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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여인

김현거사 2019. 1. 4. 11:26

 

 

진주 여인


추석에 지리산에 사는 친구가 단성감을 보내와 모처럼 맛을 보았다. 먹감, 돌감, 따바리감이라 부르는 단성감은, 악양 대봉시처럼 크진 않지만, 과육이 쫀득쫀득 차지고 결로 찢어지는 묘미가 있다. 타향에 살면서 조선 천지 감이란 감은 다 먹어본 터라 단성감이 천하명품이구나 싶었다. 하기사 고향 어느 것인들 감탄의 대상 아닌 것 있으랴. 밝은 달, 맑은 공기도 감탄의 대상이다. 그 중 여인도 포함된다.

년전에 서울 친구 셋이 진주로 간 적 있다. 병원 하는 친구는 삼천포서 회를 공수시켰고, 호텔 하는 친구는 양주, 중국술 무한리필 이라며 내놓았다. 그런데 원래 진주는 남인수, 이재호, 손목인, 이봉조 등 가요계의 거목을 배출한 트롯트의 본고장이다. 진양호 둘러보고 손에 손 잡고 노래방에 갔는데, 거기서 내려간 친구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호텔 회장이 초청한 진주 미인들 때문이다. 타향에 오래 머물다 와서 그럴 것이다. 문득 고향 둿동산에서 백화난만한 꽃들을 본듯 헤아릴 수 없는 감회를 느꼈다.

나는 중국 서안에서 양귀비 모습을 본 적 있고, 대통령 동생 단골 룸싸롱 따라가서 미인을 본 적 있다. 그러나 그 모두 진주 미인과 비교되지 않는다. 오신 한 분 한 분이 진주성 성곽에 핀 복숭아꽃처럼 수줍고 매화처럼 기품 있다. 피부는 비온 뒤 칠암동 대밭 죽순처럼 보들보들하고, 얼굴은 남강 봄버들처럼 청초하다. 말을 나눠보니, 사근사근 하기 도동 수박 같고, 부드럽기 신안동 토란 같고, 연하기 습천못 무화과 같다. 달콤하기 비봉산 산딸기 같고, 탐스럽기 판문동 자두 같다.

일찌기 백거이가 심양강에서 비파 타는 여인을 만나 '비파행(琵琶行)'이란 대문장 남겼거니와, 여인은 달빛 아래 비파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눈섶을 내리깔고 손을 맡겨 비파를 퉁기니, 소리는 곡조를 이루기 전에 정이 먼저 흐르더라 했다. 진주 여인은 어쨌던가. 초생달 같은 아미(蛾眉) 진양호처럼 시원히 눈동자 덮었고, 목단처럼 붉은 입술 석류 속 같은 하얀 치아 가렸는데, 노랠 청하자 처음에는 수줍어서 얼굴을 붉히며 사람 애간장을 태우는듯 하더니, 단순호치(丹脣皓齒)를 열어 노랠 부르자, 소리는 청아하기 지리산 물소리 같고, 그윽하기 의곡사 종소리 같다. 향기로운 목련꽃 봄바람에 흔들리듯 하고, 애처러운 달 가을 하늘 날라가듯 한다.

 거기에 결정적인 것은 마음씨다. 한번 마음의 문을 열자 바탕이 쫀득쫀득 차지고 결로 찢어지는 단성감 같다. 매력 덩어리다. 이 분들이 봄이면 산과 들에서 쑥 캐고, 여름이면 남강에서 손톱에 봉선화 꽃물 들인 손으로 빨래하며 자랐을 것이다. 북 평양 남 진주란 말 있지만, 용모도 아름답거니와 마음도 남강 물처럼 따뜻하다.  

 그래 나는 그날 이분들을 위해서 옛노래 하나를 불러보았다. 

'삼천리 방방 곡곡 아니 간 곳 없다마는, 비봉산 품에 안겨 남강이 꿈을 꾸는, 내고향 진주만은 진정 못되라'. <내고향 진주>라는 노래다. 

 

천년 전 백거이는 비파 소리에 감격하여 푸른 옷소매가 홍건히 젖도록 눈물 흘리어, 지금도 양자강 장강대교(長江大橋) 옆에는 비파정(琵琶亭)이란 정자가 남아있다고 한다. 진주는 누가 이 천년기념물을 기념하는 글을 남길 것이가.

