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김현거사 2019. 9. 26. 14:21




강릉에서

                              시  김창현


서리 맞은 홍시는 봄비의 부드러움과

여름 폭염을 겪은 후라서인지 

果肉의 부드러움과 농염한 빛깔이

꽃보다 탐스러웠다.

감나무 낙엽은 낙하하여

바람에 날리다가 잔디 위에 떨어져,

이별의 美學을 연습하고 있었다.

강릉에 와서 젊은 날 절망을 세탁한

여교수를 만났다. 

그의 시선은 철 지난 해변의 여인처럼

먼 바다로 향하고 있었지만

忍苦가 흔적이 스쳐간

은백의 머리결이 아름다웠다.

태백산맥이 파랗게 보이는

골프장 그늘집에서

그와 커피를 마신적 있다.

십 육번 인코스 부근을 지나며

아이언 7번을 멋있게 날리던 그.

낙엽도 없이 홍시만 단

아름다운 감나무처럼

그는 계절 끝에 혼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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