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봄에 천전 초등학교 동기로 한국역사학회 전 회장이며 국민대 교수인
김두진 교수가 소생의 책 출간을 소개해준 글입니다.
김창현 수필집, <한 잎 조각배에 실은 것은>(소소리, 2008, 3, 20)
지난 토요일 수담을 끝내고 저녁 먹으러 가면서 김창현교수의 수필집을 전해 받았다.
평소 김교수의 수필을 간간이 읽어왔던 때문인지 무척 친근감으로 다가 왔다.
스스로 거사라고 일컫는 김교수의 삶이 묻어나는 듯했다.
이 책의 내용은 김교수가 쓴 수필을 다음과 같이 크게 5장으로 분류한 것이다.
1, 속초에 가신다면
속초에 가신다면
고사삼매도
송광암 참선여행
향일암 동백
청학동 한유기
고향 길
작은 섬에 살고 싶다
2. 달빛초당
달빛초당(1)
달빛초당(2)
달빛초당(3)
3. 무릉원에 들다
무릉원에 들다
시인의 고향, 소주 항주
하와이에서
황혼여행
4. 대청봉을 오르며
대청봉을 오르며
백두산참배기
백담계곡 다녀와서
청량산의 풍경소리
금원산 산보기
주왕산의 폭포들
5. 전원일기
전원일기
토평에서
수지에서
자화상
문학에 무뢰한이나 나는 김교수의 수필을 읽으면,
가식 없이 담박한 문체로 사실적인 현장감을 꼼꼼히 챙겨주는 것을 느낀다.
철학을 전공하여 기자로 활동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 회장의 비서실장과
방계 회사의 대표이사를 경험한 사실이 그의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나 할까?
김교수의 수필 속에는 동서 고전의 해박한 지식이 깔려 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 그의 다른 저서인 [재미있는 고전여행](감영사, 1993)은 풍수나 의학, 서도, 다도,
참선, 농업, 무술 등에 이르기까지 선인들의 멋과 풍류, 생활의 참지혜 등을 소개한 책이다.
물론 그 내용은 논어나 맹자 등의 경전이나 불경 또는, 삼국유사를 비롯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여러 고전에서 가려 뽑아 제시한 것이다.
김교수는 수필집을 출간하면서 한 잎 조각배에 무엇인가를 싣고자 하였다.
이 책은 앞의 4장이 여행담 내지 답사기이지만, 마지막 장은 전원생활을 그리고 있다.
50대 중반을 넘기면서 얽매인 직장에서 스스로 나와, 자유롭게 살아가려던 의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인지 김교수는 이 책의 첫 장에서 속초를 실낙원인 동시에,
푸른 파도 한없이 밀려오는 피안의 땅으로 소개하였다.
이후 그의 답사 여정은 무릉도원의 이상향을 찾으려 하였다.
김필곤 시인의 달빛초당을 흰 구름에 차 한 잔 비우고 솔바람에 또 한 잔 비우듯이,
달빛차 들며 유유자적하는 별유천지로 소개하였다.
이후 3장과 4장은 국내외의 비경을 찾아 무릉도원을 음미하면서도,
하와이에 들린 김교수는 실낙원의 애수를 토로하였다.
결국 김교수는 토평과 수지의 전원으로 돌아와
도연명이 추구한 무위자연의 이상향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무위는 하지 않는 은둔의 뜻이라기보다는 인위적 곧, 억지로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는 산사의 독경 소리를 좋아했지만 스님이 되지 않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했지만 꽃을 사랑하듯 했다.
그저 자연에 마음을 두고 꽃을 가꾸며 살아갔다.
김교수가 완성시키려는 낙원은 평범한 전원의 일상이었을 것이다.
북숭아꽃 흘러오는 곳으로 달빛 속 한 잎 조각배가 실고 가는 것은 김교수의 이상이었을까?
아니면 한낱 일상이었을까?
부르기만 해도 뛰어 나올듯한 선연(仙緣)들이 사바세계에 둥지를 튼 것인가?
친구들 이름이 아름아름 구름 속에 노닌다.(김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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