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노래(둘레길 14번 코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전라도와 경상도 중간쯤
지리산 둘레길 14번 코스 중촌마을에
야생차 감잎차 돌배 파는 찻집 있어
차꽃이 하얀 동백꽃 같고 매화꽃 같다는
산 생활 28년 차 60대 노부부가 산다
몸이 아파 서울을 떠나 오다 오다 보니까
굽이굽이 살면서 거길 왔다는 할배는
지리산에서 숨 쉬던 구불구불한 나무로
수제 의자 만들어 손님께 제공하고
할매는 연한 녹차 잎과 꽃으로 녹차 부침개 만들고
천 원짜리 커피와 라면도 판다
해발 1100 고지에 차나무 뽕나무 심고
하루에 한 두 명 둘레꾼 찾아와도
그것이 생활에 보탬이 된다고 감사하고
산에 더덕 쑥부쟁이 천지라고 감사하고
밤에 머리 위에 눈부신 별과 달 있다고 감사하고
신선한 바람과 풀내음과 새소리에 감사하면서
자기들은 복이 많아 지리산에 산다는
神農 시절 백성이 거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