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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行本處요 至至發處라

김현거사 2021. 11. 26. 10:46

行行本處요 至至發處라

이번 겨울 석달 동안 용맹정진하는 동안거에 즈음하여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은 스님들에게 行行本處요 至至發處라는 결제법어를 내렸다. '행하고 행해도 본래 그 자리요, 이르고 이르러도 처음 그 자리란 뜻이다.'

연수선사는 '미묘한 작용은 행 함 없이 행하고, 참된 지혜는 지음 없이 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당나라 선승 혜충국사는 어느 불자가 '무엇이 노사나불의 본신입니까?' 묻자 답하길, '나에게 물병을 가져다주게' 하셨다. 불자가 선승에게 물병을 가져다드리니, 국사가 말하길, '본래 있던 곳에 다시 가져다두게' 하셨다.

수행은 무명을 밝히고 본래자리를 깨닫게 하는 묘용입니다. 그 작용에는 어떠한 걸림돌도 없으며 만들어짐도 남겨짐도 없는 것입니다. 혜충국사의 법은 어떤 특별한 작용이나 방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있는 이 자리가 바로 법의 보리좌이며, 시시각각 움직이고 변화하는 일상의 모든 것이 가르침을 설하는 법석임을 알려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