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싹이 나오지 않는 씨감자처럼
더 이상 맞잡아줄 손이 나오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이다
다 쓴 정수기 빈 물통처럼
더 이상 짜낼 감정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적어도 접시꽃처럼 화사한 꽃을 피우진 못해도
하다못해 채송화처럼 빨갛게 톡 터지는
그런 그리움 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판소리처럼 인생이 애닲고 서럽고
구비구비 한스러운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밤 늦은 카페에서 마신 스트레이트위스키처럼목구멍을 넘기는 짜릿한 고독 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아무도 없는 공원의 가을장미처럼
손 흔들고 떠난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런 애련함 쯤은 있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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