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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비결이란 무엇인가

김현거사 2014. 9. 1. 08:56

 

  토정비결이란 무엇인가

 

토정비결이란 무엇인가.

하나의 미신에 불과한 것인가.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인가.

 

우선 토정  이지함의 행적부터 살펴보자.

그가 살던 곳은 마포 강변의 흙담집인데, 그 집터는 오늘날 먹자골목으로 잘 알려진 마포 용강동 토정로

32길에 있는 한강삼성아파트 단지 안에 있다.

토정은 목은 이색의 6대 손으로 아버지 이치(李穉)는 의금부도사와 수원판관을 지냈다. 1517년 충남 보령군 청라면 장산리에서 태어나, 14살에 아버지를 여의자, 맏형 이지번에게 글을 배우다가 상경하여, 화담 서경덕 문하에 들어갔다. 후에 선조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를 가르쳤으니, 이산해는 그의 형 이지번의 아들이다. 교류했던 친구는 남명 조식과 율곡 이이가 있다. 남명과도 서로 존중했지만, 율곡은 토정을 기화이초(奇花異草)라고 부를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이항복도 초시에 합격한 후 마포에 있는 토정을 찾아와 아침 저녂으로 이야기 나누었다고 한다.

 토정은 천문, 지리,의약, 복서, 율려, 산수에 통달하였는데, 한서와 기한을 잘 참고, 10일간이나 음식을 끊어도 병이 나지 않았다는기록과, 질병이 생기고 치료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일부러 신체 일부분을 찬 기운에 노출시켜 풍이 들게했다가 두세달 면벽수도하여 고쳤다는 기록이 <석담일기>에 남아있다.

포천현감 재직시는 임진강의 범람을 예견하였고, 아산현감 재직시는 걸인청(乞人廳)을 만들어 빈민을 구제하기도 했다.

이런 여러가지 행적으로 보아 사람들은 그를 토정비결의 저자로 보고있는데, 일부에서는 기록상으로 나타난 곳이 없다고 저자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우선 토정비결의 근본 코드가 되는 사주팔자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사주(四柱)란 네개의 기둥을 말하는데, 네개의 기둥이란 사람이 태어난 년월일시를 말한다.

팔자(八字)란 생년(生年), 생월(生月), 생일(生日), 생시(生時)를 각각 갑을병정 천간(天干)과 자축인묘 지지(地支) 두자리를 합쳐서 여덟자로 만든 것을 말한다.

 여기서 천간은 기(氣)를 나타내고, 지지(地支)는 운을 나타내어, 천간지지가 곧 기운(氣運)이다.

가령 갑자년(甲子年)에 태어난 사람은 갑(甲=할아버지)과 자(子=할머니) 이므로, 여기서 나와의 관계 설정이 더 구체적으로 이뤄진다. 갑인년(甲寅年)에 태어난 사람은 갑(甲=할아버지)과 寅(寅=나의 처) 이므로 나와 나의 처라는 관계 설정이 더 구체적으로 이뤄진다.

 천간은 10자이고, 지지는 12자인데, 하나는 빠르고 하나는 늦다. 일월(日月)의 운행처럼 조석(朝夕)변화, 춘하추동, 한서풍우(寒暑風雨)의 변화를 싣는 것이다. 둘이 처음 출발한 장소에서 다시 만나는 것이 60인데, 이를 도로 돌아왔다해서 환갑(還甲)이라 부른다.

이런 사상은 원래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비롯된 것이니, 송대(宋代)의 서승(徐升= '淵海子平'의 저자), 명대(明代)의 장남(張楠='命理正宗'의 저자), 명대(明代)의 유백온(劉栢溫= '滴天유'의 저자)을 거쳐, 청나라 때 일대 약진을 하였다.

 

 여기서 사람이 태어난 년월일시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과학적 지식으로 한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사주팔자가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그 이유부터 한번 살펴보자.

 대채로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 둘로 구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내부적 요인은 생명체에 유전적으로 내려온 DNA를 생각할 수 있고, 육체적 정신적 체질적 어떤 요소를 생각할 수 있다.

