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김현거사 2013. 11. 17. 18:05

 

가을은

 

가을은 

혼자 사는 여인처럼

서리 맞은 나무가 하얀 장갑을 끼고

바바리 깃 빳빳이 세우고

거리에서 손을 흔드는

그런 계절이다

 

가을은

잊혀진 여인처럼 

진주목걸이를 한 젖은 나무가 

주소없는 마지막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돌아서는

그런 계절이다 

 

발뿌리에 멜랑코리가 밟히고

그리움이 회오리바람 되는 가을은

떠난 후 소식 끊어진 여인처럼

단풍이 안개 속의 파스텔화가 되는

그런 계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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