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폭풍의 언덕

김현거사 2017. 7. 21. 20:54

 

 폭풍의 언덕 

 '폭풍의 언덕'은 에밀리브론테 작품이다. 에밀리는 1818년 영국 요크셔 주 손턴에서 영국교회 목사의 넷째 딸로 태어났다. 언니 샬럿은 '제인 에어 Jane Eyre'에밀리는 '폭풍의 언덕', 앤은 '아그네스 그레이 Agnes Grey' 출간했다. 

 

브론테 자매(왼쪽부터 샬럿, 에밀리, 앤)

 

 에밀리는 '폭풍의 언덕' 출간 뒤 건강이 나빠져 1848년 12월 19일 결핵으로 숨을 거두었다. '폭풍의 언덕'은  출판 당시에는 소설에서 느껴지는 음산함과 등장 인물들의 야만성 때문에 반도덕적이라 비난 받았으나, '서머셋 몸'이  ‘세계 10대 소설’ 중 하나로 선정한 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멜빌의 <모비 딕>과 더불어 영문학 3대 비극으로 꼽히게 되었다.

 

 

 영화 '폭풍의 언덕'을 이해할려면 먼저 황량한 벌판 커다란 바위에 대한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거기 주인집 어린 딸 캐시와 그 집 머슴격인 히스크리프가 자주 올라가 논다. 둘은 그 바위를 성이라 부르며 서로를 공주님 왕자님이라 부른다. 누가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 했던가? 여기서 사단은 벌어진다. 철모를 때 싹 튼 이 감정이 둘이 성장하자 죽음도 끊지 못할 비극으로 끝난다. 

 

 

 누구나 그런 경험 있을 것이다. 어릴 때 가서 놀던 곳이 있을 것이다. 거기가 뒷동산이던 냇가던, 시골이던 도시던 상관없다. 거기서 만난 잊지못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망경산 꼭대기 한 바위에 크스티나로젯티의 시를 새긴 적 있다. 그 바위는 없어져 버렸으나, 나는 히스크리프처럼 그 바위와 그 소녀를 잊지못한다.

 그런 경험 없는 사람은 이 영화가 처음부터 좀 밋밋할 것이다.

 

 

 요크셔 농장 안 저택의 주인 언쇼는, 리버풀에 나갔다가 한 고아를 마차에 싣고 돌아온다. 아이에게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자신의 아들 힌들리, 딸 캐시와 함께 키운다. 캐시와 히스크리프는 곧 친한 친구가 되었으나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적대시하여 사사건건 그를 학대한다.

 아버지 언쇼가 죽자 주인이 된 힌들리는 히스크리프를 더욱 학대했고, 캐시와 히스크리프의 끈은 더욱 강해진다.

 그러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다. 우연한 기회에 유복한 린턴 가(家)에 초대 받아가게 된 캐시는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면서도 에드거의 구혼을 받아들인다. 결혼 소식을 듣게 된 히스클리프는 종적을 감춰버린다. 캐서린은 그의 행방을 수소문하지만 찾지 못하고 결혼식을 올린다. 

  몇년 뒤 폭풍언덕에 다시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유복한 신사로 변해 있다. 그러나 그의 가슴은 캐서린에 대한 사랑과 힌들리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고 있다. 그는 힌들리를 도박에 손을 대게 해 전 재산을 빼앗고 그 저택에 살면서 힌들리의 아들을 하인으로 부리며 자신의 당한 것처럼 학대한다.

 캐시의 남편 에드거의 누이동생 이사벨라와 결혼하여 캐시와 에드거를 괴롭힌다. 캐시는 히스클리프로 인해 번민하다가 아이를 낳다가 죽는다. 캐서린이 죽자 히스클리프도 캐서린의 환영(幻影)을 쫓아 죽어간다.

 그후 히스크리프가 살던 저택엔 밤이면 캐시의 혼령이 나타난다. 눈보라치는 어느날 밤 히스크리프와 캐시가 그들이 놀던 그 황량한 황무지 바위 언덕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황무지에 살았던 어린이의 사랑이 곱게 그려져 있다. 끝머리에도 '죽은 영혼이 어릴 때 놀던 그 바위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시적으로 마무리한 점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