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에서
묵언 중이라는 팻말도 없이
바위는 명상에 들고
생노병사가 이런거요
꽃 피고 열매 맺고 다시 져서
나무는 윤회를 말한다
원래 세상은 이렇게 청정했거니
누가 세상이 그렇지 않다 했나
이끼 돋은 푸른 바위 사이로
지팡이 짚고 온 늙은이 하나
이리저리 날라다니는 하얀 산나비처럼
약수터 근처 물가에 할 일 없이 서성거리다가
밤중에 고인 정화수 한방울
감로마냥 훔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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