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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서울 남강문학회 인사동 망년 모임

김현거사 2013. 12. 10. 10:49

진주 사람은 둘만 모여도 정답다. 거사가 선착순인가 하고 모임장소로 가봤더니, 먼저 도착한 허유 선배님이 막걸리 한 병, 튀김 놓고 독작하고 계신다. 만나자마자 반갑고 그립고 할 말 많다. 막걸리잔 서로 부딪치자 분위기 엎 된다, 허선배님은 50년대 진고가 낳은 천재시인 이다. 서울상대 나와 증권사 사장 경력을 가진 분이다.

 곧이어 정봉화 선배님 오신다. 진주서 해마다 서울 모임에 개근하는 분이다. 정선배님은 사업적으로 성공하여 매번 남강문학회  큰손 역활을 해주시는 점도 존경스럽지만, 살아온 인생사도 존경스럽다. 이번엔 병력을 풀어놓는다. 몸이 반신불수가 되어 부모님 산소가 있는 진양호 옆으로 돌아와서, 보리밥 한공기와 된장 한덩이,그리고 매일 아침 6킬로 꾸준한 산책으로, 먼저 반쪽 하체마비를 극복하고, 그 다음 반쪽 안면근육 마비를 극복하고, 그 다음 반쪽 뇌 마비를 완전 극복한 인간승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자리에 구자운박사와 서울 여자 봉화 안병남님 나타난다. 그들 나타나자 확! 기름에 불 부친 형상이다. 이야기 톤 더 높아지고, 속도 빨라진다. 일초가 아깝다고 서로 떠든다. 여기에 정현주씨가 점잖게 나타난다. '정말 진주 미인이네, 여기 내 앞에 좀 앉으소.' 늙은 총각들이 서로 끌어당긴다. 칭찬들 거침없이 나온다. 진주 사람 여섯만 모이면 벌써 그 자리는 시장판처럼 시끌시끌 시끄럽다.

그러자 올 여름에 시집 내신 정태수 총장님, 수필집 내신 김한석 시장님 나란히 들어온다. 정중앙에 자리잡고, 곧이어 이번 여름에 원고지 15-20매 분량의 글 80개를 완성하여 세군데 문학지에 연재하고 있는 청다선생이 개선장군처럼 힘차게 손 흔들며 들어선다. 대략 원고지 1천4백매 가량 되는 분량을 이번 여름에 썼으니 그럴만도 하다. 본인 말씀대로, 과연 '지리산 독사'답게 독하긴 독하다.

 

 전부 좌정하여 살펴보니, 강남구 강석호 구자운 김달호 김한석 김형도 손정모 박무형 박성순 박용수 박준영 안병남 양왕용 이영혜 이영호 이유식 이인숙 이자야 정태범 정태수 정현주 한영탁 허유 ,거사 빼고 스물세 분이다. 축사는 간략히 1분으로 시간 제한 하였다. 정태수 김한석 김형도 세 분 모두 짧지만 뜻 깊은 축사를 하였다. 부산서 상경한 양왕용 회장 축사도 보태졌다. 문인 모임에 시 낭독이 없을소냐. 이인숙 시인이 <손님>을, 이자야 수필가가 <아침>을 낭독하였다. 50년 전 교가 합창도 있었다. 정태수 김한석 시장님 선창으로 진주사범 교가가 힘차게 퍼지고, 그 다음 진여고, 그 담은 진고 차례인데, 진고는 인원이 많고 세력이 막강해서 소리가 좌중을 압도하였다. 보물 추첨도 있었다. 파카볼펜 15점이 골고루 나눠졌으니, 물주는 김시장님이요, 행사 협찬으로 봉투 내신 분은 정총장님 이다.

 

 파전 순대 안주에 막걸리 소주 각자 임의대로 퍼 마시는데, 금방 안주가 바닥난다. 소리도 시끄럽지만 식욕도 왕성하다. 된장 순두부 밥 한공기씩 돌리고 겨우 진정되는데. 니콰라과서 돌아온 김달호 박사와 소설 <비상의 회오리>를 내서 4만부가 팔린 손정모 박사, 그리고 수필 대상을 탄 이자야씨, 그들도 젊다고 할 나이는 아니지만, 좌중에선 논호레타급이라. 선배님들 사이로 이리저리 오가며 인사도 드리고 격려 받느라고 바쁘다.

 

하이고! 글 쓰는 사람은 망망대해에서 혼자 노젖는 외로운 사람들이다. 알아주는 사람 없고, 고독하다. 이렇게 동지들이 떼거리로 모였으니, 게기가 물 만난 셈이다. 문정에다 고향의 정까지 따끈따끈 하질 않는가. 모두 펄쩍펄쩍 뛰면서 열심히 떠들다 헤어졌다. 오호라! 이로써 서울 남강문학회 2013년은 저물고, 2014년은 스무이틀 해 뜨고 지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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