 외부적 요인은 사람이 태어난 그 해 기후와 계절과 태어난 장소와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곳이다. 계절의 특징이 분명한 위도에 위치한만큼 외부적 영향이 매우 깊다. 추위와 더위, 태양의 일조시간과 일조각도에 따라, 보름달과 초생달 그믐달, 달의 영허에 따라,  모든 생명체는 영향을 받아왔다. 그런 측면에서 일단 토정비결이 년월일시를 주목한 점은 과학적 측면이다. 사람이 외부적 계절적 영향과 하루의 오전 오후 매 시간적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이 운명과 연관된다는 가설도 어느 정도 성립한다.

 

 

 그럼 구체적으로 년월일시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외부적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4계절이다. 우선 태양과 달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태양의 흑점 폭발 주기와 그 자장이 지구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과, 지구의 행성인 달이 지구 주위를 돌면서 지구 각 위도에 있는 생명체에 미치는 복잡미묘한 요인들을 생각해야 한다.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구조는 컴퓨터 내부 회로보다 복잡하다, 불가사의하도록 민감하고 신비롭다. 태양과 달의 미묘한 작은 변화도 이런 복잡미묘한 인간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부른다. 고감도 컴퓨터이니만치 우주에서 가장 민감하게 물리적 심리적 영향을 받는다.

 

첫째, 사람이 태어난 해(年)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우선 프랑스 보로도에서 생산한 포도주를 살펴보자. 생산 년도에 따라 값이 다르다. 년도에 따라 포도의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태양과 달의 영향이 다르고, 일조량과 강우량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느 해에 딴 포도가 가장 향기로운 줄을 알고, 그에 따라 포도주의 팔자가 달라지는 것이다.

 태백산에 이성계의 선조 묘가 있다. 삼척군 미로면 활기리에 5대조 濬慶의 묘가 있는데, 그주변에 황장목 소나무는  몇백년간을 잘 보호해서 키운 소나무들인데, 그 소나무 나이테를 보면, 매 년도가 나무에 끼친 영향을 알 수 있다. 나이테가 넓은 곳과 좁은 곳이 있다. 나이테가 넓다는 것은 그해 생장환경이 좋았음을 의미한다.

또 1940년대, 1970년대, 2010년대에 태어난 한국 사람의 팔자도 한번 생각해보자. 40년대 사람은 일제하에서 고생했고, 곧이어 6,25 민족참화를 겪었다. 경제는 한없이 어려웠고, 굶어죽은 사람이 많았다. 70년대는 경제는 기틀이 잡혀갔지만, 취직이 하늘에 별 따기였고,  사회질서는 문란했다. 그러나 2010년대에 오자 이제는 모든 것이 변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 되었으며, 자가용 홍수 속에 살고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기만 하면 선진국 국민이 되는 것이다.

70년만에 나라 팔자가 달라졌고, 사람 팔자가 달라진 것이다.

 

'나비 효과'란 이론이 있다. 오래 전에 미국 MIT 대학의 로렌스 교수는 온도, 기압, 풍향, 세가지 변수를 가지고 컴퓨터 모의 기상실험을 했다. 수치를 입력하면서, 큰 차이가 있을까 싶어서, 소수점 이하 여섯짜리 숫자를 세자리까지만 입력시켰더니, 그 미세한 차이가 전혀 다른 기상변화를 연출해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바 '나비 효과'란 용어가 탄생했는데,  런던의 한 공원 꽃 위에 앉아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북경에서 거대한 폭풍우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지구상의 가장 하찮아보이는 사건 하나도 이처럼 크다란 연결고리 속에 묶여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공기의 움직임인 바람을 우선 생각해보자. 바람은 여러가지가 있다. 무역풍, 편서풍, 태풍, 제트기류 같은 대규모 風系로부터, 회오리바람같은 국지적 바람 등 다양하다.

바람의 힘은 연기를 휘날리게 할 정도의 실바람같은 미약한 것도 있고, 초속 30미터가 넘는 강력한 태풍도 있다.

