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와 손 잡고 가리라
탱자꽃 향기롭던
그가 살던 칠암동 그 집 근처를
그와 손 잡고 함께 가리라
그에게 말하리라
서장대 건너편 당미언덕
그 나지막한 언덕의 늙은 감나무 밑에
제비집 지어놓고
둘이 손 잡고 함께 가자고
이제 천수교 아래로 흘러간 물은
다시 돌아올 수 없지만
세월에 흘러간 소녀는
아직도 마음에 그 소녀를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