 

북 평양 남 진주란 말 있지만, 이 정도면 백거이의 비파 타는 여인이 문제 아니다. 수줍고 격조 높고 한번 서로 소회를 고, . 과연 한 분 한 분이 다 명창이요, 남도 예술의 중심지 진주 여인답다.

 

예술의 도시 여인답다.

꽃물 들인 손으로 남강

이 천년기념물 진주 여인이 용모도 고운데다. 어째 이리 평범 속에 비범을 감췄나 싶었다. 단성감처럼 걸기적 거릴 씨도 없고, 쫀득쫀득 묻어오는 정, 결로 찢어져오는 고운 마음씨만 있다. 그날 나는 깊이 깨달았다.. '삼천리 방방 곡곡 아니 간 곳 없다마는, 비봉산 품에 안겨 남강이 꿈을 꾸는, 내고향 진주만은 진정 못되라'는 것을. 역시 여인은 진주 여인이 천하 최고다.



진주 여인

추석에 지리산에 사는 친구가 단성감을 보내와 모처럼 맛을 보았다. 먹감, 돌감, 따바리감이라 부르는 단성감은, 악양 대봉시처럼 크진 않지만, 과육이 쫀득쫀득 차지고 결로 찢어지는 묘미가 있다. 타향에 살면서 조선 천지 감이란 감은 다 먹어본 터라 단성감이 천하명품이구나 싶었다. 하기사 고향 어느 것인들 감탄의 대상 아닌 것이 있으랴. 밝은 달, 맑은 공기도 감탄의 대상이다. 그 중 여인도 포함된다.

년전에 서울 친구 셋이 진주로 간 적 있다. 병원 하는 친구는 삼천포서 회를 공수시켰고, 호텔 하는 친구는 양주, 중국술 무한리필 이라며 내놓았다. 그런데 원래 진주는 남인수, 이재호, 손목인, 이봉조 등 가요계의 거목 배출한 트롯트의 본고장이다. 진양호 둘러보고 손에 손 잡고 노래방에 갔는데, 거기서 내려간 친구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호텔 회장이 초청한 진주 미인들 때문이다. 타향에 오래 머물다 돌아와서 그럴 것이다. 문득 고향 둿동산 만화방창한 신선한 꽃을 본듯 헤아릴 수 없는 감회가 솟았다.

나는 중국 서안에서 양귀비 모습을 본 적 있고, 대통령 동생 단골 룸싸롱에 가서 미인을 만난 적 있다. 그러나 그 모두 진주 미인과 비교되지 않는다. 오신 분 한 분 한 분이 진주성 성곽에 핀 복숭아꽃처럼 수줍고 매화처럼 기품 있다. 피부는 비온 뒤 칠암동 대밭 죽순처럼 보들보들하고, 얼굴은 남강 봄버들처럼 청초하다. 말을 나눠보니, 사근사근 하기 도동 수박 같고, 부드럽기 신안동 토란 같고, 연하기 습천못 무화과 같다. 달콤하기 비봉산 산딸기 같고, 탐스럽기 판문동 자두 같다.

일찌기 백거이가 심양강에서 비파 타는 여인을 만나 '비파행(琵琶行)'이란 천하 대문장을 남겼거니와 비파 타는 여인은 달빛 아래 비파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눈섶을 내리깔고 손을 맡겨 비파를 퉁기니, 소리는 곡조를 이루기 전에 정이 먼저 흐르더라 했다. 진주 여인은 어쨌던가 하면 초생달 같은 아미(蛾眉) 진양호처럼 시원한 눈동자 덮었고, 목단처럼 붉은 입술 석류 속 같은 치아 가렸다. 노랠 청하자 처음에는 꽃처럼 얼굴 붉히며 수줍어서 사람 애간장 태우는듯 하더니, 한번 단순호치(丹脣皓齒) 열어 노랠 부르자, 소리는 청아하기 지리산 물소리 같고, 그윽하기 의곡사 종소리 같다. 향기로운 목련 봄바람에 흔들리듯 하고, 애처러운 달 가을 하늘 날라가듯 한다.

거기에 결정적인 것은 마음씨다. 한번 문을 열자 풍류는 쫀득쫀득 차지고 결로 찢어지는 단성감 같다.