우리나라 최대 풍속 기록은 92년 9월 울릉도를 지나간 초속 51미터의 강풍이다. 미국 최고기록은 53년 마사츄세츠에 불어닥쳐 철강 송신탑을 부러트린 시속 550킬로 토네이도(회오리바람) 이다.

인간의 힘은 대단해 보여도 자연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심각히 자연의 영향을 받는다. 지구 내부 용암이 잠시 베스비오 화산으로 분출되자, 폼페이는 10미터 화산재에 덮혀 2천년간 잠들었다가 최근 발굴되었고, 우리나라 백두산은 6세기에 폭발하자, 그 화산재가 일본열도까지 날라갔으며, 당시 동북아 최강의 세력이던 渤海가 화산재와 대기 오염으로 멸망하였다는 학설도 있다. 

 

사람은 태어난 해에 따라 그 팔자가 다른 것이다. 특히 과거 우리나라같은 농경사회에서는 태양과 달이 생명체에 끼치는 그 영향이 거의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그 태어난 년월일시를 Basic Data로 활용하여 연구 분석하여, 그 해의 풍요와 빈곤, 재앙이나 축복을 예견한 것이 일단 토정비결이라 볼 수 있다. 

 

  잘 아는 이야기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우주와 태양과 달과 지구 내부의 용암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았다. 태양은 시시로 흑점의 폭발로 열과 자기장 방사선을 분출하여,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달은 매월 변하여 바다의 조석간만을 일으키고, 농작물과 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리고 지구 자체 역시 내부의 마그마의 움직임에 따라 화산 분출 등 기후 변화를 일으킨다. 그 밖에 저멀리 태양계 은하계의 수많은 별들의 움직임도 미세하지만 지구상 생명체에 영향을 준다. 별을 관찰하기 위해서 과거에 첨성대를 세운 것이나, 점성술이 별을 통해서 인간의 운명을 점친 것도 다 같은 이유에서다.

이런 우주의 흐름, 태양계와 달의 움직임 등 제 요인을 자세히 관찰 기록한 것이 易經이다. 易이란 변화라는 의미이다. 역은 伏羲씨에서 비롯되었는데, 역경 중 하나인 주역은 周나라에서 정리된 역경이다. 우주철학을 논한 학문으로 출발하여 사서오경 중 하나로서 선비들의 필수 과목이었다. 이것이 나중에 세상 이치를 해설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 占이다. 

현대에 와서는 인간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주, 해와 달, 이외에 정보나 기술 발전같은 다른 요인도 첨가되었다. 하여간 수천만년 인류 역사에 가장 영향을 준 것은 환경의 영향이다.

따라서 占은 주로 외부적 환경요인에 너무 의존하고 치중한 점이 일단 약점이지만, 거기에 주체적 자아의 유전인자들을 엄선해서 컴퓨터 같은 데에 추가시킨다면 어느 정도 고신뢰도의 미래 예측도 가능한 것이다. 占이 입력 데이터만 보완하면 다 맞을 수는 없어도 출력 결과가 70%이상의 미래예측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기억해놓고 갈 점은, 과거 우리 선조들이 주체적 요소인 유전인자도 깊이 생각하였다는 점이다. 씨를 따져서 양반을 찾은 것이다. 좋은 말은 좋은 품종에서 나온다. 좋은 나무 역시 좋은 나무에서 나온다. 국립수목원은 좋은 나무 씨앗을 골라 우수 묘목의 품종을 유지해간다.

또 자식을 낳을 때 좋은 환경 요소를 가진 장소에,(예를 들면 지리산 쌍계사 근처 명당,) 임신한 며느리를 보내어, 태아에게 가장 영향이 큰 출산 전 두어 달 그 시기에, 최상의 환경요소를 제공한 것도 다 인간을 둘러 싼 환경을 고려한 합리적 사고방식이라 볼 수 있다.

