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중

안나카레니나

김현거사 2017. 9. 6. 17:49

 

소설가들이 뽑은 최고의 소설,  안나카레리나의 영화를 소개하는 글이다.
"아름다운 외모와 교양을 갖춘 사교계의 꽃 안나 카레니나.  러시아 정계의 최고 정치가인 남편 카레닌, 8살 아들과 함께 호화로운 저택에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고루하고 이성적인 남편에게 염증을 느낀다. 낯선 파티에서도 안나의 아름다움은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녀 앞에 매력적인 외모의 젊은 장교 브론스킨이 나타난다. 안나는 애써 브론스킨을 외면하지만, 그의 저돌적인 애정공세에 결국 치명적 사랑에 빠지게 된다.  뜨거운 욕망에 사로잡힌 안나는 브론스킨과 위험한 관계를 이어가고,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가 사교계에 소문이 퍼지자, 안나는 가정을 버리고 도피한다.....'

 

영화의 무대는 1880년 러시아 왕정시대이다. 안나는 잘 생긴 대지주 카레닌(제임스 폭스 분)의 부인으로 페테스부르크의 대저택에서 아들과 풍족하게 살고 있었다. 다만 남편이 관료적이고 보수적이라 답답해했고 지루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기분 전환을 위해 여행 겸 오빠 스티바(대니 휴스턴 분)을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에 갔다가 기차역에서 오빠 친구인 브론스키(손 빈 분)을 만난다.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하지만, 안나는 유부녀이다. 안나는 거부하지만 브론스키는 집착을 버리지 않는다. 브론스키 또한 그를 짝사랑하는 왕녀 키티(미라 커쉬너 분)의 구애도 뿌리치고 모스크바에서의 승진도 포기한 채 안나를 만나러 페테스부르크까지 가는 집착을 보인다. 두 사람의 사랑은 불이 붙어 물불을 안 가린다. 이 소문은 금방 알려져 남편으로부터 경고를 당한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브론스키를 향한 사랑을 굽히지 못한다.

 

 

그녀가 브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하고 딸을 출산하며 고열에 시달리며 죽어가지만, 남편은 냉담하다. 브론스키는 그녀를 데리고 이탈리아로 가서 부부가 된다. 그러나 아들을 보고 싶어 하는 안나 때문에 다시 러시아의 페테스부르크로 돌아온다. 전 남편인 카레닌은 아들을 버리고 도망친 여자라며 이혼을 거부하고 아들을 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사교계에서 그들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안나는 좌절에 빠져 술과 아편에 손을 대다가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다. 브론스키와도 다툼이 자주 생기자 브론스키도 떠난다. 그를 따라가기 위해 그를 처음 만난 기차역에 간 그녀는 철로에 몸을 던진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톨스토이가 자신의 책에 매료되었다는 작품, 동시대의 대문호였던 도스토예프스키가 예술 작품으로서 완전무결하다고 극찬했던 안나카레니나 이렇게 시작된다. 사람 좋은 바람둥이 스티바(스테판 아르카디이치 오블론스키)는 가정교사와 놀아나다가 순정파 아내 돌리(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에게 들킨 후 두려움에 떤다. 스티바는 불륜 행위 자체가 아니라 아내의 눈을 속이지 못한 자신의 주변머리 없음을 탓한다. 시골뜨기 귀족 레빈(콘스탄틴 드미트리치 레빈)은 친구인 스티바의 처제 키티(카테리나 알렉산드로브나 쉬체르바스카야)에게 청혼하지만 딱지를 맞는다. 십대 소녀인 키티는 외모 수려한 기병장교 브론스키(알렉세이 키릴로비치 브론스키)에게 홀딱 빠져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바의 가정 파탄을 막기 위한 구원병으로 누이동생 안나(안나 아르카디예브나 카레니나)가 모스크바로 온다. 때마침 어머니 마중을 나갔던 브론스키는 안나에게 눈이 멀어버린다. 사무적인 남편 카레닌(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카레닌)으부터 받지 못했던 야릇한 감정에 안나도 갈등한다. 이런 기본 구도로 짜인 이 소설은 수많은 영화, 뮤지컬, 연극,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무려 여덟 차례나 만들어졌는데 매번 당대 최고 명배우가 열연했다. 왼쪽부터 그레타 가르보(1935), 비비안 리(1948), 소피 마르소(1997)가 출연한 영화 포스터이다.
역동적인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2013)는 주요 장면 전환을 연극 무대 형태로 구성,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불꽃 같은 사랑에 촛점을 맞추었다.

브론스키에게 안나는 삶의 빛이 된다.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쫓가간다. 안나도 브론스키를 만날 때마다 겉으론 냉정하지만 심장은 걷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소용돌이 친다.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안나는 일상에 빠져들면서도 왜 남편의 귀는 저렇게 툭 튀어나오고 머리는 지나치게 짧은지 낯설게 바라본다. 아무렇지도 않았던 남편의 손 마디 꺾는 소리 짜증스럽기만 하다. 둘의 사랑이 불꽃을 튀기면서 안나의 남편인 카레닌의 고민이 깊어진다. 무엇보다도 세간의 이목이 신경 쓰인다.

