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텃밭에서 /3

김현거사 2015. 5. 8. 15:29

 

    텃밭에서 /3

 

하마나 내고향은 모심기 끝났을까

남쪽 하늘 바라보니 푸른 산 막아섰고

새하얀 찔레꽃 위로 나비가 날아간다

 

밀짚모자 눌러쓰고 밭둑에 앉았거니

청운의 푸른 꿈은 남가일몽 이었던가

상천의 오묘한 뜻은 헤아릴길 없구나

 

세상사 모든 것이 아쉬움이 끝이던가

타향서 만난 인연 하나 둘 흩어진 후

텃밭에 홀로 앉아서 고향을 생각한다

                             (5월10일)

      텃밭에서/4

 

직장을 물러나서 포의로 돌아오니

찾는 이 마냥 없고 사위가 고요하니

이제는 상추 고추가 정다운 친구라

 

산골의 강아지는 뇌물에 맘이 약해

낮설은 얼굴 보고 죽자사자 짖더니만

과자를 두어개 주자 꼬리 치며 반기

 

바람에 귀를 씻고 물소리에 맘을 씻고

들꽃에 눈을 씻고 6근마져 씻었더니

이제는 푸른 하늘이 한없이 아름답네

        

*6근(六根) ;  眼耳鼻舌身意                         

                       

                                     (5월11일)

 

 

인간사 때가 되면 헤어짐이 정돈지라잊어보니가난을 친구하니

따르던 사람들은 어느새 사라졌네

이제는 텃밭에 가서 상추 고추 친구하네

 

이제는 청렴과 근면으로 새 뜻을 세웠으니

소반의 초근목피는 청렴의 새벽에 밭에 나가서 토마도 물을 주네

 

세상사 감은 근면의 시작이요

상 위의 초근목피는 청렴의 맛이라네

 

돌아보면 모든게 아쉬움의 연속이라

 

하늘이 하는 일은 크고도 은혜로워

밤 새워 비내리고 아침엔 날이 개여

청개고리 개골개골 참새는 재잘재잘

물 오른 신록 잎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수돗물 받아가서 물 주기 힘드는데 받아서 아침 저녁 수돗물로 포기마다

 

만남이 있었으면 헤어짐도 있어야지

그리움 겠거니.

 

 

고향의 푸른 언덕 천리 밖 멀리 있고

인생사 부귀 명예도 남가일몽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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