 

두번째, 태어난 月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

 우선 게를 한번 생각해보자. 그믐게는 어두울때 가만히 움직임이 적으니까 살이 차고, 보름게는 둥근달이 뜨면 모두 물위로 떠올라 계속 움직이니까 살이 적다. 달의 조석간만의 차이, 달의 인력, 밀물과 썰물 조류의 움직임 때문에 바다 속 생물에게 이런 변화가 온다. 수만종의 동식물이 수억년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적응 진화 생존해온 것이다.

진화론적으로 보면, 인간 역시 수서생활을 해오다가 육지로 진출하였다. 수천만년 진화과정 속에서 해와 달, 우주의 영향을 받았다. 인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통계상 기록은 없지만, 인간도 보름에 출생한 아이는 살이 없고, 그믐에 출생한 아이는 살이 통통하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거기서 비만형과 마른형의 성격 차이도 나올 것이다. 매달 매일에 따라 체형과 臟器가 받은 영향도 다를 것이고, 소심 대담 사교적 비사교적 성격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두뇌 지성 적성 창의력 기억력 추리력 수리능력 언어능력 같은 것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요인이 인간의 질병과 직업, 운명에 일련의 영향력을 끼친다는 가설은 충분히 가능하다.

 

뇌세포의 발달은 이미 출산 초기 환경에서 거의 완성된다. 그래서 태교가 중요하며, 유아교육에서 태아기와 유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유아기의 운명이 태어난 月과 日,시간에 좌우된다는 토정비결의 가설이 더 가치를 발하는 대목이다.

 

1년은 12달 4계절로 나누는데, 동식물은 일기와 節候의 영향을 철저히 받는다. 봄은 꽃을 피우고, 여름은 초목이 우거지게 하고, 가을은 열매를 맺게 하고 낙엽이 지게 한다. 겨울은 개구리나 뱀을 동면하게 한다.

우리나라 緯度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4계절이 너무나 뚜럿하다. 이 땅의 동식물은 수억년을 계절에 따라 그에 맞춰 적응해왔다. 계절에 따라 그 달에 따라, 육체적 정서적 적응 패턴이 달라져왔고, 따라서 사람도 태어난 달에 따라 어떤 일정한 육체적 정서적 패턴을 가질 수 있고, 그래서 사주에서 月을 따지는 것이다.

 

세번째, 그럼 日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1년 365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로 나누이고, 계절은 세 달로 나누이며, 달은 30일~31일로 나누어진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데, 지구 공전의 중심 궤도를 黃道라 한다. 황도란 지구에서 보아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天球상의 큰 원을 말한다. 이를 스물 넷으로 등분한 각 區點이 24절기이며, 이 절기의 순서에 따라 지구의 기후는 변화를 반복한다.

절기는 봄의 경우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등 여섯으로 나누이고, 매월은 상순 중순 하순으로 나누어진다. 

이 절기를 열로 나눈 것이 日이고, 하루를 둘로 나눈 것이 밤과 낮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이 절기에 따라 파종을 하고,시비를 하고,병충해를 방제하고, 잡초를 제거하고,관수를 하고, 결실을 본다. 식물은 開花와 受粉과 결실일이 정해져 있고, 나비와 벌은 이때를 알고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나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벚꽃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의 개화기는 매년 거의 일정하다. 만약 나무가 계절은 잘못 알고 초겨울에 꽃이 핀 경우, 나무는 이듬해 봄에 개화도 못하고 곤욕을 치룬다. 야생 짐승도 마찬가지다. 한 겨울에 새끼를 낳는다면 먹이를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추위에 노출되어 어려움이 많아질 것이다. 동식물도 제 때가 있고, 천지조화의 기운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제 때 제 날자가 있다. 이를 골라 천지조화의 기운을 제대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 천지조화의 때를 무시하고, 제맘대로 행동한다면, 어찌 눈에 보이지않는 핸디캡이 생기지 않겠는가.

 토정비결에서 이런 미묘한 이치를 알고,  日의 의미를 운명과 연관시킨 것이다.

 

네번째, 태어난 시간(時)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사주팔자 네 기둥 중,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시간이다. 그럼 시간이란 무엇인가.

