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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行本處요 至至發處라

行行本處요 至至發處라 이번 겨울 석달 동안 용맹정진하는 동안거에 즈음하여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은 스님들에게 行行本處요 至至發處라는 결제법어를 내렸다. '행하고 행해도 본래 그 자리요, 이르고 이르러도 처음 그 자리란 뜻이다.' 연수선사는 '미묘한 작용은 행 함 없이 행하고, 참된 지혜는 지음 없이 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당나라 선승 혜충국사는 어느 불자가 '무엇이 노사나불의 본신입니까?' 묻자 답하길, '나에게 물병을 가져다주게' 하셨다. 불자가 선승에게 물병을 가져다드리니, 국사가 말하길, '본래 있던 곳에 다시 가져다두게' 하셨다. 수행은 무명을 밝히고 본래자리를 깨닫게 하는 묘용입니다. 그 작용에는 어떠한 걸림돌도 없으며 만들어짐도 남겨짐도 없는 것입니다. 혜충국사의 법은 어떤 특별한 작용이나 ..

카테고리 없음 2021.11.26

아직도 못다한 노래

가로등 외로운 뒤벼리에 가면 물소리 고요한 뒤벼리에 가면 울면서 떠난 강물은 돌아오지 않고 한번 간 세월은 돌아오지 않고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세월 저쪽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세월 저쪽 강 건너 소녀가 살던 대밭 집 강 건너 소녀가 살던 대밭 집 수선화 같던 소녀 모습 봄바람 같던 소녀의 음성 밝은 달만 기억하고 울던 물새만 기억하고 한마디 말도 못하고 떠난 사람 얼굴만 붉히다 떠난 사람 아직도 못다한 노래 아직도 못다한 노래 남강물이 들려주네 남강물이 들려주네 고향이 타향인데 세월 저쪽 꽃이련가 흐느끼듯 에 은 그대는 세월 저쪽 꽃이련가 가로등 불빛 아래 혼자서 걸어가니차그운 별빛 속에달 밝은 뒤벼리 물소리 고요한데 살포시 떠오르는 수선화 꽃 한 송이 가로등 불빛 아래 차가운 별빛 의곡사 종소리에 추억..

202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