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제4편 서문

신선이란 무엇인가?/포박자(抱朴子)

김현거사 2016. 2. 26. 16:44

  신선이란 무엇인가?/포박자(抱朴子)

 

 요즘은 구구팔팔이란 말이 유행한다. 99 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것이다. 이 참에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신선사상을 한번 음미해보자.

 일찌기 팔선(八仙)이 있었다. 종리권(鍾離權)·여동빈(呂洞賓)·장과노(張果老)·한상자(韓湘子)·이철괴(李鐵拐)·조국구(曹國舅)·남채화(藍采和)·하선고(何仙姑)가 그들이다. 노자(老子)도 신선이라 한다. 마고선녀(麻姑仙女)·하마선인(蝦蟆仙人)·동방삭(東方朔)·왕자진(王子晋)·서왕모(西王母)도 신선이라 불린다. 

 서양도 영생불사는 원했던 것 같다. 이집트 박물관에 소장된 '사자(死者)의 서(書)'에, '나는 현재이며, 과거이며, 또한 미래이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탄생을 거듭할 때마다 나는 더욱 젊고 활기차게 변해간다'고 적혀 있다. 

 

  갈홍(葛洪)은 동진(東晉) 때 사람으로 남경(南京) 근처 단양(丹陽) 사람이다. 그의 호 '포박자(抱朴子)'는 노자(老子)의 ‘견소포박(見素抱樸)’에서 따온 것으로 '있는 그대로 순박한 것을 껴안는다'는 뜻이다.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갈홍은 좌원방(左元放)의 제자다. 좌원방은 어느 날 천주산(天株山)에서 신인(神人)으로부터 금단(金丹)에 관한 경전을 받았다고 한다.

 좌원방은 연회에서 조조가 송강의 농어회가 없다고 아쉬워하자, 시종에게 구리로 만든 세숫대야에 물을 가득 부어 가져오도록 하고는 나무젓가락에 실을 달아 낚싯대로 삼고 세숫대야 속에서 싱싱한 농어를 낚아올렸다고 한다. 조조가 농어는 사천의 생강으로 요리해야 제 맛이 난다고 말하자,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축지법을 써서 사천의 생강을 구해왔다고 한다. 

 좌원방은 갈홍의 종조(從祖) 갈선공(葛仙公)한테서 '태청단경(太淸丹經)' '구정단경(九鼎丹經)' '금액단경(金液丹經)'을 받았다. 그 제자가 정은(鄭隱)이고, 갈홍은 정은의 제자다.

 갈홍은 81세에 신선이 되어 관 속에 지팡이와 의복만 남겨두고 떠났다 한다.

 

 <포박자> 내용은 양생법과 환단(還丹) 금액(金液) 두가지를 만드는 금단(金丹) 제조법이다.

  포박자는 이렇게 말한다.

 '선인이 되고 싶으면 다만 그 지극히 중요한 골자만 터득하면 된다. 골자라고 하는 것은 정(精)을 아낄 것, 기(氣)를 온 몸에 돌게 할 것, 금단(金丹)의 선약(仙藥)을 복용할 것 등으로 충분하다. 그 밖의 많은 술(術)을 닦을 필요는 없다.'

 금단(金丹)의 선약(仙藥)을 복용하고, 생식의 근원인 정(精)을 소모하지 않고 뇌로 돌리고, 태식(胎息) 호홉법을 행하면, 선인(仙人)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먼저 인간의 장수 가능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학과 거북은 천 년을 살고, 두꺼비는 3천 년, 기린은 2천 년을 산다. 양자강과 회하(淮河) 사이에 사는 어느 사람이 어렸을 때, 거북으로 침대의 발을 괴었다. 그 뒤에 그 사람은 늙어서 죽고, 가족이 침대를 옮기다가 그때까지 거북이 살아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동안 거북이가 마시지도 먹지도 않고 살았다면 거북이 수명이 천년이라도해도 이상할 것이 아니다. 선도의 경전에 거북이 호홉법을 흉내낸 도인술(導引術)을 설하여 놓은 것도 당연한 것이다.' 

 

 누가 '신선(神仙)이 과연 존재하느냐'고 묻자 갈홍은 이렇게 대답했다.

