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의 꼽추(Notre Dame de Paris.1956)
영화 <노트르담의 꼽추>는 빅토르 위고의 1831년 작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가 그 원본이다. 이 소설은 노트르담 탑 어느 외진 구석 벽에 새겨진 아낭케(Anaykh)라는 단어에서 시작된다. Anaykh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여신을 말한다. 누군가 자신의 가혹한 운명을 한탄하여 여신의 이름을 벽에다 새겨놓은 것이다. 이 Anaykh란 글자가 작품의 전편을 통하여 소설의 토대가 되고 영화의 기반이 된다.
영화의 무대는 1482년 1월 6일이다. 이날 노트르담 탑 앞에는 예수 공헌 축일을 맞아 연극 공연이 진행된다. 그러나 많은 집시들과 거지들이 야유와 잡설로 연극을 방해하면서 차라리 바보 왕 뽑는 놀이를 하자고 외친다. 그 놀이는 군중들 속에서 가장 외모가 못생긴 사람을 왕으로 뽑는 행사다. 이때 집시 에스메랄드가 잘리란 이름의 염소를 데리고 나타나 고혹적인 춤과 노래로 한바탕 관중을 시선을 붙잡는다. 이때 탑 뒤에선 노트르담 부사제 프롤로가 그 관능적인 모습을 훔쳐본다. 거지들이 몇 사람 거지왕 후보를 추천하는데, '잠깐, 이 사람을 봐요' 에스메랄드가 옆에 있던 노트르담의 종 치기 콰지모드를 추천한다. 콰지모도는 꼽추의 몸에 외눈의 찌거러진 얼굴을 한 추악한 모습이다. 만장일치로 콰지모도가 뽑히고, 사람들은 환호하며 콰지모도를 가마에 태운 후 거리를 행진한다. 이때 행열을 막고 검은 망토를 걸친 노트르담 탑의 부사제 프롤로가 나타나는데, 그는 고아인 콰지모도를 어릴 때부터 양육해온 사제이다. 그가 엄숙한 얼굴로 콰지모도를 수레에서 내려오라고 지시하자, 수레 위에서 의기양양하던 콰지모도는 즉각 수레에서 내려온다. 그날 밤 11시. 광장에서 에스메랄드의 노랫소리가 들려오자 부사제 프롤로는 콰지모도에게 그녀를 납치해오라고 지시한다.
프롤로는 겉은 깨끗한 성직자이지만, 마음이 음험한 이중인격자다. 콰지모도는 겉은 곱사등이 추남이지만 마음은 순수하다. 콰지모도는 프롤로의 명에 따라 골목에서 에스메랄다를 납치하려다가 거길 지나가던 왕실 근위대장 피버스와 그의 부하들에게 잡힌다. 피버스는 집시 여인을 말 위에 태우고 '당신 이름이 뭐야?' 묻고, '에스멜라드'라고 대답하자, '내 이름은 피버스'라고 자기 이름을 알려준다. 피버스는 태양을 의미한다. 에스메랄다는 자기를 구해 준 피버스에게 호감을 갖고 자기는 원래 태양을 사랑했다고 말한다. 피버스는 달빛 아래 말을 타고 어디론지 가고 싶다는 에스메랄다를 노파와 난쟁이가 운영하는 여인숙으로 데려간다. 방값을 지불한 후 에스메랄드를 껴안으려고 하자, 여인은 재빨리 단도를 꺼내 위협하고, '굳나잇 피버스!'란 말을 남기고 도망친다.
한편 예수 공헌 축일의 연극 대본을 쓴 시인 그링고는 집시 소굴로 잡혀가 무단 침입죄로 사형 선고를 받는다. '내가 무슨 죄로?' 시인이 항의하자, '일주일 전에 루이 왕이 광장에서 도둑 한 명을 처형했어. 우리들도 공평하게 정직한 사람 하나를 처형하여 회답하는 거지'. 거지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이어서 사형집행인이 여러 사람에게 공지를 하는데, '짚시법에는 교수형을 처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건 어떤 여인이 그를 선택했을 경우지. 누가 이 남자를 선택하겠는가?' 하자, 세 여인이 나서지만 모두 포기하고, '스톱!' 에스메랄드가 나타나 그링고를 남편으로 선택한다. 집시들이 술단지를 땅에 던져 네 조각이 나자, 두 사람은 4년간 부부로 살기로 결정된다. '이제 내 거예요. 로프를 풀어요'. 에스메랄드는 시인을 데리고 숙소로 가서 '난 시인에 대해선 잘 몰라요. 그가 가난하고 굶주린다는 것만 알죠' 하고 말하고, '어쩌다 시인이 되었어요? 군인처럼 용감하지 못하고, 사제가 되기엔 신앙심이 부족해서 그랬나요?' 하고 묻는다. 남편임을 주장하는 그링고에겐 아침에 염소 잘리를 씻기는 일과 산책하는 일을 맡긴다.
