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이별하는 법에 대하여

김현거사 2022. 8. 9. 10:08

이별하는 법에 대하여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을 불교에서는 愛別離苦라 한다. 이 괴로움을 나는 비교적 일찍 경험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였다. 문학과 철학 좋아하던 친구가 자살하자 나는  너무나 큰 충격에 대학을 중퇴하고 군에 입대했다. 자학하는 심정으로 3년간 운전병 생활을 한 후 제대하자 남해와 욕지도에서 2년간 시간 보냈다.  5년만에 복학한 대학시절 가장 친한 친구는  희랍에서 박사학위 받고 모교에서 강의하다가 골수암으로 세상 떠났다. 직장 시절 가장 친하던 후배는 속초에 연호콘도를 세웠지만 간암으로 타계했다. 유난히 친했던 K, C, O 라는 세 친구도 갔다. 그들은 나에게 삶의 기쁨을 주었지만, 삶의 공허와 애수도 주었다.

水流花開. 원래 천지는 물 흐르고 꽃 피는 곳이다. 나는 분재를 배웠다. 나는 사람 보다 나무를 사랑했고, 분재한테 이별하는 법을 배웠다. 아끼던 소나무가 죽었을 때 나는  愛別離苦를 깨달았다. 살아있는 건 다 죽는다. 이별과 아픔은 필연적이다. 사랑했기에 이승은 더 아름답다. 마음 수행이다. 요즘 나는 산책로에 핀 들꽃을 본다. 이제 들꽃 하고 이별 연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