 '신선에 대한 이야기는 갈대 대롱 구멍으로 하늘을 엿보는 것처럼, 한 발 두레박으로 백 길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으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질문이다. 선도의 경전에 세 종류의 신선이 있다. 최상의 신선은 육신 그대로 하늘로 오르는 천선(天仙)이다. 그 다음은 명산에서 노니는 지선(地仙), 세번째는 죽은 뒤에 껍질을 벗고 떠나는 시해선(尸解仙)이다.' 

 '선도를 얻은 사람은 드물고 세상 사람들은 숨어있는 선인을 모른다. 그들은 고위고관을 맘에 두지 않고, 깨끗한 지조를 지킨다. 기린은 집 지키는 개 노릇은 하지 않는다. 봉황은 아침을 알리는 닭 노릇은 하지 않는다. 몸과 이름을 완전하게 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이름을 버리고 은거하여 자유를 누리는 것을 옛사람은 옳다고 하였다.

 그들은 원기가 헛되이 흩어지지 않도록 인간 세상에 먼 곳에 살고, 높고 험한 산꼭대기를 큰 다락으로 삼고, 푸른 녹음을 휘장 삼고, 연꽃 이슬을 삼키고, 하늘에 마음을 씻어낸다. 명산에서 자기 그림자와 메아리를 유일한 벗으로 삼고, 안으로는 형태없는 마음의 세계를 주시하고, 밖으로는 정적 속에서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다. 이런 사람은 천년에 한 사람 있을까 말까 이다.

 그는 호홉으로 생명의 문에 자물쇠를 채우고, 단전(丹田)에 북극성을 잡아매고, 해 달 별의 빛을 뇌 속에 끌어들이고, 영혼을 천상에 날려서 몸을 단련한다. 만월 또는 상현(上弦)의 달을 발 밑에 깔고, 일월(日月)의 정(精)과 함께 소요하고, 육정(六丁)의 신녀(神女)를 불러내고, 꽃을 먹고 그 이슬을 삼키어, 주림도 목마름도 없어지고 온갖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가장 자세히 설명된 것이 '금단편(金丹篇)'이다. '포박자'란 책의 중심 내용은 '금단(金丹)'에 관한 것이다. 금단의 종류와 효용, 제조법이 설명되어 있다. 

'금단(金丹)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금단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소 발자국에 괸 물에서 헤엄치는 장구벌레는 넓은 바다가 있는 것을 꿈에도 생각치 못한다. 과일 씨 속에 기는 작은 벌레는 세상이 그것 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탕약(湯藥)이나 침구(針灸)도 믿지 않는데, 이보다 더 깊은 '불노(不老)의 술(術)'에 대해서는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당귀 작약은 복통을 낫게 하고, 독활(獨活)은 감기에 들으며, 창포와 건강(乾薑)은 신경통을 낫게 한다. 토사 종용은 정력 감퇴에 효력이 있고, 황련(黃蓮)은 소갈(消渴)에 듣고, 마황은 장질부사를 다스리며, 감초는 모든 중독을 다스린다.

 약은 상약, 중약, 하약으로 구별된다. 하약은 치료 예방약이고, 상약은 금단(金丹)이다. 선약은 보통 소소한 처방전과 크게 다르다. 금단 하등품도 초근목피 상등품 보다 낫다. 곤륜산을 보면 개미 탑이 얼마나 낮은 가를 알 것이다. 보통약은 일만 석(石)을 마신다해도 조금 이익이 있을 뿐이지, 사람을 늙지 않고 죽지 않게 할 수 없다. 그러나 금단을 복용하면, 수명은 천지와 더불어 영원하게 되고, 구름에 오르고, 용(龍)에 멍에를 메우고 푸른 하늘을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다. '황제구정신단경(黃帝九鼎神丹經)'에 황제가 이 약을 복용하고 선인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하였다.

 

 ‘단(丹)’은 단사(丹砂, 수은과 유황 성분을 가진 주황색 광물)를 태워서 만든 것인데, 오래 구우면 구울수록 그 변화가 신묘하다.

 구단(九丹)이야말로 불로장생의 비결이다. 단화(丹華), 신부(神符), 신단(神丹), 환단(還丹), 이단(餌丹), 연단(鍊丹), 유단(柔丹), 복단(伏丹), 한단(寒丹) 아홉 종류가 있다.

