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련암에서

김현거사 2018. 9. 2. 09:58

홍련암에서


낙산호텔 커피숍에 가면
요즘 관음보살들은

썬텐한 어깨에 썬글라스 끼고
아이스커피 마신다
천년 전에도 그랬던가

원효대사 유혹한 빨래터 여인의 적삼 같은

하얀 술패랭이꽃 홍련암 풀밭에 많은 걸 보면

여기가 여인의 영토 맞는데

밑에 시퍼런 파도가 보이는 홍련암 바닥 널판지는

천삼백년 보살들 백팔배로 파랑새와 관음보살이 면


보살들 백팔배 허벅지 살로 부드러워진
홍련암 바닥 널판지

천삼백년 전부터 피었던

홍련암 해당화처럼 향기 짙고

 

 파랑새 울고<br>
 해당화 붉은<br>
 여인의 절.<br><br>

 홍련암에서 굳이 관음 친견을 애쓰랴.<br>
 네살짜리 어린 계집애 하나 한쪽 신발 벗어놓고 <br>
지금도 뜰에서 놀고 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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