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환골탈태가 필요하다(1)/경남미디어 칼럼 김창현 수필가
옛부터 ‘북평양 남진주’ 란 말 있다. ‘조정인재 반재영남, 영남인재 반재진주’란 말도 있다. 진주가 그만큼 풍광 좋고 인재 많았다는 이야기다. 필자가 63년도에 서울 올라왔을 때 고향이 진주라면 사람들은 다들 좋은데 산다고 부러워했다. 당시 사천, 삼천포, 남해, 산청 사람도 고향이 어디냐 물으면 진주라고 대답했다.
그만치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던 진주가 요즘 부쩍 수상쩍다. 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기업 만족도는 전국 꼴찌 수준이고, 각종 비리 불거지고, 인구가 줄고있다. 산은 안에서 보면 안보이고, 밖에서 보면 보인다. 타향에서 고향에 몇가지 제안을 드린다.
새로 취임한 시장이 '진주시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부패사건이 발생할 경우 해당 직원의 소속 부서에도 페널티 적용 등 연대책임을 물을 계획'이라 한다. 그동안 진주시 공무원 부패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 공무원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 뼈를 바꾸고 태를 꺼집어내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각오로 악성 종기는 과감히 도려내버려야 한다.
제갈량은 눈물을 흘리며 마속의 목을 베었다. 거기서 읍참마속 고사 생겼다. 시 책임자는 과감히 칼을 뽑아야 한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적당히 주무르면 병을 고칠 수 없다.
두번째는 새 살을 이식해야 한다. 현재 진주시 예산은 1조원 넘는다. 그 어마어마한 예산을 효과적으로 쓰고 있는가. 재벌기업에서 원가절감 해본 경험자에게 맡기면, 적어도 2천억원 정도 삭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 관료사회와 재벌기업의 원가의식은 이처럼 차이가 크다. 필자는 진주시가 우리나라 최초로 이런 혁신적 예산 삭감을 실시한 첫 지자체이길 바란다. 진주 모 고등학교는 서울대 전체 수석을 낸 적 있다. 한 때 전국에서 서울대 최다 입학의 영광도 누렸다. 누가 진주에 인재가 없다고 말하겠는가.
예산 이야기 나온김에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챙겨보자. 그동안 다른 도시는 뭘 했는가. 사천은 남해에 케이불카 설치했고, 통영은 미륵산에 케이불카 설치했다. 남해는 기존 다리 외에 다리 두개 더 놓았고, 함양은 산양삼 수천만 주 심어 산삼휴양밸리 만들었다. 여수는 철도청 관광열차가 관광객을 나르고, 진해는 군항제에 연인원 100만을 불러들인다.
진주는 뭘 했는가. 소싸움은 청도에 밀렸고, 개천예술제는 유등제 뒤로 밀렸다. 불 꺼진 창처럼 컴컴하다. 한가지 반가운 건 최근 진주 한 신문에 <도시 재생>이란 말이 등장한 것이다. 원가절감 하면 도시 재생 가능하다. 물론 노면전차도 만들 수 있다.
수원 성곽 안 꼬마열차는 추석이면 꼬박 4시간을 기다려야 탈 수 있다. 수익성 좋다는 이야기다. 이건 진주가 착수하면 더 좋다. 촉석루에서 출발, 천수교 망경동 돌아오는 코스는 강과 성곽, 대밭과 다리가 너무나 아름답다. 진양호에 '까꼬실'이란 동네 있다. 여수 순천은 멀쩡한 땅에 바다정원 만들었고, 북촌역은 멀쩡한 밭에 코스모스 심어 한풍경 한다. 수몰되어 원주민 이주해버린 까꼬실 이다. 땅값 싸겠다, 호수 옆이겠다, 세상 어디에 그보다 넓은 코스모스밭 만들기 적당한 곳 있겠는가. 진주는 서부 경남 중심지다. 장기적 안목으로 지리산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앞으로는 힐링, 웰빙, 슬로시티가 사람들이 선망하는 곳이다. 진주는 남해와 지리산을 끼고 있다. 사람들은 알프스 산하의 남프랑스나 스위스를 천국처럼 여긴다. 진주는 남프랑스처럼 발전해야 한다. 알프스는 산악철도, 장가계는 케이불카가 편리하다. 진주는 천왕봉 케이불카 건설에 앞장서야 한다. 산악철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덧부쳐 진주는 교육, 예술, 역사의 도시다. 케임브릿지는 대학 도시, 빠리는 예술 도시, 아테네는 역사 도시다. 세 도시 모두 교육, 예술, 역사 중 어느 것 한가지만 가지고 유명하다. 진주는 그 셋을 다 가졌다. 진주는 청정자연과 인재를 가졌다. 공장 유치만 살 길 아니다. 좌고우면 하면서 시간 보내지 말고, 혁신적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경남미디어 3월22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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