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로 낙동강을 지나며

김현거사 2011. 6. 16. 21:33

책을 덮으리라 꽃이 더 말을 하니
기차에 몸을 싣고 낙동강 내려가니
구미 대구 돌아서 삼랑진 부산까지
칠백리 봄빛이 글보다 선명하다.

 

파릇파릇 봄버들 훈풍에 나부끼고
과수원 배꽃은 화사한 비단인양
복숭아꽃 살구꽃과 농염을 다투는데
아름답다 낙화유수 무릉향이 거기런듯

 

인적없는 강촌은 기적소리 하나에도
낙화는 꽃비되어 일시에 떨어져서
바람 타고 하늘하늘 허공에 날리다가
옥처럼 푸른 물 수놓고 가는구나. 

냉이싹 푸른 언덕 햇발은 따쓰하고

씨암닭 따라가던 병아리들 한가롭던

꽃 피는 고향이듯 낮익은 모습이나

떠나온 고향길은 40년 전 옛일인듯


청운의 푸른 꿈 깨고보니 일장춘몽
강물에 흘러간 낙화의 꿈이었다.
그대여 묻지마소 무슨 말 필요하랴
잔 씻어 권해다오 홀로 취해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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