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천리길 2

2013년 남강문학회 인사동 망년 모임

김현거사 2018. 5. 12. 07:22

 2013년 남강문학회 '풍류사랑' 망년 모임

 

 거사가 선착순인가 했더니, 먼저 도착한 허유 선배님이 막걸리 한 병, 튀김 시켜놓고 독작하고 계신다. 막걸리잔 서로 부딪치자 분위기 엎 된다. 허유선배님은 서울상대 나와 증권사 사장하신 분이다. 곧 정봉화 선배님 오신다. 진양호 옆에 별장 지어놓고 건강을 다스리고 살지만, 매년 서울 모임에 개근하는 분이다. 영일기업 회장 정봉화 선배는 매번 남강문학회 행사에 큰손 역활을 해주시는 점 존경스럽지만, 몸이 반신불수 되어 부모님 산소가 있는 진양호 옆으로 돌아와 살면서, 보리밥 한공기와 된장 한덩이, 그리고 매일 아침 6킬로 꾸준한 산책으로, 반쪽 하체마비 극복하고, 그 다음 반쪽 안면근육 마비 극복하고, 그 다음 반쪽 뇌 마비 완전 극복한 인간승리 이룬 의지가 존경스럽다.

 그 자리에 정현주씨가 점잖게 나타난다. '정말 진주 미인이네, 여기 내 앞에 좀 앉으소.' 늙은 총각들이 서로 끌어당긴다. 칭찬 거침없이 나온다. 곧 이어 올 여름에 시집을 내신 정태수 총장님, 수필집 내신 김한석 시장님 나란히 들어와 정중앙에 자리잡았고, 그 다음에 이번 여름에 원고지 15-20매 분량의 글 80개 완성하여 세군데 문학지에 연재하고 있는 청다선생이 힘차게 손 흔들며 들어선다. 대략 원고지 1천4백매 가량 되는 분량을 이번 여름에 썼으니, 본인 말대로, 과연 '지리산 독사'답게 독하긴 독하다. 

 전부 좌정한 후 들러보니, 강남구, 강석호, 구자운, 김달호, 김한석, 김형도, 박무형, 박성순, 박용수, 박준영, 손정모, 안병남, 양왕용, 이영혜, 이영호, 이유식, 이인숙, 이자야, 정태범, 정태수, 정현주, 한영탁, 허유, 거사 빼고 스물두 분이다. 축사는 간략히 1분으로 시간 제한 하였다. 정태수, 김한석, 김형도, 세 분 모두 짧지만 뜻 깊은 축사를 하였다. 부산서 상경한 양왕용 시인 축사도 보태졌다.

 그리고 문인 모임에 작품  낭독이 없을소냐. 이인숙 시인이 '손님'을, 이자야 수필가는 '아침'을 낭독하였다. 50년 전 학창시절 교가 합창도 있었다. 정태수, 김한석, 고문 선창으로 진주사범 교가가 힘차게 퍼지고, 그 다음 진주여고, 그 다음 진주고 차례인데, 진주고는 인원이 많고 세력이 막강해서 소리가 좌중을 압도하였다. 보물 추첨도 있었다. 파카볼펜 15점이 골고루 나눠졌으니, 물주는 김한석 수필가요, 행사 협찬으로 봉투 내신 분은 정태수 총장님 이다.  

 파전과 순대 안주 시키고 막걸리 소주 각자 임의대로 퍼 마시는데, 금방 안주가 바닥난다. 소리도 시끄럽지만 식욕도 왕성하다. 순두부 밥 한공기씩 돌려 겨우 진정되는데. 니콰라과서 돌아온 김달호 박사와 소설 '비상의 회오리'를 내서 4만부가 팔린 손정모 박사, 그리고 수필 대상을 탄 이자야 작가가 선배님들 사이로 이리저리 오가며 인사도 드리고 격려도 받았다. 글 쓰는 사람은 망망대해에서 혼자 노젖는 사람이다. 외로움 알아주는 사람 없고 고독하다. 이렇게 동지가 떼거리로 모였으니, 고기가 물 만난 셈이다. 문정에다 고향 정까지 따끈따끈 하다. 모두 열심히 떠들다 헤어졌다. 이로써 서울 남강문학회 2013년은 저물었고, 스무이틀 지나면 2014년 해가 뜰 것이다. (12월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