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자한(子罕) 편에 보면, 子 在川上曰 '逝者 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라는 공자 말씀이 있다. '흘러가는 모든 것이 이 물과 같아서 밤낮없이 멈추지 않는구나'라는 뜻이다. 사람의 생명도 이와 같아서 인생무상(人生無常)이다. 오늘 아침 김원용 친구 부인의 부음을 허경호 사무국장이 카톡으로 알리자 60여 친구들이 조의를 표했다.
이제 원용이 친구는 저 냇가의 해오라비처럼 홀로 살 것이다. 나는 비교적 원용이와 친한 편이어서 형 아우 하고 살았기에 항상 그에 대해서 호의적이었다. 그가 가난하게 살면서도 20년 넘게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부인 뒷바라지를 불평 한마디 없이 참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나이쯤 되면 그게 돈 보다 학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원용이가 자발적으로 오랜 기간 우리 동기들 소모임 전화 연락을 해주어 모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했다.
원용이 친구는 족구장에 나오면 반드시 우리가 놀던 자리 담배꽁초를 줍고, 족구공이나 짐보따리 하나는 꼭 그가 들고 가곤 했다. 똑똑하거나 잘난 친구는 별로 그러지 않는다. 이런 행동을 보면서 나는 간혹 그가 부처님의 제자 주리반특(周利槃特) 존자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주리반특은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守口攝意身莫犯(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고 착한 마음을 항상 가져 몸으로 죄를 짓지 말라), 如是行者得度世(곧, 이같이 행하는 사람은 능히 세상을 제도할 수 있다)'는 이 14자를 3년이 지나도록 외우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 슬퍼하자 부처님이 '너는 왜 슬피 우느냐?' 사연을 묻고, '걱정 말라. 주리반특이여, 자기가 어리석은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자는 자기가 어리석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하셨다. 또 부처님은 빗자루를 주리반특에게 주며, '이 빗자루로 기원정사 안팎을 깨끗이 쓸고 닦아라.'라고 하셨는데, 주리반특은 빗자루를 받아 가지고 수백 평의 기원정사를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을 정성껏 깨끗이 쓸고 또 쓸었다고 한다. 주리반특은 '부처님께서 내게 빗자루를 주신 것은 정사를 쓸라는 것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번뇌를 쓸라는 것이었구나.' 하고 깨닫고 마음의 티끌도 함께 쓸어냈다고 한다. 이리하여 주리반특은 마음이 청정하게 맑아지면서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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