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중

풍수

김현거사 2016. 9. 3. 08:36

 

  나는 꿈에 땅을 찾아다니는 꿈을 자주 꾼다. 정말 맘에 드는 산수를 골라놓고 기뻐하다가 꿈을 깬 적이 한두번 아니다. 내 차에는 지관들이 쇠(鐵)라고 부르는 패철(佩鐵)이 있다. 나는 항상 그걸 꺼내 방위를 살펴보고, 땅의 좌청룡 우백호는 어떤지, 앞산과 뒷산의 형세는 어떤지, 물은 어디서 발원하여 어디로 흘러가는지 살펴본다.  

 회사 다니던 시절 창업주 비서로 있으면서 칠십 넘은 재벌 묫자리를 풍수를 데리고 다닌 적 있다.  풍수에 관한 책도 서너권 읽은 적 있다. 정혈법(定穴法), 좌향론(坐向論), 간룡법(看龍法), 장풍법(藏風法), 형국론(形局論) 등을 읽었다.

 정혈(定穴)이란 정기가 뭉쳐있는 곳으로 풍수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다. 좌향(坐向)은 나침반의 방위에 따라 남향이냐 북향이냐를 보아 터를 잡는 방법이고, 간룡(看龍)이란 산의 형상, 즉 산의 모습과 산맥의 흐름을 보아 길지와 흉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장풍(藏風)이란 바람을 거둔다는 뜻인데, 뒤에 현무(玄武), 앞에 주작(朱雀), 왼쪽에는 청용(靑龍),

오른쪽에 백호(白虎) 형상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야 좋은 터다. 형국(形局)은 정기가 가득한 좋은 땅을 신선형(神仙形), 와우형(臥牛形), 반달형(半月形) 등 동식물이나 사람 또는 물질에 비유해 표현한 것이다.
 

 이걸 현대적 의미로 요약하면, 좋은 터란 항상 해와 달이 환하게 비추고, 바람과 비가 고르며, 주변의 산은 깨끗하고 아담한 곳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나는 한 3년 실제 풍수와 어울러 다니며 땅을 보았으니, 선풍수 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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