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관한 글

김여정 선배님

김현거사 2013. 10. 21. 05:34

김여정 선배님

 

 수필가라고 나는 출향문인 모임인 남강문학회 년례행사로 진주에 간다. 개천예술제를 보면서 

진주가 문향이라는 이름이 퇴색된 것이 아닌가 우려를 한다. 물론 예술제는 열리지만, 막상

몸통인 예술제가 초라하고, 유등 행사만 요란하다. 파성 선생님 계실 때를 생각해본다. 그땐, 

예술제 심사위원부터 화려했다. 중앙의 그 이름 익히 알만한 내노라하는 거물들이 내려와

심사를 맡았다. 그래서 개천예술제로 등단한 작가는 누구나 긍지를 가졌다. 내가 아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그러나 지금 진주에서 열리는 개천예술제는 유등행사가 더 요란하다. 그 유등은

화려만 하지, 시적 예술적 향기가 부족하다 싶다.

 

  나는 진주 여행에서 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진주의 여류시인 세 분이 모두 미인이자

원로급 문인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서울 대구 진주에 사시는 세 분을 널리 조명시키고 떠받드는

일이 고향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천예술제에서 만나지못한 마지막 한분을

19일 서울서 만났다. 김여정 선배님 이다.

 

 

 

 마침 만추라 단풍이 곱다. 노랗게 문든 은행잎은 북한강에 어리고, 비취빛 하늘은 붉은

가을산에 앉아 있다. 가장 아름다운 단풍 속에 가장 아름다운 여류를 모시는 일은 거사다운

일이다. 아내와 함께 김여정 선배님을 옥천으로 모셨다. 서울 근교서 냉면 잘 하는 집이다. 

유명산 넘고 설악면에서 북한강 건너, 청평 가평을 거쳐 남이섬 돌아왔다. 많은 이야길

나누었다. 

 

 김여정 선배님(좌측)과 내자

 

        

 

  <백만송이 장미>란 영화를 찍은 카페에서, 박종화, 신석초, 박목월, 구상, 조병화 등 문단

거목들. 모윤숙, 이영도, 전숙희, 조경희, 김남조 , 김후란, 허영자 등 여류들 이야길 들었다. 

커피는 향기롭고, 김선배님 성격은 돌직구다. 쾌할하다. 숨기지 않는다. 호걸형이다. 그래서

과거 문단 거목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것 같다. 정주영 회장과 이런 일 있었다고 한다.

 선배님의 <술 마시는 여자>란 시 속에 <여자가 남자를 마신다>란 구절이 있다고 한다. 

정회장은 여류들 초빙한 파티에서 곁에 와 <여자가 남자를 마신다>는 구절을 외며

반기더라고 한다.

 

 술이라면 현 문협 고문 청다 선배님 생각난다. 협회 기관지 <계절문학>에 <문단 이면사>

를 연재 중인 청다 선배님이 그 분야 신선이다. 허유 강남구 두 선배님도 있지만, 어쨌던 여류

신선으로 김여정 선배님도 알아모셔야 할 분이다. 밤 길 운전이 걱정되어 이날 한번 맘 먹고

대작을 못한 것이 아쉬웠다. 지금 진주 출신으로 서울에 문명 떨치는 분은 문협에 관여하시던

이유식 이영호 강석호 선배님과 동기인 정목일이 있다. 당연히 김여정 시인도 있다.

이 분들 전화 한 통화로 서울의 내노라 하는 거물급 개천예술제 참석은 손바닥 뒤집기일 것이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後笑 金 汝 貞 저서 일람
1969년 처녀시집 『和音』 출판.
1973년 제2시집 『바다에 내린 햇살』 출판
1976년 시선집 『레몬의 바다』 출판.
1977년 수필집 『고독이 불탈 때』 출판.
시해설집 『현대시의 이해와 감상』 출판
1978년 제3시집 『겨울새』 출판.
1982년 제4시집 『파도는 갈기를 날리며』 출판.
1983년 제5시집 『어린 神에게』 출판. 모친 사망
1985년 시해설집 『별을 쳐다보며』 출판.
1986년 제6시집 『날으는 잠』 출판.
1988년 신앙시집 『그대 꿈꾸는 동안』
수필집 『너와 나와의 약속을 위하여』
『오늘은 언제나 미완성』 출판
1989년 제7시집 『해연사』 출판
1990년 5인(홍윤숙.천경자.박완서.이해인.김여정) 공동수필집 『사랑은 고통받는 기쁨이더라』 출판
1991년 제8시집 『사과들이 사는 집』 발간(문학아카데미).
1993년 김여정시전집 발간
1995년 제9시집 『봉인 이후』발간(문학아카데미)
2002년 제10시집 『내 안의 꽃길』발간(문학아카데미)
2006년 제11시집 『초록 묵시록』발간(문학아카데미)
2008년 제 12시집 『눈부셔라, 달빛』 발간(미네르바시선)

2012년 김여정 두번째 시전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