묘미가 있다. 앵콜도 받는데,

 

천년 전 백락천은 비파 타는 여인 만나 글을 남기고, 지금도 양자강 장강대교(長江大橋) 옆에는 비파정(琵琶亭)이란 정자가 남아있는데, 북 평양 남 진사람들 모두 비파 소리에 얼굴 묻고 흐느꼈는 바, 그 중에서 소매자락이 가장 홍건 했던 자는 푸른 옷소매 자락이 눈물에 가득 젖었던

북 평양 남 진주란 말 있지만, 이 정도면 백거이의 비파 타는 여인이 문제 아니다. 수줍고 격조 높고 한번 서로 소회를 고, . 과연 한 분 한 분이 다 명창이요, 남도 예술의 중심지 진주 여인답다.

 

예술의 도시 여인답다.

 

남강 대숲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뒤벼리 벼랑 학 울음 소리 같기도 하다. 그윽한 정취가 묻어있었다. 정답고답게 일품이었다. 봄이면 산과 들에서 봉선화 꽃물 들인 손으로 쑥 캐고, 여름이면 남강에서 빨래하며 자랐을 것이다. 매력 덩어리다. 게 절창이다

, 성품은 봄이면 들판에서 쑥 캐고, 여름이면 봉선화 꽃물 들인 손으로 남강에서 빨래한 그 진주 여인이다. 서울 여인은 세련되지만 바늘 틈 하나 들어갈 틈이 없고 여유가 없다진주 여인의 특성은 무엇인가.

이 천년기념물 진주 여인이 용모도 고운데다. 어째 이리 평범 속에 비범을 감췄나 싶었다. 단성감처럼 걸기적 거릴 씨도 없고, 쫀득쫀득 묻어오는 정, 결로 찢어져오는 고운 마음씨만 있다. 그날 나는 깊이 깨달았다.. '삼천리 방방 곡곡 아니 간 곳 없다마는, 비봉산 품에 안겨 남강이 꿈을 꾸는, 내고향 진주만은 진정 못되라'는 것을. 역시 여인은 진주 여인이 천하 최고다.

 

진주 여인

추석에 지리산에 사는 친구가 단성감을 보내와 모처럼 맛을 보았다. 먹감, 돌감, 따바리감이라 부르는 단성감은, 악양 대봉시처럼 크진 않지만, 과육이 쫀득쫀득 차지고 결로 찢어지는 묘미가 있다. 타향에 살면서 조선 천지 감이란 감은 다 먹어본 터라 단성감이 천하명품이구나 싶었다. 하기사 고향 어느 것인들 감탄의 대상 아닌 것이 있으랴. 밝은 달, 맑은 공기도 감탄의 대상이다. 그 중 여인도 포함된다.

년전에 서울 친구 셋이 진주로 간 적 있다. 병원 하는 친구는 삼천포서 회를 공수시켰고, 호텔 하는 친구는 양주, 중국술 무한리필 이라며 내놓았다. 그런데 원래 진주는 남인수, 이재호, 손목인, 이봉조 등 가요계의 거목 배출한 트롯트의 본고장이다. 진양호 둘러보고 손에 손 잡고 노래방에 갔는데, 거기서 내려간 친구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호텔 회장이 초청한 진주 미인들 때문이다. 타향에 오래 머물다 돌아와서 그럴 것이다. 문득 고향 둿동산에 핀 신선한 꽃을 본듯 헤아릴 수 없는 감회가 솟았다.

나는 중국 서안에서 양귀비 모습 본 적 있고, 대통령 동생 단골 룸싸롱 미인을 만난 적 있다. 그러나 그 모두 진주 미인과 비교되지 않는다. 오신 분 한 분 한 분이 진주성 성곽에 핀 복숭아꽃처럼 수줍고 매화처럼 기품 있다. 피부는 비온 뒤 칠암동 대밭 죽순처럼 보들보들하고, 얼굴은 남강 봄버들처럼 청초하다. 말을 나눠보니, 사근사근 하기 도동 수박 같고, 부드럽기 신안동 토란 같고, 연하기 습천못 무화과 같다. 달콤하기 비봉산 산딸기 같고, 탐스럽기 판문동 자두 같다.