 신부(神符)를 마시면 100 일만에 선인이 된다. 물 위나 불 위를 걸을 수 있다. 신단(神丹)을 마시면 칼로 베고 창으로 찔러도 튕겨버린다. 산천의 귀신이 모두 와서 모신다. 이단(餌丹)을 30일 복용하면 귀신이 호위를 하고 선녀가 앞을 선다. 유단(柔丹)을 딸기즙과 한 숟가락씩 100 일 마시면 90세 늙은이도 어린애를 낳게 할 수 있다. 한단(寒丹)을 100일 마시면 날개를 사용 않고 하늘을 날 수 있다. 

 

 '금액(金液)'은 태을(太乙)이 마시고 신선이 된 것이다. 구단(九丹)에 지지않는 효과가 있다. 금액을 입에 넣으면, 그 신체는 전부 금석(金石)으로 변한다. 황금과 단사를 넣은 뒤 밀봉해 두면 액체가 된다. 이런 금액을 제조하려면, 동으로 흐르는 냇가에 따로 정사(精舍)를 지어서 착수한다. 명산에 틀어박혀 오랜 시간 몸을 청결히 하고 각종 금기를 지켜야 한다.

 만일 이 세상을 떠나기 싫어 지선(地仙)이나 수선(水仙)이 되어 있고 싶은 사람은 백일재계만 하고 먹고, 승천하고 싶을 때에는 그에 앞서서 곡기(穀氣)를 끊고 그 뒤에 복용하면 된다.

 

 선약을 합성하는데 적합한 산은 태산 화산 항산 숭산 태백산 종남산 아미산 등이 있지만, 이는 선계(仙界)에서 말하는 태원지산(太元之山)은 아니다. 태원(太元)의 산은 해와 달이 각각 제자리에 있고, 금과 옥이 산을 이루고, 붉은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열매는 진주와 같고, 검은 지초(芝草)가 자라고, 모퉁이에 술의 샘물이 있는데 다시 젊어지고 싶은 사람은 그 샘물을 마시면 된다. 어리석은 자가 함부러 가다가는 모두 죽어서 돌아온다. 

 

 다음에 양생법이 나오는데, 행기(行氣)와 섭생법과 방중술(房中術)이 골자다. 

 단약을 먹는 것은 불로장생의 근본이지만, 만일 호홉법까지 겸하여 실행한다면 효과는 더욱 빨라진다. 만약 단약을 얻지 못하고 호홉법만 행한다해도 그 이치에 맞도록 행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수백 살의 수명을 얻을 수 있다. 방중술(房中術)도 알아야 한다. 음양의 술(術)을 모르고 자주 정력을 소모하면 호홉법을 실행해도 효과가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氣)를 온 몸에 돌게 하는 것을 '행기(行氣)'라 하는데, 행기에도 여러 법이 있고, 정력(精力)을 아끼는 방중술(房中術)도 백 가지 이상 기술이 있다. 

 행기(行氣)의 핵심은 태식(胎息)에 있다. 어린애가 태중에 있을 때처럼 코나 입을 사용하지 않고 호홉하게 되어야 행기가 완성된 것이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코로 기를 빨아들인 다음, 코를 막고 마음 속으로 120까지 수를 센다. 그런 다음 입으로 기를 뿜어내는데, 빨아들일 때나 뿜어낼 때 자신의 귀에 기가 출입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들이쉬는 양이 많고, 내쉬는 양이 적게 한다. 가벼운 새의 깃털을 콧구멍 위에 붙혀놓고, 기를 내쉬면서 깃이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점점 익숙해지면 마음 속으로 세는 수를 더하여 천(千)까지 세게 된다. 그렇게 되면 늙은이도 하루하루 젊게 된다.

 '선인(仙人)은 육기(六氣)를 복용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은 하루는 12시(時)가 있어, 야반부터 정오까지 여섯 시(時)는 생기(生氣)의 시이며, 정오부터 야반까지 여섯 시(時)는 사기(死氣)의 시이다. 사기(死氣)의 시에 행기를 하면 이익이 없다.

 행기의 술을 익히면, 백 가지 병을 치료할 수 있고, 전염병이 유행하는 땅에 가도 병에 걸리지 않는다. 물 속에 들어앉아 있을 수 있고, 물 위를 걸어다닐 수 있다. 칼에 베인 상처도 호홉의 주술을 사용하면 피가 흐르지 않는다. 뱀이나 범 같은 짐승을 기(氣)로 제압 할 수 있고, 굶주림과 목마름도 방지 할 수 있고,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

 

 섭생법은 이렇다. 

