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립니다 눈이 내립니다. 하얀 깃털같은 눈이 사뿐사뿐 내립니다. 눈은 노랗게 시들은 국화 대궁이 위에도, 사철나무 푸른 울에도, 단풍나무 분재 위에도 내립니다. 새들은 눈을 맞으며 부산히 날개짓하며 떼지어 다닙니다. 그 새는 머리통이 검고 가슴이 부드러운 밤색입니다. 동박새일가요 곤줄.. 기고 예정 글 2012.08.05
봄비 나리면 1 봄비 나리는 걸 구경하는 일처럼 행복한 일도 없다. 봄비가 얼어붙은 땅을 촉촉히 적시고 새촉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마음도 봄비에 젖어 새싹이 되는 것 같다. '그 겨울이 가고 또 봄은 가고...',또 봄은 가고....rkxek. rkxek.비가 개이고 산들바람이 불고,하늘에 흰구름이 나르고, 는 것을 .. 기고 예정 글 2012.08.05
봄비 내리면 봄비 내리면(2) 봄비는 동토를 해갈해주고 초목에 윤끼를 입히는 비다. 봄비가 땅을 적시는 것을 보면 마음까지 씻어지는 느낌이다. 나무의 목마름을 해갈해주는 빗소리는 듣기조차 반갑다.비는 만물에 생기를 주는 보약이다. 비가 오면 딸기잎에 맺힌 이슬이 은구슬인양 빤짝인다.그 맑.. 기고 예정 글 2012.08.05
나무를 태우면서 나무를 태우면서 김창현 벽난로에 나무를 태우다 보니 나무마다 특징이 있다. 가장 화끈한 소리를 내며 타는 나무는 회양목이다. 회양목은 나무 줄기가 단단해서 도장 재료로 쓰는 나무다. 나무에 불이 붙으면 속에서 따발총 쏘는 소리가 난다. 콩알처럼 작은 잎 속에 무슨 성분이 들었는.. 기고 예정 글 2012.08.05
목단꽃 모란꽃 김창현 모란꽃 피는 5월이다. 얇은 세모시에서 서걱거리는 소리가 날 것 같은 것이 모란 꽃잎이다. 한지 주름 방금 다림질한 것 같은 것이 모란 꽃잎 이다. 금분(金粉)에 용뇌향 사향을 섞은 듯 형언하기 어려운 향기를 풍기는 것이 모란 꽃술이다. 이 모란이 비 개인 아침 푸른 잎.. 기고 예정 글 2012.08.05
구름 구름 구름은 만년설 덮힌 설산을 배회하는 솔개다. 호숫가를 나르는 학이다. 구름은 푸른 산을 더욱 푸르게 만드는 화가요, 숨겨진 폭포를 찾아가서 장막을 치고 노는 풍류객이다. 들꽃을 만나는 선녀요, 옹달샘에 얼굴을 비쳐보는 여인이다. 구름은 머루 다래 사랑하는 산아가씨요, 나무.. 기고 예정 글 2012.08.05
군불 군 불 간혹 할아버지 댁에 가면 군불을 때곤 했다. 진주 신안동 잿마당 꼭대기 그 집은 밥 하는 큰 아궁이는 부억에 있고, 탕수국 끓이는 작은 아궁이는 밖에 있었다. 작은 방 아궁이 옆은 사릿문 달린 대밭이고, 대밭 안에 들어가면 감나무 과수원이 있었다. 주로 추석이나 설날이.. 기고 예정 글 2012.01.29
봄비 내리면 봄비 내리면 봄비 오는 것을 보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없다. 얼어붙은 땅을 봄비가 촉촉히 적시어 땅 속의 새촉들이 단비 머금고 올라온다는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비가 개이고 산들바람이 불면,흰구름 나르는 하늘 아래 푸른 풀이 돋으면,마음은 어릴적 고향의 봄으로 날라간다. .. 기고 예정 글 2012.01.28
또 한번 년말을 보내며 또 한번 년말을 보내며 두보는 '가는 곳마다 외상 술값은 항시 있는데, 인생은 옛부터 칠십을 살기 드물었네(酒債尋常行處有,人生七十古來稀)' 라고 읊었다. 고래희(古來稀)란 말은 그의 '곡강시(曲江詩)'에서 나왔다. 며칠 전 친구가 '우리 고희가 내년이냐 후내년이냐'고 물어, 속.. 기고 예정 글 2011.12.29
땅 굴 파는 노인 아마 그 프로그램이 '세상에 이런 일이'였을 것이다. 자기집 둿산에 땅굴을 파는 노인이 있었다. 그는 굴속에 아예 침대를 놓고 그 위에서 자고, 배고프면 라면 꿇여먹으며 땅굴만 파고 있었다. 그리고 무척 만족해하고 있었다. 굴 속 바위 틈에 동그란 석질의 무뉘가 나오면 그걸 달같다고 소개하고, .. 기고 예정 글 201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