한편 콰지모도는 집시 여인을 납치하려던 죄로 광장의 형틀에 묶여 채찍질을 당한다. 그러다 채찍을 휘두르던 집행인이 목이 말라 단지의 물을 마신 후 떠나자, 목 마른 꼽추가 물 한 모금 달라고 외치지만 군중들은 야유만 보낸다. 이때 에스메랄다가 단에 올라가 콰지모도 입에 물을 흘려준다. 콰지모도는 천사 같은 에스메랄드의 모습을 보고 '친절하시군요. 고맙습니다' 하고 외친다. 이때 연금술사인 노트르담 부사제를 만나러왔던 바스티유의 주교는 탑 위에서 그 광경을 보고 '저 사람이 왜 형벌을 받는가?' 묻는데, 프롤로는 '어젯밤 집시 여인을 납치하려고 했다'며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냉정히 말한다.
다음 장면은 '어서 오세요. 곧 에스메랄드와 염소 잘리가 옵니다' 시인 그링고가 광장에서 군중들에게 외치고 있는 장면이다. 거기 나타난 프롤로 부사제는 '시인이 할 일이 못되는군!' 비웃고, '전 지금 시인이 아니에요. 아내를 돕는 것이에요' 하고 대답하자, '결혼했어?' 묻고, '완전하진 않지만 의식을 치렀어요' 하자, '집시를 껴안다니 저급하군' 하고 비난한다. 에스메랄드는 염소 잘리를 시켜 글자를 하나하나 물어오게 해서 그가 사랑하는 피버스란 단어를 만든다. 그러고 자랑스레 고개를 들다가 부사제 프롤로와 눈이 마주친다. 프롤로는 에스메랄드에게 '마녀!'라고 외치며 사라진다. 이때 말을 타고 광장에 나타난 피버스는 귀부인 싸롱에 올라가 거기서 결혼 상대 처녀를 만나는데, 처녀가 광장을 내려다보며 '저 사람이 당신의 집시 여인 아닌가요? 염소를 몰고 다니고 춤도 잘 춘다고 하던데요?' 하고 묻자, '어두워서 잘못 보았어요' 하고 대답한다. '그녀를 광장에서 쫓아내요' 하자, ' 쉬운 일이요. 부하에게 지시하겠어요' 했다가, '아니에요 당신이 직접 해서 내 질투심이 어리석었다는 걸 증명해요' 하자, 그녀 손에 키스한 후 광장으로 내려가 부하들에게 광장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쫓아내라고 명령한다. 에스메랄드에겐 닦아가선 '나한테서 도망갔지? 감사를 그렇게 표시하나? 하고 묻고, '다시 만날 줄 알았어요. 내가 가는 곳마다 잘리는 당신 이름을 땅에다 써요' 여인이 대답하자, '당신을 찾느라고 온밤을 지새웠어. 진심으로 당신을 갈망했지' 하고 말하고, 여인이 '그 말하려고 여기 왔어요? 광장의 사람들이 가니, 나도 가겠어요' 하니, '오늘 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고 묻고, 여인이 '어디서요?' 하고 묻자 '우리가 만난 그 집에서' 하고 대답한다. 그러곤 귀부인들이 내려다보고 있는 싸롱을 올려다보며 에스메랄드를 쫓아낸 듯 두 팔 벌려 인사하고, 그걸 본 처녀는 '어머니! 내가 사랑하는 것만큼 저 사람도 나를 사랑해요' 하고 감격해한다.
