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중

끽연에 대해서

김현거사 2016. 3. 30. 08:40

요즘은 끽연가가 천년기념물처럼 휘귀하다.반달곰처럼 서식지 주변 환경이 급속히 변해서 곧 생태계서 멸종되지 않나 생각된다.
그런데,다행히 토요일 오후 선릉 현대기원에 가면,
'아저씨 이 방서 담배 피워 나 기원서 쫓겨나면 책임지세요?'
'아줌마 걱정말어.그리되면 내가 아줌마 확실히 책임질꺼야.'
서로 기원 아줌마를 책임지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비치며 끝내 담배를 피우는 반석처럼 의지 굳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지리산 물 먹고 자란 진주 토종들이다.
'니들이 담배맛을 알아?'
김모거사 변을 들어보자.

'훈향의 요(要)는 색색이다.유거(幽居)하는 고품(高品)의 선비들이 진리와 종교를 담론할 때,일말의 향(香)을 피우면,신혼(神魂)이 맑아지고 마음이 즐그워질 것이다.
야반삼경 중천의 만월(滿月)이 맑은 밤 허공에 교교히 빛나고,청량한 기운이 살에 스며들어 속세 멀리 청소(淸蕭)한 기운에 잠길 때,창 가까이 앉아서 고서를 읽을 때,한가롭게 낮잠 자고 일어나 차의 풍미를 맛보고 있을 때,청산의 자태를 저멀리 보면서 그윽한 선비와 누상(樓上)에 올랐을 때,향(담배도)은 인간 속세를 떠나 선계(仙界)로 이끌어주는 도구이다.'
도륭(屠隆)의 '고반여사'(考槃餘事)

'끽연가가 금연가에게 주변에 다소 성가심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그것은 육체적임에 비해서,금연가가 끽연가에게 끼치는 폐는 정신적인 것이다.
금연가는 왕왕 자기가 도덕적으로 우수하고 무엇인가 자랑할만한 것을 가지고 있는듯 억단(臆斷)하지마는,기실은 인류 최대의 유락(愉樂) 하나를 잃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금연가는 도덕적 약점이 없는지 모르나,약점이 없는 인간은 경계하지않으면 않된다.그들은 신용할 수 없고,하여튼 냉정하기 쉽다.이런 사람은 대개 무감정하고 시취(詩趣)를 해득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공처가이며,인간미가 적어 흉금을 터놓아야할 친구가 아니다.'
임어당(林語堂)의 '속(續)생활의 발견'

끽연의 경지를 선계(仙界)로 보는 그를 말리지 마라.말리면 대번에 이쪽이 인간미 없고 시취(詩趣) 없는 공처가로 된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