일찌기 백거이가 심양강에서 비파 타는 여인을 만나 '비파행(琵琶行)'이란 천하 대문장을 남겼거니와 비파 타는 여인은 달빛 아래 비파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눈섶을 내리깔고 손을 맡겨 비파를 퉁기니, 소리는 곡조를 이루기 전에 정이 먼저 흐르더라 했다. 진주 여인은 어쨌던가 하면 초생달 같은 아미(蛾眉) 진양호처럼 시원한 눈동자 덮었고, 목단처럼 붉은 입술 석류 속 같은 치아 가렸다. 노랠 청하자 처음에는 꽃처럼 얼굴 붉히며 수줍어서 사람 애간장 태우는듯 하더니, 한번 단순호치(丹脣皓齒) 열어 노랠 부르자, 소리는 청아하기 지리산 물소리 같고, 그윽하기 의곡사 종소리 같다. 향기로운 목련 봄바람에 흔들리듯 하고, 애처러운 달 가을 하늘 날라가듯 한다.

거기에 결정적인 것은 마음씨다. 한번 문을 열자 풍류는 쫀득쫀득 차지고 결로 찢어지는 단성감 같다.

묘미가 있다. 앵콜도 받는데,

 

천년 전 백락천은 비파 타는 여인 만나 글을 남기고, 지금도 양자강 장강대교(長江大橋) 옆에는 비파정(琵琶亭)이란 정자가 남아있는데, 북 평양 남 진사람들 모두 비파 소리에 얼굴 묻고 흐느꼈는 바, 그 중에서 소매자락이 가장 홍건 했던 자는 푸른 옷소매 자락이 눈물에 가득 젖었던

북 평양 남 진주란 말 있지만, 이 정도면 백거이의 비파 타는 여인이 문제 아니다. 수줍고 격조 높고 한번 서로 소회를 고, . 과연 한 분 한 분이 다 명창이요, 남도 예술의 중심지 진주 여인답다.

 

예술의 도시 여인답다.

 

남강 대숲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뒤벼리 벼랑 학 울음 소리 같기도 하다. 그윽한 정취가 묻어있었다. 정답고답게 일품이었다. 봄이면 산과 들에서 봉선화 꽃물 들인 손으로 쑥 캐고, 여름이면 남강에서 빨래하며 자랐을 것이다. 매력 덩어리다. 게 절창이다

, 성품은 봄이면 들판에서 쑥 캐고, 여름이면 봉선화 꽃물 들인 손으로 남강에서 빨래한 그 진주 여인이다. 서울 여인은 세련되지만 바늘 틈 하나 들어갈 틈이 없고 여유가 없다진주 여인의 특성은 무엇인가.

이 천년기념물 진주 여인이 용모도 고운데다. 어째 이리 평범 속에 비범을 감췄나 싶었다. 단성감처럼 걸기적 거릴 씨도 없고, 쫀득쫀득 묻어오는 정, 결로 찢어져오는 고운 마음씨만 있다. 그날 나는 깊이 깨달았다.. '삼천리 방방 곡곡 아니 간 곳 없다마는, 비봉산 품에 안겨 남강이 꿈을 꾸는, 내고향 진주만은 진정 못되라'는 것을. 역시 여인은 진주 여인이 천하 최고다.

 

 진주 여인

 

 추석에 지리산에 사는 친구가 단성감을 보내와 모처럼 맛을 보았다. 먹감, 돌감, 따바리감이라 부르는 단성감은, 악양 대봉시처럼 크진 않지만, 과육이 쫀득쫀득 차지고 결로 찢어지는  묘미가 있다. 타향에 ,오래 살면서 조선 천지 감이란 감은 다 먹어본 터라 단성감이 천하명품이구나 싶었다. 하기사 고향의 어느 것인들 감탄의 대상 아닌 것 있으랴. 밝은 달, 맑은 공기 모두 감탄의 대상이다. 그 중 여인도 포함된다.

 년전에 서울 친구 셋이 진주로 간 적 있다. 병원 하는 친구가 삼천포서 회를 공수시켰고, 호텔 하는 친구가 양주, 중국술  모두 무한리필이라며 내놓았다.그런데 래 진주는 남인수, 이재호, 손목인, 이봉조 등  가요계의 중요 인물 배출한 트롯트의 본고장이다. 진양호 둘러보고 손에 손 잡고 노래방에 갔는데, 거기서 서울서 내려간 친구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호텔 회장이 초청한 진주 미인들 때문이다. 오래 타향에 머물다 돌아온 방랑자가 문득 고향 둿동산에 핀 복숭아꽃을 대하는 심정이랄까. 헤아릴 수 없는 감회가 솟구쳤다.