그날 밤 피버스는 만취한채 밀회 장소로 가는데, 어둠 속에서 부사제 프롤로가 나타난다. '여인을 만나러 가는군. 집시 여인을 그냥 놔두게' 하고 말하고, 피버스가 '당신 도대체 누구야' 하고 묻자, '그녀는 임자가 있어요' 한 후 사라진다. 피버스는 여인숙에 도착하여 노파의 손에 금화 한 개를 건네주고 2층으로 올라간다. 곁에 있던 난쟁이는 노파가 상자에 넣어둔 금화를 꺼내고 거기에 떡갈나무 잎을 한 장 넣어둔다. 창가에서 연인을 기다리던 에스메랄드는 연인의 품에 안기고, 창밖에서 프롤로는 이를 지켜본다. 키스를 하던 중 에스메랄드가 전에 그걸로 피버스를 위협했던 단도를 창밖으로 던져 버리자, 프롤로는 창 밖에서 그 단도로 피버스의 등을 찔러버린다. 소란 때문에 방문을 열어본 노파와 난쟁이는 '사람 살려! 집시 마녀가 피버스를 칼로 찔렀어요' 비명을 지른다.
에스메랄드는 근위병 대장을 찌른 죄로 법정에 끌려가고, 법정은 여인숙 노파와 난쟁이를 증인으로 부른다. 노파는 에스메랄드가 염소로 변한 악마와 공모하여 살인을 범했다고 진술하고, 난쟁이는 금화가 마른 떡갈나무 잎으로 변한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한다. 법관들은 나뭇잎을 증거품으로 모두에게 공람시킨다. 그 자리에 배석한 부사제 프롤로는 '증거가 틀림없다'라고 말한다. 프롤로는 난쟁이에게는 '마법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검은 옷을 입은 자를 봤느냐'고 물어보고, 아마도 그 자가 범인일 것이고, 집시 여인은 범인이 아닐 거라고 단정한다. 법정은 에스메랄드에게 사실을 자백하라고 강요하다가, 피고가 계속 거부하자 발에 족쇄를 채우고 고문을 가한다. 너무나 큰 고통을 견디지 못한 여인이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말할게요. 피버스가 나에게 키스할 때 칼로 찔렀어요' 하고 허위자백을 한다. 법정은 피고에게 교수형 선고를 내리고, 이윽고 성당의 종이 울리고, 마지막 죄인을 보내는 미사를 올리려는 사제들이 나타나고, 에스메랄드의 목엔 교수형 밧줄이 걸린다. 그 순간에 탑에서 스르르 밧줄을 내려오고, 그걸 타고내려온 콰지모도는 형 집행인을 밀치고 여인을 탈취해서 노트르담 탑 안으로 도망가며 'SANCTUARY'(聖域)란 단어를 외친다. SANCTUARY는 인간의 권한이 미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숲이나 언덕, 혹은 성당을 말한다.
영화는 이 대목부터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와 가장 못생긴 추남 사이의 순애보적 사랑을 보여준다. 너무나 아름다운 에스메랄드와 너무나 못생긴 콰지모도의 극과 극의 대조 속에 꼽추의 순정이 표현된다. 여인을 종각으로 데려온 꼽추는 에스메랄드 목에 걸린 밧줄을 풀어주는데, 그때 눈을 뜬 여인이 놀라서 '안돼! 해치지 마' 하고 비명을 지르자, 더듬드듬 더듬거리는 말로 '무섭게 해서 죄송해요. 해치지 않는다고요. 여긴 안전해요. 여기선 아무도 당신을 건드릴 수 없어요. 지난번엔 시킨 거라 어쩔 수 없었어요. 밖에 나가지 말아요. 사람들이 당신을 죽일 거예요. 전번에 내가 광장에서 매를 맞을 때 물을 줘서 고마워요.' 하며 여인을 달랜다. 그리고 필요하면 자기를 부르라며 작은 호루라기를 여인의 손에 쥐어준다.
