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중

서울대 분당 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

김현거사 2022. 2. 4. 10:52

서울대 분당 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


며칠 전 서울대 분당 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일주일 입원했던 아내가 퇴원한 날이다. 스타벅스 커피를 먹고싶다해서 2동 1층 로비에 있는 커피점에 들어갔는데, 거기 처녀 혼자서 테이블에서 빵을 먹고 있어 나는 병실에서 먹던 빵을 꺼내고,  아내는 커피를 시켰다. 그런데 가져간 빵을 먹으려니 포크가 없다. 그래 직원에게 포크를 잠시 빌리자니, 그럴 수 없다 한다. 그럼 휴지에라도 싸서 먹겠다며 한 장 달라고 하니 머뭇거린다. 그때 옆 테이불 처녀가 벌떡 일어나더니 카운터 옆에 있던 휴지를 가져다 우리에게 주었다. 또 아내 커피 순번이 나오자 자기가 번호표 들고가서 커피를 받아와 우리에게 건네준다. 참 고맙단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그날 아침 내 동기가 카톡에 올린 글이 생각났다. 그래 내가 그 아가씨에게 말했다. '아가씨! 아가씨가 방금 보여준 작은 친절이 어떤 것인지 내가 이야길 하나 해주고 싶은데, 들어보시겠소?' 그러자 그 아가씨가 미소를 띄우면서 동의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다음 이야길 해주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늦은 밤에 미국의 한 지방 호텔에 노부부가 들어왔다. 예약을 하지 않아 방을 잡기가 어려웠지요. 밖은 비가 너무 많이 쏟아졌고 시간은 이미 새벽 한 시가 넘어 있었다. 사정이 딱해 보였던 노부부에게 직원은 말했다. " 객실은 없습니다만, 폭우가 내리치는데 차마 나가시라고 할 수가 없네요. 괜찮으시다면 누추하지만 제 방에서 주무시겠어요 ? " 그러면서 직원은 기꺼이 자신의 방을 그 노부부에게 제공했다. 직원의 방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을 맞이한 노인이 말했다. " 어젠 너무 피곤했는데 덕분에 잘 묵고 갑니다. 당신이야 말로 제일 좋은 호텔의 사장이 되어야 할 분이네요. 언젠가 제가 집으로 초대하면 꼭 응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떠났다
2년 후 그 호텔 직원에게 편지 한 통과 함께 뉴욕행 비행기 표가 배달되었다. 2년 전 자신의 방에 묵게 했던 노부부가 보내온 초청장이었다. 그는 뉴욕으로 갔다. 노인은 그를 반기더니 뉴욕 중심가에 우뚝 서 있는 한 호텔을 가리키며 말했다. " 저 호텔이 맘에 드나요 ? " " 정말 아름답네요. 그런데 저런 고급 호텔은 너무 비쌀 것 같군요. 조금 더 저렴한 곳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겠어요."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 걱정마세요. 저 호텔은 당신이 경영하도록 내가 지은 겁니다. 그 노인은 백만장자인 월도프 애스터 (William Waldorf Astor)였는데, 조지 볼트의 배려에 감동해 맨하튼 5번가에 있던 선친 소유의 맨션을 허물고 호텔을 세운 것입니다. 변두리 작은 호텔의 평범한 직원이었던 조지 볼트는 그렇게 노부부에게 했던 마음 따뜻한 친절과 배려를 통해 미국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사장이 되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지 볼트는 노부부의 딸과 결혼했고 배려를 바탕으로 호텔을 성공적으로 경영했습니다. 이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실화로 1893년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처럼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조지 볼트의 성공기는 단지 배려는 내가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가 이 이야길 해주면서 보니 아가씨가 나를 쳐다보면서 조용히 귀 기울이는 모습이 맘에 들었다. 특히 그 아가씨가 부드러운 눈빛으로 눈을 마주 보면서 이야길 듣는 모습이 마음에 퍽 들었다. 그래 한마디 해주었다. '아가씨! 보통 젊은 사람은 노인과 대화를 피하고, 대화를 한다 해도 나이 차가 많으면 시선을 딴 데로 돌리는데, 아가씨는 온순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어요. 분명히 마음씨 착한 아가씨 같소. 내 나이 근 80이라 세상 일을 좀 아는데, 오늘 아가씨 작은 친절에 분명히 좋은 보답이 있을 것 같소. 좋은 하루 되시요.' 이렇게 말해주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아내가 한마디 했다. '당신 정말로  진짜 꼰대 영감이구려. 늘 이러고 다니오?'

 

 

 

 

거기에 강이 있었다네

이제 팔십이 된 노인이

잊지 못하는 강이 있었다네

나지막한 언덕 밑에서

세 소년이 따이빙 하여

메기를 잡던 강

고목 감나무에 조롱조롱 열린

홍시를 따먹던 강

이제 그 강에서 놀던 세 소년 중

마지막 남은 한 소년이 

그리워하던 강이 있었다네

 

 

 

 

 

 

 

'제작 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남북한은 핵전쟁을 바라고 있나?  (0) 2022.04.10
광교산전투(光敎山戰鬪)  (0) 2022.02.12
정치란 무엇인가  (0) 2022.01.20
흘러가는 것은 물과 같아서 밤낮 멈추지 않는다  (0) 2022.01.06
보리숭어  (0) 2022.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