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노래(둘레길 14번 코스)

김현거사 2021. 12. 22. 10:59

지리산의 노래(둘레길 14번 코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전라도와 경상도 중간쯤

지리산 둘레길 14번 코스 중촌마을에

야생차 감잎차 돌배 파는 찻집 있어

차꽃이 하얀 동백꽃 같고 매화꽃 같다는

산 생활 28년 차 60대 노부부가 산다

 

몸이 아파 서울을 떠나 오다 오다 보니까

굽이굽이 살면서 거길 왔다는 할배는

지리산에서 숨 쉬던 구불구불한 나무로

수제 의자 만들어 손님께 제공하고

할매는 연한 녹차 잎과 꽃으로 녹차 부침개 만들고  

천 원짜리 커피와 라면도 판다

 

해발 1100 고지에 차나무 뽕나무 심고

하루에 한 두 명 둘레꾼 찾아와도

그것이 생활에 보탬이 된다고 감사하고

산에 더덕 쑥부쟁이 천지라고 감사하고

밤에 머리 위에 눈부신 별과 달 있다고 감사하고

신선한 바람과 풀내음과 새소리에 감사하면서

자기들은 복이 많아 지리산에 산다는

神農 시절 백성이 거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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