며칠 뒤 부사제 프롤로는 노트르담 탑에서 난간을 거니는 에스메랄드를 발견한다. 그는 즉시 닦아가 '살아있었군. 누가 너를 데려왔지?' 묻고, 에스메랄드는 '나는 당신을 알아요. 당신이 피버스를 찌른 검은 옷을 입은 자라고요. 법정에서 가장 사악한 얼굴이죠.' 하고 외친다. 그러자 '너는 내 거야'라면서 부사제는 에스메랄드를 껴앉고, 여인은 콰지모도가 준 호각을 분다. 그 소릴 듣고 콰지모도가 기둥을 타고 내려가 'SANCTUARY'라고 외치며 사납게 부사제를 제지한다. 그때 부사제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콰지모도의 얼굴을 가리키자, 콰지모도는 부사제 앞에 무릎은 끓는다. 이때 에스메랄드가 다급히 '날 도와줘요' 부탁하자 처음엔 '난 못해요' 고개를 저었으나, 여인이 호각을 꺼내서 불자, 부사제한테로 돌아선다. 부사제는 험악한 그 모습을 보자 방을 나가버린다. 콰지모도는 '그가, 그가 당신을 훔쳐오랬어요' 더듬거리며 설명하고, 에스메랄드는 '알았어요. 이해해요. 이제는 당신이 덜 무서워요. 당신은 나의 친구예요. 여기 있어요. 가지 말아요.' 손으로 문 앞의 탁자를 가리키며 두 손을 뺨에 대고 거기서 자라는 시늉을 한다. 여인이 방에 들어가자, 꼽추는 그 탁자 위에 검은 고양이를 안고 누우며, '당신은 여기서 자!' 에스메랄드가 한 것과 같이 고양이한테 말하며 행복하게 웃는다.
그 후 꼽추가 자주빛 스카프를 들고 여인이 잠든 방에 들어가서 그걸 놓아두려다가 눈을 뜬 여인이 비명을 지르자 깜짝 놀라 종탑으로 도망친다. 스카프를 손에 들고 방에서 나온 에스메랄드는 자기 먹으라고 문 앞에 놓아둔 과일과 빵을 보고 미소 짓는다. 종탑에선 꼽추가 '왜? 왜?' 자책을 하면서 범종에 머릴 부딪치고 있다. 여인이 닥아가 꼽추의 어깨에 손을 대면서 '당신을 탓한 게 아니에요. 당신은 불행한 얼굴을 가졌을 뿐이에요. 부사제 얼굴이 더 추악해요' 하고 사과하자, 꼽추는 '내 인생은 참혹했어요. 사람들은 나를 비웃고 경멸했어요. 그건 고통스럽지 않지만 당신을 놀라게 한건 날 슬프게 해요' 하고 대답한다. 여인은 꼽추가 놓고 간 스카프를 꺼내 '이거 나한테 준 거예요?' 묻고, '예쁘지 않아요?' 스카프를 어깨에 걸치고 춤을 춘다. 그 모습을 보고 꼽추는 '당신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 드릴게요' 큰 종 작은 종을 마구 친다. 또 위험한 탑의 난간 여기저기로 내려가 돌 틈에 핀 꽃을 꺾어 입에 물고 와서 여인에게 바친다.
이때 에스메랄드는 말을 타고 광장을 지나가는 피버스의 모습을 발견한다. '내가 여기 있는 걸 알면서도 쳐다보지도 않는군요' 슬퍼하다가, 콰지모도가 '그를 좋아하는군요. 그를 데려오길 원하나요?' 하고 묻자, '그래요 데리고 와요. 만나서 내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고 말한다. 피버스는 연인의 어머니를 만나 '에스메랄드가 탑에서 내려오면 잡아서 교수형에 처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콰지모도가 광장에서 기다리다가 그를 만나 탑을 가리키며 '저 위에 에스메랄드가 있다. 꽃을 가지고 가면 기뻐할 거'라고 말하자, 말 없이 꼽추를 밀쳐버리고 말을 탄다. 피버스를 만날 기쁨에 들떠있던 에스메랄드는 돌아온 꼽추가 꽃다발만 건네자, 광장을 힘없이 내려다보며 눈물을 떨군다.
