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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풀스테이

김현거사 2012. 11. 3. 07:50

템풀스테이

‘어이!이사장 火宅地獄에서 버둥거리지말고 나하고 연꽃이나 한송이 피우러 가자.’
‘뭔데 초반부터 거창하게 나오나?’
‘용주사 1박2일 템풀스테이 가세.’
이리하여 간단히 세면도구 챙기고,둘이 용주사 도착하니,花山 산세는 꽃잎같이 아름답고,도량은 수령 2백년 넘을
소나무와 느티나무 아래 펼쳐있다.정조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 능침을 여기 정하고,소나무 송충이를 직접 이빨로
깨물어 죽였다는 그런 효심으로 키운 나무들이다.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불러서 먹물옷 입히고 두 손을 앞으로
공손하게 叉手케하고 하얀 고무신 신기고 여기 용주사 나무 아래를 108번 돌렸어야 했다.그랬다면 문민이니 좌파니로
국민 현혹하여 나라를 어수선하게 하지않고,정조 임금처럼 수신 제가 치국 근본인 孝로 국민을 일깨웠을 것이다.

참가자는 남녀 20여명.전부 감물 드린 수행복 입고 까만 고무신에 털 달린 스님 겨울 방한화 신고,두 손 차수하고
기러기처럼 나란히 두 줄로 권포교사 안내로 도량을 둘러보았는데,국보도록에서 볼 수 없던 박물관의 단원 김홍도
그림 보며 잘 왔다는 생각 들었다.김홍도 솜씨의 후불탱화와 오동과 매화 병풍 본 것은 행운이다.김홍도의 부모은중경
그림은 직접 한지에 탑본 해가도록 체험 코스를 만들어 놓아 더 의미 깊다.

교육은 포교국장 남전스님 몫이다.얼굴 하얀 미남스님이,지성적이고,말솜씨도 위트가 넘쳤다.88올림픽 때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한국의 문화가 별로 없었단다.그래 당국 주선으로 템풀스테이를 실시했는데,이후부터 프랑스 사람들이 한국
사찰로 찾아오고,지금도 참여 인원 10%는 외국인이고,내국인도 타종교 분들이 많다고 한다.합장은 내마음 일심의
뜻을 상대편에 보이는 인사법이요,<一柱門>은 기둥이 하나라고 일주문인데,나와 부처가 하나가 되겠다.혹은 나와
남이 하나가 되겠다 뜻으로 일명 <不二門>이라고 부른다.절하는 의미는 첫째 부처님게 경외심을 표현하는 것이고,
둘째 잘낫다고 하는 자기 마음을 下心토록 만드는 것이고,셋째 세상 살면서 자기 잘못을 참회하기 위한 행위라는 등
기본을 소개해준다.

5시에 발우공양이 있었다.작은 절에서는 볼 수 없지만,대중스님 많은 큰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식사법이다.죽비 소리에
공양 시작되어,소리나지않게 음식을 먹는데,나무그릇 네 개에 각각 밥 국 나물 퇴숫물 놓고,음식 먹은 후,마지막 남긴
김치쪽으로 국물에 음식 찌꺼기를 깨끗이 티 한점 없이 씻어서 먹고,퇴숫물로 헹궈 그 자리서 수건으로 발우를 닦고
제자리에 올려놓는다.음식도 물도 최소한 소비한다.우리는 물부족 국가 아니던가?1년에 우리가 버린 음식은 10조원
가량 되며,그 처리비용이 다시 10조원,총 20조원이 된다한다.이런 나라가 발우공양의 좋은 점 모르고 있다.

밤 8시부터 108배에 들어갔다.먼저 세속에서의 잘못을 종이에 적어서 머리맡 각자 촛불 앞에 놓고 108번 참회의 절을
올렸다.한번도 머리 숙이고 五體投地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은 불행하다.밤 깊은 법당에서 20여명의 청신녀 청신도가
죽비소리에 맞춰 촛불 앞에 경건히 예불하는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절은 설흔번 정도 할 때부터 목부분부터 따뜻해지고,
5십번 넘기니 이마에 땀이 흐른다.나는 본의 아니게 惡口로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을 주로 참회했다.

108배 끝나고 대중은 법당 옆의 탑돌이 한 후 참회문을 燒紙했다.종이는 불에 타서 재로 변하고,날씨는 얼음처럼
싸늘하고 별은 하늘에 총총하다.탑 그림자 달빛에 뚜렷하다.조지훈이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僧舞>를 쓴 곳이 이곳
용주사다.고목나무 그림자 밟으며 화장실 다녀오니 밤 9시다.

새벽 3시에 道場釋이 시작되었다.사찰에서 새벽 예불 전에 도량을 청정하게 하고 모든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서 행하는
의식이다.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多羅尼) 사방찬(四方讚) 도량찬(道場讚) 참회게(懺悔偈)를 창하고 목탁 치며
도량 주변을 도는 의식을 말한다.스님 목탁소리 듣고 뜰에 나가니,서편 하늘엔 하현달이 걸려있고,기와지붕 위에
북두칠성 형형하다.전원이 鐘樓에 가서 범종 타종 체험도 했다.어둠 속 만뢰의 중생이 깨어나라고 33번 타종하는데,
우리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데엥!종소리 끝 여운이 저 지상의 끝까지 퍼지기를 기달리고,다시 데엥!종소리가 비천상을
타고 달빛 따라 천상 끝까지 스미기를 범종 치며 염원했다.그리고 법당에 들어가 휘황한 황촛불 아래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一拜 시작하여,‘지심귀명례’<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승가야중>
七拜를 끝내고 반야심경 외고 새벽예불 마쳤다.

4시부터 결가부좌하고 참선 시작하니,밖에는 바람소리 새소리만 들리고,법당 안에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단전에 숨을 모우고 손발 끝까지 길게 호홉하는 정적만 흐른다.원래 참선은 초보스님 하루 8시간,고참스님은 18시간,
특별한 스님은 24시간 결가부좌한채 몇년간도 장좌불와하신다고 한다.그러나 두 발바닥이 하늘로 향한 결가부좌가
어렵다.사찰문화 체험온 손님들은 20분 하고 10분 쉬고 다시 20분 만 실시하나,다들 다리에 쥐 났다고 야단이다.
스님은 나무로 깍아만든 목석인양 미동도 않는다.스님들의 육체적 고통을 참는 절제,욕망을 다스리는 수행이 새삼
존경스러운 장면이다.

어려운 참선 끝내고 선체조 한 후,아침 6시에 공양 시작하고,6시30분에 運力이라해서 비로 마당을 쓸었다.마음 속
번뇌망상까지 전부 쓸지는 못했지만,이 시간은 집에서 겨우 이불 벗어날 시간이다.한시간 花山의 숲길 걷고,
구절초차로 목을 축이니,심신이 개운하기 그지없다.절에서 박물관에 가서 부모은중경 탑본 하나씩 만들어
가도록 해놓고 있었다.좋은 시도다.모두 집에 탑본 그림 붙이고 오래 템풀스테이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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