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중

가을은 어디서 오는가

김현거사 2016. 9. 21. 10:47

 

 가을은 어디서 오는가

 

 뜰에 핀 백장미가 애처로워 보이면 가을이다. 흰이슬 차그운 정원에서 그를 만나면 가을이다. 마지막 장미는 이별의 프랫홈을 거닐고 있는 여인같다. 다시 한번 뜨겁던 지난 여름 추억하게 한다. 

 누군가와 같이 고궁을 거닐고 싶으면 가을이다. 바바리코트 입고 포장마차에 앉고 싶으면 가을이다. 한 잔 술에 인생의 덧없음 이야기할 사람 그리우면 가을이다. 그와 함께 흘러간 옛노래 불러볼 그런 사람 그리우면 가을이다.

 기차를 타고 멀리 남쪽으로 떠나고 싶으면 가을이다. 하동 북천역 코스모스 향기 그리우면 가을이다. 홍시 주렁주렁 단 아름다운 악양의 감나무가 그리우면 가을이다.

 한계령 절벽 수놓던 단풍, 양양 5일장에 나온 짭조롬한 연어알, 향기로운 능이버섯 그리우면 가을이다. 법수치 하얀 구절초꽃이 그가 흔든 손수건처럼 느껴지면 가을이다. 

 가을은 어디서 오는가. 마음에서 온다.

 파도소리 애잔히 들리면 가을이다. 하조대 푸른 파도 그리우면 가을이다. 파도 밀려간 정갈한 모래톱 생각난다. 진달래 개나리 벚꽃 복숭아꽃... 가을은 지워질 그 이름을 모래톱에 써보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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