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 전철역 풍경

김현거사 2014. 6. 12. 10:32

 

 

 종로 3가 전철역 풍경

 

서양화 갤러리에 들러 싫컷 눈호강 시키고

청화백자 고려청자 청동불상 옥반지 구경하고

전통찻집 대추차 국화차로 입가심하고

인사동 네거리에서 동쪽으로 꾸부러져서

낙원상가 허리우드 실버극장 아래  널부러지게 많은

섹스폰 바이올린 중고악기 슬슬 구경하고 지나가면

낙원상가와 탑골공원 담 끼고 허름한 골목이 나온다

거기 오천원 짜리 순대국과 칠천원 짜리 머리고기 중짜 

이천오백원 짜리 막걸리 두 병 삼천원 짜리 소주 한 병 시키면

만원씩 낸 가난한 평론가 시인 수필가 네 사람이                                          

생된장에 풋고추 생마늘 찍어먹듯이

하루 밤 문학과 인생을 매콤하게 논할만 하다  

거기가 파리의 몽마르뜨는 아니지만,

손풍금 키는 거리의 악사도 있고

파란 눈의 금발머리 서양 아가씨도 있고

일열횡대 수많은 포장마차와 노천 카페가 있어

비 오면 비 와서 운치 있고

날 맑으면 우산 걱정 없어 더 편하고

벌금 걱정 없이 담배도 맘대로 피우고

바로 옆에 종로 3가 전철역 있어

자가용 없이도 밤 늦게 얼마던지 집에 돌아갈 수 있어

네 사람이 아주 맘 편하게 아주 기분 좋게

기량껒 술과 인생을 마실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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