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4 텃밭에서/4 직장을 물러나서 포의로 돌아오니 찾는 이 마냥 없고 사위가 고요하니 이제는 상추 고추가 정다운 친구라네 산골의 강아지는 뇌물에 맘이 약해 낮설은 얼굴 보고 죽자사자 짖더니만 과자를 두어개 주자 꼬리 치며 반기네 바람에 귀를 씻고 물소리에 맘을 씻고 들꽃에 눈을 씻.. 시조 2015.05.11
텃밭에서 /3 텃밭에서 /3 하마나 내고향은 모심기 끝났을까 남쪽 하늘 바라보니 푸른 산 막아섰고 새하얀 찔레꽃 위로 나비가 날아간다 밀짚모자 눌러쓰고 밭둑에 앉았거니 청운의 푸른 꿈은 남가일몽 이었던가 상천의 오묘한 뜻은 헤아릴길 없구나 세상사 모든 것이 아쉬움이 끝이던가 타향서 만난 .. 시조 2015.05.08
텃밭에서/2 텃밭에서/2 산 아래 작은 텃밭 화엄의 세계 같아 물소리 고요하고 들꽃은 피어나고 바람은 맑고 시원해 번뇌가 멀어진다 오동나무 꽃은 피어 향기가 진동하고 감나무 늙은 가지 감꽃이 주렁주렁 천지가 고요함 속에 실상을 보여준다 (5월8일) 시조 2015.05.08
텃밭에서/1 텃밭에서/1 간밤에 내린 비로 텃밭은 천국이다 함초롬히 젖은 땅에 상추 싹 돋아나서 튼실한 하얀 뿌리가 예쁘기 그지없네 산들바람 시원하고 꽃잎들은 휘날리고 밭가엔 살 찐 봄쑥 향기롭게 돋아나고 멀리서 뻐꾸기 우니 없던 흥도 절로난다 도마도는 묘종 심고 옥수수는 씨를 심고 참.. 시조 2015.05.06
차 시조(茶 時調) 6수 차 시조 6수 내 집은 초가삼간 첩첩산중 두메산골 물소리 고요하고 차꽃만 곱게 피어 은은한 하얀 꽃잎은 구름에 가리었네 아침엔 찻잎 따고 하루 종일 일이 없어 나도 갈옷 갈아입고 바위 앞에 앉아보니 말 없는 너럭바위는 청태(靑苔)가 옷이라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주린 배 채워보니 .. 시조 2015.03.20
풍란 풍란 비 온 뒤 창문가에 내놓은 풍란 하나 또르르 물방울로 잎새를 적시다가 하이얀 꽃잎 사이에 이슬을 맺아보네 태풍이 불던 바다 파도소리 생각나서 천인절벽 바위 틈새 돌 냄새 그리워서 고요한 맑은 향기를 가만히 피워주네 시조 2014.08.05
마음 마음 비우면 부처이고 못비우면 중생이니 마음 하나 비우기가 이렇게 어렵구나 극락과 화탕지옥이 마음 먹기 달렸네. 흐린 물 맑은 물이 원래 같은 물이어서 탁하고 흐린 경계 마음 속에 생겨난다 날마다 청정 연꽃을 마음 속에 그려보세. 팔만의 대장경도 그 본뜻은 단 한마듸 깨달았다 .. 시조 2014.05.23
고운 님을 여윈 후에 고운 님을 여윈 후에 고운님 여위옵고 가을산 찾아가서 단풍은 어이하여 떠나갈 때 더 고운가 가만히 나무를 보고 혼자 물어 보았소 밤 깊어 적막한데 물소리 혼자 높아 물은 어이 깊은 밤도 잠들지를 못하는가 가만히 계곡물에게 혼자 물어 보았소 새들도 잠든 밤에 나무도 잠든 밤에 너.. 시조 2014.05.10
진달래꽃 진달래꽃 가장 빠른 봄편지는 진달래 몫일까요 가녀린 가지 끝에 연분홍 꽃등 하나 약수터 바위 옆에다 매달아 놓았네요 인적 없는 산속이라 보는 이 있을까요 수줍어 붉힌 얼굴 이슬마져 맺혀있어 간밤엔 두견새 혼자 슬피 울다 갔을까요 시조 2014.03.25
지심도 지심도 봄이 오면 지심도가 꿈결처럼 떠오르네 일렁일렁 푸른 파도 굴 멍게 전복 소라 청옥의 푸른 바다가 환상으로 떠오르네 선착장 내려서서 꼬불꼬불 오르던 길 집채만한 동백나무 짙푸른 잎새 속에 수줍은 동백꽃들이 별처럼 고왔었네 길 위에 뚝 떨어져 무심히 놓인 꽃이 낙화로 수.. 시조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