한편 프롤로 부사제는 주교와 함께 성역의 권리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14년간 감옥에 갇혀있는 신학자를 찾아간다. 그에게서 전에도 신앙심 깊은 왕자가 신에게 더 큰 영광을 돌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교회의 특권을 초월한 적이 있다. 영국 교황도 에드워드왕이 마법사를 잡으려고 성역에 들어가는 걸 허락했고, 프랑스 루이왕도 교회를 침입 한 적 있다는 실례를 말해준다. 노트르담의 마녀도 처벌할 수 있다는 이 소식은 곧 거지들에게 알려진다. 거지 왕 클로핀은 노트르담의 에스메랄드를 구하기 위해 떼거리를 몰고 탑에 쳐들어간다. 콰지모도는 성당을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돌기둥을 던지고, 가마솥에 끓인 뜨거운 물을 탑의 난간에 돌출한 3개의 괴수 입을 통해 흘려보낸다. 이를 본 에스메랄드가 '저 사람들은 내 친구예요. 날 구하여 온 거예요' 하고 외치나, 꼽추는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도 당신을 데려가지 못해요' 하고 말한다. 꼽추는 거지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자 사다리를 허공으로 밀쳐버리고, 올라온 거지 하나를 허공에 던져버리지만, 결국 거지들은 납입하여 에스메랄드를 구하여 둘러메고 나온다. 이때 왕의 근위대가 출동하여 거지들을 포위하고 화살을 난사하던 중에 에스메랄드 등에 화살이 꽂힌다. 군인들은 에스메랄드를 교수대로 끌고가고, 에스메랄드를 찾아헤매던 콰지모도는 탑에서 광장 아래 끌려가는 에스메랄드의 시신과 염소의 모습을 본다. 이때 탑에 나타난 프롤로 부사제를 보자 그를 허공에 높이 쳐들어 광장으로 던져버린다.
에스메랄드의 교수형 집행이 된 날이다. 집행인 부하가 시신을 교수대에서 내려 몬토코플 지하감옥에 옮겨놓았는데, 콰지모도는 거길 찾아가 시신 옆에 나란히 눕는다. 수년이 지난 후 서로 껴안고 있는 두 개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한 사람은 교수형을 당한 여자였고, 한 사람은 꼽추였다. 둘을 떼어내려고 했을 때 유골은 먼지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마지막 장면이 감동적이다. 지상에 이처럼 순결한 플라토닉한 사랑이 있을까. '서로 껴안고 있는 두 개의 유골이 발견되었는데, 둘을 떼어내려고 했을 때, 유골은 먼지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는 표현을 대 문호의 문장이 아닌 다른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소설의 처음과 끝, 첫 장면 노트르담 탐의 외진 구석에 손으로 쓰인 Anaykh란 운명의 여신 이름과 이 마지막 장면이 수미일관 완벽한 구성인 점도 감탄스럽다.
이 작품은 1923년부터 11편의 영화가 만들어졌고, 2편의 텔레비전 영화가 나왔는데, 1956년 장 들라누아(Jean Delannoey) 감독이 앤서니 퀸과 지나롤로부리지다를 출연시킨 프랑스 이탈리아 합작 영화가 가장 유명하다.
지나 롤로브리지다
'20세기의 모나리자'로 불리며 전 세계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지나 롤로브리지다는 2023. 1. 16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지나 롤로브리지다는 1950년대 할리우드에 진출했을 때 '피플 투데이' 잡지는 커버스토리 제목을 "이탈리아에서 온 섹스 심벌이 미국을 침공한다"로 뽑았고, 그는 '20세기의 모나지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도 불렸다.
1956년 '노트르담의 꼽추', 1959년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등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1968년 '애인 관계'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메르세데스 벤츠 스포츠카를 몰고 다녔고, 미국의 전설적 부호인 하워드 휴즈가 흠모하여 여러 번 할리우드 진출을 제의 하지만, 휴즈의 바람기를 알아차리고 거절했다. 참고로 아래 푸른 글씨로 나오는 카페에 들어가서 그의 "Till"을 부르는 노래 솜씨를 감상해 주시기 바란다.
https://cafe.daum.net/musicgarden/DZXu/4465
앤서니 퀸
멕시코 북부 치와와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했는데, 10세 때 아버지가 사망하자 소년 가장이 되어 구두닦이, 신문팔이, 공사장 심부름꾼, 내기 권투선수 등을 전전하며 가족들을 부양하는 소년기를 보냈다. 그가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발음을 교정하기 위해서 배우학원에 잡일을 해주는 조건으로 등록하였다가 18세에 < 깨끗한 침대 >라는 연극으로 무대에 처음 섰고, 1936년 세실 B. 데밀 이 감독한 < 평원아 The Plainsman >에 단역으로 출연한 후 데밍의 양녀인 캐서린과 결혼하였다.
1940년 엘리아 카잔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1952년 카잔이 감독한 < 혁명아 사파타 Viva Zapata! >에 출연하여 1953년 아카데미상의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1954년 이탈리아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 길 >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1956년 < 열정의 랩소디 Lust For Life >에 고갱 역으로 8분간 출연하여 주인공 고흐 역 커크 더글러스보다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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