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1
간밤에 내린 비로 텃밭은 천국이다
함초롬히 젖은 땅에 상추 싹 돋아나서
튼실한 하얀 뿌리가 예쁘기 그지없네
산들바람 시원하고 꽃잎들은 휘날리고
밭가엔 살 찐 봄쑥 향기롭게 돋아나고
멀리서 뻐꾸기 우니 없던 흥도 절로난다
도마도는 묘종 심고 옥수수는 씨를 심고
참외와 수박 묘종 재미 삼아 심었으니
올 여름 과일 농사는 미리부터 풍년이네
땀흘려 일한 후에 냇가에서 발 씻으니
돌 아래 작은 가재 나왔다가 도로 숨네
가재야 그러지 마라 친구하고 살아보자
천지가 축복이고 땅이 곧 은혜로다
민들레는 약성 높고 질경이도 상약이네
뜯어온 상추 몇 잎과 아침 상 채려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