 나의 경우 서안에 가서 경국지색이라는 양귀비 동상도 본 적 있고, 현직 대통령 동생 단골 룸싸롱에 따라가서 거기 미인도 만난 적 있다. 그러나 그들은 진주 미인과 비교되지 않았다. 모두 양갓집 부인인데, 오신 분 한 분 한 분 기품 있기 진주성 매화 같고, 수줍기 호국사 옆 복숭아꽃 같다. 신선하고 탐스럽기 그지없다. 사근사근 하기 도동 수박 같고, 부드럽기 신안동 토란 같고, 연하기는 습천못무화과 같다. 새콤달콤하기는 비봉산 산딸기 같고, 판문동 자두 같다. 피부는 비온 뒤 칠암동 대밭에 돋는 죽순처럼 보들보들하고, 하얀 얼굴은 뒤벼리절벽 위에 뜬 보름달  같다.

 일찌기 백거이가 심양강 강가에서 비파 타는 여인을 만나 '비파행(琵琶行)'이란 천하 대문장을 남겼거니와  거기 표현된 비파 타는 여인은 달빛 아래 비파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눈섶을 내리깔고 손을 맡겨 비파를 퉁기니, 소리는 곡조를 이루기 전에 정이 먼저 흐르더라 했다. 진주 여인은 어땠던가. 보니 초생달 같은 아미(蛾眉)는 진양호처럼 맑은 눈동자 위에 빗겨있고, 꽃처럼 붉은 입술은 석류 속 같이 하얗고 투명한 치아를 가렸다. 노랠 청하자 처음에는 복숭아꽃 같은 얼굴을 붉히며수줍어하여 사람 애간장을 태우더니, 결국 단순호치(丹脣皓齒) 열어 노랠 부르니, 그 소리 청아하기 지리산 산골 물소리 같고, 그윽하기 의곡사 종소리 같다. 봄바람에 향기로운 목련꽃이 떨어지는 것 같고, 가을 바람에 애처러운 달이 다밭 위로 지나가는 것 같다.

 천년 전 백락천은 비파소릴 듣고 감격하여,  다시  한 곡조 탄주하길 청하는데 그날 밤 양자강 강나루엔 단풍이 붉게 불고 하얀 갈대가 흔들릴 때, 강물에 명월(明月)이 잠겼고, 소쩍새 피를 토하고 원숭이 슬프게 울었을 때라, 사람들 모두 비파 소리에 얼굴 묻고 흐느꼈는 바, 그 중에서  소매자락이 가장 홍건 했던 자는  푸른 옷소매 락이 눈물에 가득 젖었던  강주 사마(江州 司馬) 라고 적어, 지금도 양자강 장강대교(長江大橋)옆에 비파정琵琶亭)

 북 평양 남 진주란 말 있지만, 이 정도면 백거이의 비파 타는 여인이 문제 아니다. 수줍고 격조 높고 한번 서로 소회를 고, 다. 과연 한  분 한 분이 다 명창이요, 남도 예술의 중심지 진주 여인답다. 


 예술의 도시 여인답다. 남강 대숲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뒤벼리 벼랑 학 울음 소리 같기도 하다. 그윽한 정취가 묻어있었다. 정답고답게 일품이었다. 봄이면 산과 들에서 봉선화 꽃물 들인 손으로 쑥 캐고, 여름이면 남강에서 빨래하며 자랐을 것이다. 매력 덩어리다. 게 절창이다  

, 성품은 봄이면 들판에서 쑥 캐고, 여름이면 봉선화 꽃물 들인 손으로 남강에서 빨래한 그 진주 여인이다. 서울 여인은 세련되지만 바늘 틈 하나 들어갈 틈이 없고 여유가 없다진주 여인의 특성은 무엇인가. 

 이 천년기념물 진주 여인이 용모도 고운데다. 어째 이리 평범 속에 비범을 감췄나 싶었다. 단성감처럼 걸기적 거릴 씨도 없고,  쫀득쫀득 묻어오는 정, 결로 찢어져오는 고운 마음씨만 있다. 그날 나는 깊이 깨달았다.. '삼천리 방방 곡곡 아니 간 곳 없다마는, 비봉산 품에 안겨 남강이 꿈을 꾸는, 내고향 진주만은 진정 못되라'는 것을. 역시 여인은 진주 여인이 천하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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