 배고프지 않을 때 음식을 먹지 말며, 목이 마르지 않을 때 마실 것을 마시지 말라. 날고기, 기름진 것은 먹지 말아야 하니, 이런 것을 먹으면 기가 강해져서 스스로 막기 힘든다. 몸은 일상적으로 노동해야 하지만 지나쳐서는 안 된다. 음식은 될수록 적게 먹어야 하나 배가 고플 정도로 적어서는 안 된다. 겨울 아침에 공복이지 말며, 여름 저녁에 포식하지 말아야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지 말 것이며, 늦게 일어나도 안 된다.

 인간이 죽는 원인은 정력의 소모가 첫째이고, 늙는 것이 둘째이고, 질병이 셋째이고, 중독이 넷째이고, 사기(邪氣)의 해를 입는 것이 다섯째이고, 바람이나 찬기운에 당하는 것이 여섯째이다.

 인체에 해로운 6가지를 없애야 한다. 명리에 담백하고, 가무와 여색을 금하고, 재물에 집착하지 말며,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고, 질투하지 말고, 낙담하지 말라.

'십이소(十二少)'를 지켜야 하는데소사(少思), 소념(少念), 소소(少笑), 소언(少言), 소희(少喜), 소노(少怒), 소락(少樂), 소수(少愁), 소호(少好), 소악(少惡), 소사(少事), 소기(少機) 이다. 만약 '십이소'를 실행하지 못하면, 도끼가 사람 상하게 하듯이, 승냥이 이리가 사람 해치듯 몸을 상한다.

 '사무(四無)'를 실행해야 한다. 오래 앉아 있지 않는 무구좌(無久坐), 오래 움직이지 않는 무구행(無久行), 오래 보지 않는 무구시(無久視), 오래 듣지 않는 무구청(無久聽) 이다.

 

 방중술(房中術, 성교 방법)은 이것으로 정력 감퇴를 구할 수 있고, 각종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음정(陰精)을 채취하여 양정(陽精)을 증강시킬 수 있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나친 이야기다. 헛된 정력의 낭비를 막는 것에 그친다.

 황제(黃帝)가 천 이백 명의 여자를 거느리다가 승천했다고 하지만, 방중술 때문이 아니고, 구단(九丹)을 만들어 완성했기 때문이다. 현녀(玄女) 소녀(素女)는 이 술(術)을 물과 불에 비유했다. 물과 불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요는 잘 이용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그 골자는 정(精)을 되돌려서 뇌를 보하는데 있다. 악고불사(握固不瀉), 종녀불시(從女不施), 환정보뇌(還精補腦) 하면 늙지 않는다.

 둑이 튼튼하면 물이 헛되이 샐 리가 없다. 도끼는 날마다 사용하므로 날이 빠지고 무디어 진다. 엷은 비단도 싸서 경갑(鏡匣)에 넣어두면 언제까지 바래지 않는다. 진흙은 풀어지기 쉬운 것이지만 구워서 기와를 만들면 영구히 갈 수 있다.

 사람은 음양 관계를 아주 끊어서는 안된다. 오래 되면 기가 막혀 폐색의 병에 걸린다. 무절제 해도 안되니 절도와 조화를 얻은 사람만 오랜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방중술에 관한 경(經)은 황제내경(黃帝內經), 현녀(玄女) 소녀(素女) 자도(都) 공성공(容成公) 팽조(祖) 등이 있다.  

 

 하늘은 높은 곳에 있으면서 낮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 알고 있으니, 먼저 선행(善行)을 닦아야 한다. 그 다음 도인(導引)으로 기(氣)를 충만하게 하고, 방중술로 정기(精氣)를 새지 않게 하고 체내로 환원하여 뇌를 보(補)하고, 음식과 기거에 절도를 지키고, 약물을 복용하여 정신을 통일하고, 횡사를 가져오는 악귀를 막기 위해서 호부(護符)를 차고, 생명을 단축시키는 진미(珍味)나 미인을 멀리하는 일체의 선술(仙術)을 널리 알고 행하면, 장생불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