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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에 가면

미조에 가면 미조에 가면 다시 미조에 가면 아무리 버렸다 버렸다 해도 파도에 자맥질하는 바위처럼 잠겼던 미련 불쑥불쑥 솟아나네 미조에 가면 다시 미조에 가면 아무리 숨었다 숨었다 해도 모래밭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게처럼 숨었던 추억 여기저기서 나타나네 그때 솔향기 가득하던 산 그 산 풀꽃 이름이 뭐였더라 그렇게 세찬 바람 불어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어떤 이름 같이 그 자리에 꿋꿋이 살아있던 그 풀꽃 이름이 도대채 뭐였더라 미조에 가면 다시 미조에 가면 이제 파도가 모두 쓸어가버린 미조엔 그때 그 사람 얼굴 비치던 달빛만 남아있네

2022.05.15

돗돔

돗돔 시 김창현 노을이 피를 토하는 마라도 근해 그는 수심 오백 미터 심해에 산다. 몸무게 백 킬로 체장 이 미터 등줄기 가시도 한 뼘을 넘는다. 그는 상어도 무서워서 피하는 통째로 소라를 깨무는 잇발을 가졌다. 나는 이 바다의 제왕이 장사꾼 손에 단돈 백만원에 팔려 한 점 한 점 살점 도륙되어 고깃값으로 팔리는 현실을 탄식한다. 돗돔 시 김창현 노을이 피를 토하는 마라도 근해 그는 수심 오백 미터 심해에 산다. 몸무게 백 킬로 체장 이 미터 등줄기 가시도 한 뼘을 넘는다. 그는 상어도 무서워서 피하는 통째로 소라를 깨무는 잇발을 가졌다. 나는 이 바다의 제왕이 장사꾼 손에 단돈 백만원에 팔려 한 점 한 점 살점 도륙되어 고깃값으로 팔리는 그 현실을 탄식한다. 는 돗돔 돗돔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

2022.05.13

오륙도 등대

오륙도 등대 그는 저만치 멀리 떨어져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좋다 순진한 세상 사람들이 쉽게 닥아가고 헤어지고 울고짜는 유행가 가사가 되는데 그는 애초에 닿지 않는 거리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년삼백육십오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바라만 볼 수 있어 좋다 이 세상 어디에 파도가 밀려와도 가지 않고 폭풍우가 와도 꺼덕 않고 떠나지 않는 믿음직한 여인이 있더냐 한 뼘 위태로운 바위돌 위에 앉아 칠흑같이 깊고 푸른 밤 슬프다고 외롭다고 변덕 부리지 않고 한결같이 너에게 깜빡깜빡 손짓해주는 그런 하얀 등대같은여인이 어디 있더냐

2022.05.09

언젠가 그가 떠날 줄 알았지만

작사 김창현                                           노래 김창현 언젠가 그가 떠날 줄은 알았지만그의 야윈 손목을 잡고 작은 제비꽃 핀 개울가를 산책한 후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을 때언젠가 그가 나를 남겨두고 떠날 줄은 알았지만 언젠가 그가 제비꽃처럼 질 줄은 알았지만 그의 야윈 손목을 느낄 수 없어 찔레꽃 핀 공원을 찾아가서 혼자 벤치 주변 배회할 때언젠가 그가 나를 남겨두고떠날 줄은 알았지만

2022.04.20

지리산의 노래(둘레길 14번 코스)

지리산의 노래(둘레길 14번 코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전라도와 경상도 중간쯤 지리산 둘레길 14번 코스 중촌마을에 야생차 감잎차 돌배 파는 찻집 있어 차꽃이 하얀 동백꽃 같고 매화꽃 같다는 산 생활 28년 차 60대 노부부가 산다 몸이 아파 서울을 떠나 오다 오다 보니까 굽이굽이 살면서 거길 왔다는 할배는 지리산에서 숨 쉬던 구불구불한 나무로 수제 의자 만들어 손님께 제공하고 할매는 연한 녹차 잎과 꽃으로 녹차 부침개 만들고 천 원짜리 커피와 라면도 판다 해발 1100 고지에 차나무 뽕나무 심고 하루에 한 두 명 둘레꾼 찾아와도 그것이 생활에 보탬이 된다고 감사하고 산에 더덕 쑥부쟁이 천지라고 감사하고 밤에 머리 위에 눈부신 별과 달 있다고 감사하고 신선한 바람과 풀내음과 새소리에 감사하면서 자..

2021.12.22

낙산사 찾아가면

낙산사가 찾아가자 관음 대성 도량이라 옥빛 파도에 산이 발 씻는 최상승 묘처(妙處) 의상 스님 좌선하여 관음보살 친견하신 절벽 위에 의상대 있고 절벽 위에 올라가면 대나무 한 쌍 솟아있어 면 동해 설악 최상승 묘처(妙處)라 산이 옥빛 파도에 발 씻는 절벽 위에 의상대 있고 의상 스님 좌선하여 관음보살 친견하신 관음 대성 도량이라 절벽 위에 올라가면 대나무 한 쌍 솟아있어 그 곳에 옥관음을 봉안하니 거기가 낙산사라 한 쌍이 솟아나 있었다. 청정한 기품의 대나무. 관음의 징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대나무가 선 자리에 불전을 짓고 수정염주와 여의주를 봉안했다. 그리고 옥으로 관음성상을 조정해 봉안하니, 누구도 이곳이 관음의 주처임을 의심할 수 없었다. 동해안 일출 명소인 의상대, 바다를 굽어보는 암자인 홍련..

202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