라일락은 바람에다 향수 뿌린다 벚꽃은 길바닥에 비단을 깔고 진달래는 숲속에서 옷을 벗었다 꽃들아 봄철마다 이러지 마라 벌 나비 과로하다 몸살 나것다 봄에는 여인들 봄바람 난다 술 취에 둑에 누운 건 복숭아꽃이요 루즈로 발악한 건 영산홍이다 술 취에 둑에 누운 건 복숭아꽃이요 루즈로 발악한 건 영산홍이다 바람에다 향수 뿌린 건 라일락이요 꽃들아 봄철마다 이러지 마라 벌 나비 과로하다 몸살 나것다

2021.09.15

만날 수 있다면

만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다리 위에서 선학산에서 남강과 촉석루 비치던 황금빛 아침 해와 그 얌전하던 여학생을 만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뒤벼리에서 칠암동 대밭과 백사장 비치던 쟁반 같은 보름달과 그 얌전하던 여학생을 만날 수 있다면 흘러간 강물은 돌아오지 않고 세월도 강물 따라 가버렸지만 다시 한번 진주의 해와 달 그 얌전하던 여학생을 만날 수 있다면

2021.06.29

시비

김영랑 생가 시비. 소박해서 정감. 새벽 예불(찬불 동요) 별들은 법당 마루 은구슬 뿌려놓고 달빛은 문창살에 그림자 그렸어요 새벽 예불 목탁소리 고즈늑한 산사에 범종소리 운판소리 멀리 울려 퍼져요 황촛불에 피어오른 향냄새 그윽한데 연화대의 부처님은 내 소원 들으실까 엎드려 두손 모아 백팔배 참회기도 부처님 살피세요 내마음의 푸른 연꽃 김창현(친필) 낙관 진주産. 고려대 철학과. 불교신문 기자. 남강문학회. 청다문학회 회장

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