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모정(慕情)

김현거사 2018. 10. 2. 07:20


  모정(慕情)

 

 

    영화 '모정(慕情)'을 이야기 하면 사람들은 영화보다 주제곡 이야길 먼저 한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이 곡은 영화 전편에 흐르는데, 특히 연인이 한국전에서 전사한 신문기사를 읽고 한수인이 마크와 자주 만나던 언덕 나무 아래로 달려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울려퍼지는 코러스는 많은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이 곡은 알프레드 뉴(Alfred Newman)이 작곡하고,  폴 후랜시스 웹스터(Paul Francis Webster)가 시처럼 아름다운 가사를 만들고, 냇킹콜과 앤디 윌리엄스가 노래 불렀다. 한국에서도 패티 김을 비롯한 수많은 가수가 노래 불렀다.

 

      영화 모정 OST

  

 

 가사부터 살펴보자.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사랑은 황홀한 것이예요)

It's the April rose that only grows in the early spring. (사랑은 이른 봄에만 피는 4월의 장미 같은 것이예요)

Love is nature's way of giving. A reason to be living. (사랑은 자연처럼 주는 것이예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예요)

The golden crown that makes a man a king. (사랑은 사람을 왕으로 만들어주는 금관이지요)

Once on a high and windy hill, In the morning mist, Two lovers kissed. And the world stood still. (언젠가 바람 부는 높은 언덕, 아침 안개 속에서,  연인이 입맞춤 할 때, 세상을 그대로 멈추어 버렸)

Then your fingers touched My silent heart and taught it how to sing.(그때 당신의 손가락이 나의 조용한 가슴을 터치하여 어떻게 노래 하는지 가르켜 주었지요)

Yes, true love's A many splendored thing.(그래요. 사랑은 참으로 황홀한 것이예요)



 모정(募情)은 1955년 미국의 20세기 폭스사에서 제작한 영화로, 1950년대 초 홍콩을 배경으로 하여 홍콩 주재 미국인 특파원 마크 엘리어트(월리엄 홀덴) 영국인과 중국인 혼혈아 한수인(제니퍼 존스) 여의사의 사랑이야기를 수채화처럼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1949년 홍콩, 한수인은 군인이었던 남편이 전사하고 병원에서 근무하던 어느날, 병원이 주최한 파티에서 미국인 신문기자 마크와 알게 되어 두사람은 사랑하게 된다. 싱가폴에 부인을 두고 있던 마크는 아내와 정식으로 이혼하려 하지만 아내가 동의해주지 않는다. 주위에서는 혼혈아와 유부남의 불륜이라고 비난하지만 이들에게는 상관이 없다. 그러던 중에 한국전이 발발하고 마크는 종군기자로 한국으로 떠난다.

 

 

 

 

헤어질 때 수인은 마크가 돌아올 때 그 나무 아래서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마크는 한국전쟁을 취재하면서 수인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던 어느날 하얀 나비가 옆에 날라가는 걸 본다. 그리고 곧이어 북한군의 포탄이 작열한다.  

 

 수인은 그날도 마크의 편지를 읽고 있는데 마크가 사망했다는 신문기사를 친구가 보여준다. 수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마크와 둘이서 사랑을 속삭이던 추억의 언덕을 향해서 달려간다. 그런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연인 마크가 나무 옆에 서있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달음박질해서 달려가는 그녀 모습 뒤로 슬품을 카타르시스 시키려는듯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사랑은 황홀한 것이예요)  장엄한 코러스 음악이 힘차게 울린다. 수인이 나무 옆에 도착하자 마크의 환영은 사라지고, 마크의 영혼인듯 어디선가 하얀 나비가 나무를 찾아와 잠시 멈추어 날개를 몇 번 퍼덕이다가 날라가버린다.
 



 ‘모정(慕情)’의 원작 소설을 쓴 한수인은 1917년 9월 중국 허난(河南)성에서 중국인 철도 엔지니어 아버지와 벨기에 귀족가문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저우광후(周光瑚)이고 필명 한수인은 중국어 ‘한속영(漢屬英)’을 음역한 것인데, 뜻은 ‘중국인이 영국인이 됐다’라는 의미다. 그는 옌칭대(베이징대와 통합)에서 의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브뤼셀과 런던 등지에서 공부했다. 논픽션과 소설을 영어와 프랑스어로 썼는데, 본편은 호주 출신 기자인 남편을 한국전쟁에서 잃은 자신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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