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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의 좋은 친구'

김현거사 2017. 9. 7. 10:47

 광교산 약수터에 누가 좋은 글귀 목판에 새겨 대련으로 걸어두었다. '산중의 좋은 친구는 숲속의 새요(山中好友林間鳥), 세상 밖의 맑은 소리는 돌 위에 흐르는 물소리(世外淸音石上泉)'라는 글이다. 도대채 어떤 분이 이런 멋진 시를 읊었을까.

 그걸 목각해서 기둥에 매단 분은 또 누구일까. 속세에 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숲속의 새가 가장 좋은 친구라고 읊은 그 분이 누구일까?  또 세상 밖의 맑은 물소리란 무엇인가. 속세 버리고 돌 위에 흘러가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 경지는 어떤 경지일까? 임금  권하는 요임금 말이 자신의 귀를 더럽혔다며 영수에 귀 씻고 기산에 들어가 숨은 허유(許由)의 경지일까.

 

*나중에 알아보니 이 시 쓴 사람은 19세기 초엽 전남 화순에 춘탄정(春灘亭)이란 정자를 짓고 살았던 광산인(光山人) 춘탄(春灘) 이지영(李之榮)이란 분이.

 

청산은 채색 하지 않아도 만고 병풍처럼 아름답고(靑山不墨萬古屛)

흐르는 물소리는 줄 없는 천년의 가야금 소리로다(流水無絃千年琴).

산 중에 좋은 친구는 숲 속의 새요(山中好友林間鳥)

세상 밖 맑은 소리는 돌 위에 흐르는 물소리로다(世外淸音石上泉).
흰 구름 무심히 너럭바위를 감싸고(白雲無心抱幽石)

옥같이 맑은 샘물 밝은 달을 머금었네(玉泉有情含明月).
뜰 앞에 꽃은 떨어지나 안타까워 쓸지 못하고(花落前庭憐不掃)

창 밖 밝은 달 사랑스러워 잠 못 이루네(月明窓外愛無眠)
반창에 달 지니 매화 그림자 사라지고(半窓月落梅無影)

밤중에 바람 오니 대나무 소리뿐일세(夜中風來竹有聲).
거문고 타며 달 맞으니 꽃길에 달이 오고(彈琴邀月來花徑)

싯귀 구름에 실어 보내니 죽창에 닿네(詩句移雲到竹窓)
만사 무심해 낚싯대 하나에 의지하니(萬事無心一釣竿)

삼공벼슬과 이 강산을 바꾸지 않겠네(三公不換此江山)
개울가 아름다운 돌 달 거느리고 돌아가니(臨溪美石帶月歸)

처사의 풍류 수석 사이에 있네(處士風流水石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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