키티에게 바람맞고 낙심한 레빈에게도 봄이 온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두 형과 따로 살고 있는 레빈은 가정이라는 말이나 분위기 모두 낯설기만 하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곤욕스럽다. 하지만 봄은 자연에게도 사람에게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때마침 사냥차 시골 농장으로 찾아온 스티바를 통해 키티가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랑의 불씨를 다시 살린다. 마침내 둘은 결합하고 레빈의 시골 저택에서 신혼 살림을 꾸린다. 키티의 철없음과 레빈의 어둡기만한 세상 물정 마찰을 빚지만 서서히 가정을 만들어간다. 농촌 사회에 깊은 애정을 가졌던 레빈도 가족이 생기면서 세상사에 대한 관심이 엷어진다. 영화 내용은 주로 안나와 브론스키 중심이지만 원작에서는 레빈을 통해 작가의 생각이 자세히 펼쳐진다. 톨스토이는 농촌 문제 등 격변기 러시아 사회를 짚어 보기 위해 레빈에게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극화 혹은 리뷰에서는 묘사가 어려운 레빈의 고민 내용 대부분 축소되는 경우가 많다
원작에 충실하려 했던 소피 출연 작품과 사랑의 극적 묘사에 촛점을 맞춘 키이라의 영화 장면

한 번 불붙기 시작한 사랑을 끌 수 있는 물은 없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불륜은 러시아 사교계의 주요 화제거리로 등장한다. 브론스키는 안나와 함께 지내기 위해 모스크바로 가는 것도, 진급도 포기한다. 안나는 브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하고 카레닌은 배신감에 치를 떤다. 이혼으로 그들을 즐겁게 해 주기는 싫다. 카레닌은 일을 핑계로 아예 집을 나가버린다.

'죽을 것 같습니다. 용서해주시면 마음 편히 죽겠습니다.' 안나의 전보에 카레닌은 페테르부르크로 달려간다. 브론스키의 아이를 낳은 후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아내의 슬픈 눈을 보면서 카레닌은 모든 것을 용서한다. 아내의 간청대로 그 자리에 와 있던 브론스키와 악수를 나눈다. 브론스키는 비로소 자신의 보잘것 없음을 통감하며 집으로 돌아와 권총을 꺼내든다. 자살은 실패하지만 브론스키는 지금까지 갖고 있던 수치와 굴욕감에서 벗어난다. 안나를 포기할 수 없다는 다짐도 한다. 건강을 회복한 안나는 자살까지 시도한 그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 브론스키는 기병대에서 전역하고 안나 곁에 머물지만 둘은 러시아 사교계의 따돌림에 힘겨워 한다.

단조로운 생활에 두 사람은 조금씩 지쳐간다. 자신만 바라보는 안나의 눈도 브론스키를 힘들게 한다 브론스키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안나는 그의 마음이 식어간다고 느낀다. 안나는 '뭔가 새로운 것이 우리를 갈라놓으려 한다' 불길한 생각에 사로잡혀 술과 담배, 아편을 가까이 한. 결국 둘은 시골에서 지내기로 약속하지만 당장 떠나자는 안나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브론스키의 의견 충돌로 크게 다툰다. 안나는  모두의 불명예와 치욕으로부터 구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죽음을 생각한다. 브론스키와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역으로 가면서도 안나는 무얼 할지 판단하지 못한다. 역 플랫폼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브론스키와 처음 만나던 날 기차에 치어 죽던 사람을 떠올린다. 안나는 비로소 자신의 할 일을 깨닫고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진다.
'하나님, 저의 모든 것을 용서해 주소서.'
브론스키는 삶의 욕구를 잃은 채 사비로 의용병을 조직, 터키 전선으로 달려간다. 오랜 세월 신앙과
선의 발현, 삶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온 레빈은 가정의 안정과 함께 조금씩 사고의 본질에 접근해 간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러시아 통보연재를 거쳐 1878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걸작 '전쟁과 평화' 지난 시대를 그렸다면 이 작품은 동시대의 사회상을 나타내면서 출간 즉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작가 스스로 안나 카레니나에 모든 것을 써넣었으며, 군더더기란 전혀 없다고 장담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등장 인물의 뚜렷한 개성과 심리 묘사, 당시 러시아 사회에 대한 통찰, 그리고 풍부한 지식과 적절한 비유가 작품의 품격을 높인다. 백작 집안이면서도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았던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제정 러시아 말기의 온갖 모순이 표출되는 사회에 대한 고민을 레빈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 나간다. 실제로 이 작품의 마지막 제8부는 레빈의 삶에 대한 성찰 이루어져 있다. 독일의 '토마스 만' 이 작품을 위대한 사회소설로 평가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안나의 비극적 사랑과 함께 레빈의 삶을 향한 치열한 고민

'제작 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안에도 감나무가 많지마는  (0) 2017.09.21
'산중의 좋은 친구'   (0) 2017.09.07
옛날엔 달이 밝아서  (0) 2017.08.28
쌍계사 템풀스테이  (0) 2017.06.10
문단풍토  (0) 2017.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