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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포럼 신륵사 여행

김현거사 2016. 10. 18. 21:11

 서대문 포럼 신륵사 여행

 

19일. 나라 경제 걱정하는 서대문 포럼 회원들은 가을을 보러 여주 신륵사 다녀왔다.

 판교서 여주 가는 전철 타고 권순탁 권재상 김두진 김원용 김창현 서태병 윤한종 이정수 이종규 이창국 이채우 정우섭 최상호 등 13 영감들이.

 피천득 선생 말마따나, '돈과 재물 많은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추억이 많은 사람이 부자' 아니던가. 친구 많은 사람하고....

 

 여주역에서 택시 타고 세종대왕릉에 들리니, 용트림한 우람한 소나무숲이 매우 좋다. 그 밑에 잘 조성된 잔듸밭 가운데로 능으로 올라가는 神道가 보인다. 이정수 종규 창국이 채우는 이씨라 옆으로 걸어가고, 두진이와 원용이 거사는 김해 왕족 출신이라 가운데로 걸었다.

 

 날씨는 멋진 가을날씨다.'The falling leaves, drift by my window. The autumn leaves of red and gold. I see your lips, the summer kisses.'  

딱 이까지만 하자. 이브몽탕의 부드러운 샹숑이 귓전에 들린다.

 

 황금빛 혹은 붉은 빛 낙엽이 옆에 사정없이 떨어지는데, 마침 귀여운 꼬마들한테 왕릉 설명하는 이쁜 문화해설사 아가씨가 보인다. 그래 거사란 사람이 누군가. '이쁘다'고 말을 걸고 해설사 아가씨 고운 미소를 받아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웬 육군소장이 자기가 먼저 그럴건데 찬스 놓쳤다고 두고두고 후회한다.

 

알다시피 세종대왕은 태종의 셋째 아들로, 14년간 세자의 자리에 있다가 폐위된 양녕대군 동생이다. 이장군이 양녕대군파다.

 

 다시 택시로 이동하여 신륵사 들리니, 거기 보제존자(普濟尊者) 나옹(懶翁)의 사리탑 있다.

 나옹(懶翁)이란 게으른 어르신(翁)이란 뜻이다. 경북 영해(寧海) 사람으로, 무학대사의 스승이며 고려 공민왕의 왕사(王師)였다.

 

 강변 정자에 올라가니, 남한강은 한없이 넓고 푸르고, 강물엔 물오리떼가 자맥질 하고 있다. 포럼 회장 채우가 왕밤만한 왕대추를 회원에게 3개씩 나눠주었다.

 

 그럴 때 가만 있으면 결례다.

 거사는 나옹의 '청산은 나를 보고'를 한번 읊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말없이 살라하네 푸르른 저 산들은, 티 없이 살라하네 드높은 저 하늘은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세월은 나를보고 덧 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 없다 하지않네
번뇌도 벗어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 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하네

 

그 다음 쌀밥집 들렀는데, 게장 싱싱하고 동동주 죽여준다. 원래 쌀이사 여주 이천 쌀이 최고.

 창구기하고 구석지에 앉아서 야금야금 잘 먹었다. 정수가 와이당 5편으로 흥을 돋운다. 태병이도 뭐라고 와이당 하나 풀었다.

 

 다음 코스는 황포돗배 타고 남한강 유람인데, 강변에 코스모스 만발하고 물결은 출렁출렁 옆에서 파도를 일으키고, 마이크에선 유행가 가락을 튼다. 우섭이가 기분이 좋은지 담배를 턱 피워물고 옆에서 만면에 웃음을 짓는다.

 딱 하나 실수한 것은 영감들이 겁이 많아서 큰 황포돗배를 탔는데, 나중에 보니 거기 우리 옆을 지나가는 작은 황포돗배에는 묘령의 아주머니들 댓여섯 명이 탔고, 우릴 보더니 손을 막 흔든다.

 

 이번 여행 계획 하느라 사전답사까지한 이채우 회장 수고 많았고, 권순탁 대감 사진 찍느라 수고많았습니다. 모두들 감사혀유.(2016.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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