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미언덕
밤에 내가 담 넘어로 연애편지 던지던 칠암동 그 집은
지금 냉면집으로 변했고
끝없는 청보리밭이던 신안동 들판은
대단지 아파트촌으로 변했다
거기 강 건너 당미언덕 아래 메기통에서
혼인색 띤 피래미처럼 민첩한 배건너 아이들이
다이빙 하며 물고기와 놀았고
강 건너 사범학교 여학생은
한여름 서장대 진주교 먼 길 돌아오기 싫어
바지 걷어부치고 탱자꽃 보다 하얀 맨발로
강 건너왔는데
50년 전 그 일들이 이젠
별 아래 천전학교 운동장에서 보던
유에스아이에스 미국공보원 활동사진처럼
필림 끊기는데
천수교마져 새로 생겨
모습도 변했다
내 죽거던 님이여'란 시를 새긴
망진산 꼭대기 바위는 봉수대로 변했으며
벚꽃 피면 멋 내고 당미 언덕으로 마실 나와
깔깔거리던 바람 난 배건너 처녀들은
지금 어디 사는지 모른다
진주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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