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거리의 추억/경남진주신문 2018년 4월3일 육거리의 추억/경남진주신문 2018년 4월3일 진주시 망경남동 41번지 우리집 앞에 길이 여섯개 있었다. 습천에서, 진주역에서, 천전학교에서, 남강 다리에서, 망경북동에서, '당미'에서 오는 길이 있었다. 육거리에는 한약방과 구멍가게와 이발소와 약방이 있었고, 커다란 추모씨 방직공장 ..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12
배건너의 추억/경남진주신문. 2018. 3월 배건너의 추억/경남진주신문. 2018. 3월 사람들은 거길 배건너라 불렀다. 나룻배가 다녔던 모양이다. 강 건너 바위가 층을 이룬 절벽에 촉석루가 있었다. 이쪽엔 대숲과 백사장이 있었다. 동네는 비단띠처럼 구부러지며 흘러가는 아름다운 강을 끼고 있었다. 그 위로 백로가 날라다녔다. 물..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11
망경산 망경산 누구나 마음 속에 그리운 산 하나 있을 것이다. 나에겐 진주 망경산이 그런 산이다. 그 산은 뻐꾹새 울고 송아지 울던 낮으막한 동네 뒷동산은 아니지만, 오르면 멀리 토끼 귀처럼 생긴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고, 깍아지른 절벽 아래 남강이 비단띠처럼 휘돌아 흘러, 봄엔 눈 녹은 ..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10
촉석루의 봄 촉석루의 봄 해마다 오는 봄이지만, 세월이 갈수록 봄이 아쉽게 느껴진다. 작년에는 친구 부부와 섬진강 매화와 지심도 동백꽃 보고왔지만, 올해는 아내와 진주성의 봄을 구경했다. 먼저 천객만래(千客萬來)라 써붙인 제일식당에서 해장국으로 배 채우고, 시장에서 돈나물, 고사리, 두릅,..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09
고향의 작은 둠벙 고향의 작은 둠벙 여름이면 간혹 고향의 작은 둠벙이 생각난다. 내 유년의 추억이 담긴 그 둠벙은 지금 신안동 아파트촌 어느 지점인데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당시 신안동은 진주시 외곽의 동네다. 서장대 지나면 둑 넘어 끝없이 펼쳐진 보리밭이 있고, 그 가운데 신작로는 하동 가는..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08
고향의 시냇물 고향의 시냇물 누구나 고향을 생각하면 화가나 음악가가 된다. 고향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요, 물소리는 한 소절의 아름다운 음악이다. 멀수록 그립고 못갈수록 그리운 고향이다. 최근에 유화를 시작하면서 고향을 그려보기로 했다. 서투른 솜씨라 캔버스에 옮기는 일이 쉽지 않겠지..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08
고향의 감나무 고향의 감나무 지내놓고 보면 인생은 아름다운 꿈이었다. 그것은 봄밤에 피었다가 소리없이 진 배꽃의 낙하였다. 애수와 그리움 싣고 달빛 아래 떨어진 환상이었다. 끝내 애태우고 가버린 첫사랑 소녀. 철학을 즐기던 대학시절. 어렵던 취직. 펜을 꺽고 나온 신문기자 생활. 이문동 전셋..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08
고향의 꽃 고향의 꽃 진주시 망경남동 41번지 우리집 마당은 꽃동산 이었다. 봉선화는 우물에 물 뜨러 온 동네 아낙 손톱을 모두 빨갛게 물들였고, 달리아는 크기가 달덩이만 했다. 빨강 노랑 채송화는 아침마다 새로웠고, 문 밖에는 하얀 탱자꽃이 피어있었다. 서울 올라와서 딴 꽃을 만났다. 첫번..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05
고향의 달 고향의 달 언제부턴가 타관의 달은 고향의 달과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밤에 아파트 정원의 달을 보면서 왠지 그런 생각을 한다. 도시에도 소나무 매화나무 있고, 은행나무 단풍나무도 있고 그 위를 지나가는 달이 있다. 그러나 살풍경한 건너편 아파트 때문에 그런가. 젊은 시절 뼈 아픈 ..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05
강변에 서면 강변에 서면 전에는 강이란 물고기 잡고 멱 감고 노는 곳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이제 강변에 서면, 나는 강물의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안개 속에서, 별빛 아래서, 나는 강의 다정한 속삭임을 들으면서 강이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임을 깨닫는다. 강도 나처럼 절벽에 비스듬히 선 노.. 진주라 천리 길 1 201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