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미언덕

김현거사 2018. 8. 6. 07:53

당미언덕

 

밤에 내가 담 넘어로 연애편지 던지던 칠암동 그 집은

지금 냉면집으로 변했고

건너 당미언덕에서 보면

끝없는 청보리밭이던 신안동 들판은

대단지 아파트촌으로 변했다

이쪽 당미언덕 아래 메기통에선

배건너 아이들이 혼인색 띤 피래미처럼

민첩하게 다이빙 하며 놀았고

강 건너 사범학교 여학생은

한여름 서장대 진주교 먼 길 돌아오기 싫어

바지 적시며 탱자꽃 보다 하얀 맨발로

강을 건너왔는데

50년 전 추억이 서린 당미언덕은

천전학교 운동장에서 보던

미국공보원 활동사진처럼

필림이 자주 끊기고

이젠 새로 생긴 천수교 때문에

모습도 많이 변했고

낮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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