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중

축령산의 가을

김현거사 2012. 11. 1. 04:19

 

 

 

  사람들은 모른다.  

  왜 가을은 하늘이 가슴 시리도록 푸르고

  단풍은 그리 황홀하도록 붉은지.  

 

 

왜 시인과 작가는 산을 찾아가는지

 

 

 단풍은 노랑과 빨강 초록의 앙상불로 온산을 신비롭도록 화려하게 만들고

 

 

 

물은 수정처럼 맑다. 면경같은 맑은 물에 붉은 단풍잎 하나 떠내려 오고,

단풍잎 잔으로 마신 물 한 잔에서는 산삼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이런 데서 그냥 간다면 작가가 아니지. 속인들은 그 맛이 어떻더냐고 묻지를 마라.

<하늘 바라기 폭포> 아래서,  옆에 놓인 보자기서 꺼넨 막걸리가 사람을

신선으로 만들어 버린다.

 

 

여기서 박인환의 시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을 청다선배와 거사가 한구절씩 읊어보기도 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그 벤치 위에 마른 잎은 흩어지고, 마른 잎은 흙이 되고,마른 잎에 쌓여서 우리들 사랑도 재가 된다해도.....

 

 

단풍은 여인이 옆집 남자의 팔을 잡도록 만든다.

 

 

돌계단 깔린 산길에도 앉아보았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간 김에 몽골민속예술촌 공연도 흥겹게 보았다.

 

 

단풍잎 떨어지는 산속에서의 하루밤도 잊을 수 없다.

무삼산방 주인은 이날

문단의 원로 청다선배, 봉화님, 거사, 세 귀빈의 방문을 기려,

산나물 안주에 삼겹살 굽고,

선도복숭아주, 산삼주, 조니워커 불루, 대만서 제일로 치는

금문고량주를 내놓았다.

취하여 노래도 부르고, 이야기가 새벽 4시까지 이어진 10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이튿날은 천마산 단풍도 둘러보았다. 낙지찜으로 점심 먹은 후, 일러무삼 후배님이

그냥 보내기 섭섭하다며 끌고간 시골 다방에서 인근에 사는 한 여류시인을

만나기도 했다. 권혜경의 노래 <산장의 여인>이 생각나는 여인이었다.

짧은 만남 긴 여운. 산속에 홀로 살면서 약초 효소를 만든다던 그녀의

반가워하던 모습도 잊을 수 없다.

 

                                                                                                   (12년 10월 31일)

'제작 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선화  (0) 2012.11.03
템풀스테이  (0) 2012.11.03
경부탁구대회  (0) 2012.10.26
그날 이야기  (0) 2012.10.14
진주 다녀와서  (0) 201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