우선 나팔꽃을 살펴보자. 아침이면 꽃이 피고, 저녂이면 꽃이 진다.  무궁화꽃도 그렇다. 새들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나 활동하고, 저녂에 둥지로 날아든다. 반대로 행동하는 것들도 있다. 달맞이꽃은 저녂이면 꽃이 피고, 아침에 진다. 부엉이와 박쥐도 밤에 행동한다.

이들 동식물은 수천만년 수억만년을 이렇게 시간에 따라 다른 행동 패턴을 보여왔다. 시간대에 따라 생물학적으로 다른 육체적 정신적 반응기제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다른 행동패턴을 가져왔다. 寅時라는 것이 있다. 인시에 일어나면 집안이 흥한다고 한다. 인시란 새벽 3~5시를 의미한다. 왜 이 시간에 일어나는 집안이 흥하는가. 

인간은 수천만년 전 원시 수렵시대 시절부터 이 시간에 일어나서 사냥 준비를 하고 하루 활동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두워지면 동굴로 돌아와서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잠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체질적으로 시간대에 따라 생체리듬이 정해져 있을 것이다. 아침이면 힘이 생기고, 저녂이면 피곤해졌을 것이다. 아침이면 두뇌활동이 활발해지고, 저녂이면 흐릿해졌을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도, 오전학습과 오후학습의 차이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아침 저녂에 따라 인간의 뇌의 활동 반응이 확실히 다른 것이다.

 인시에 일어나는 집은 수천만년 지켜온 인간의 생체리듬에 맞게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런 집은 흥한다고 하는 것이다. 인시에 일어나라는 것은 수천만년 지켜온 생체리듬 따라 살라는 말과 같다. 

 

인간도 다른 동식물처럼 시간에 따라 미묘한 정신적 육체적 차이가 생긴다. 아침이면 나팔꽃처럼 필려고 하고, 저녂이면 시들려고 하는 어떤 생체리듬을 가졌다고 가상할 수 있다.

아침이면 태양이 자외선을 내품는다. 자외선은 피부와 눈, 면역체계에 손상을 입힌다. 적외선은 열선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손을 대보면 뜨거움을 감지할 수 있다. 그래서 적외선의 투과율을 이용하여 의료분야에서 소독, 멸균, 종양제거에 적외선 레이저빔을 쏘고 있다.

난초를 키워본 사람은 알 것이다. 동향에 놓은 난초와 서향에 놓은 난초의 성장은 다른 반응을 보인다. 동의보감에 보면 東壁土 西壁土 이야기가 나온다. 동벽토는 아침 자외선 햇살을 받은 벽의 흙이고, 서벽토는 오후의 적외선을 받은 벽 흙이다. 동벽토는 脫肛과 泄痢를 다스리고, 서벽토는 氣를 내리게 하는 성질이 있어, 구토와 咳逆을 치료하는데 쓴다고 한다.

인간 역시, 시간대에 영향을 받아, 태양양이 자외선을 방출하는 아침에 태어난 아이와 태양이 적외선을 내품는 오후에 태어난 아이의 성격이 다를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처럼 시간대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사주에서 시간을 가장 중요한 팩터로 따지는 것이다.

 

시간이란 그 자체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주는 원인이 아니지만, 자연의 변화는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전개되고 현현된다. 또 하루 중 어느 시간 대에 탄생하느냐에 따라서 신생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토정비결은 이런 년월일시라는 시간적 요인과 木火土金水 오행의 변화를 연결하여 인간의 미래예측을  시도한 것이다.

 

이상 토정비결로 들어가는 비밀코드인 년월일시 네 기둥의 중요성을 대략 살펴보았다.

생각이 깊은 분은 필자의 견해를 넘어서서 더 깊은 의미를 추론해낼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네 숫자가 우리 인생에 거의 40%에 해당하는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점은 인식하자.

 

그러나 여기서 토정비결의 문제점을 한번 짚어보고 넘어가자.

우선 토정비결은 년월일시라는 시간은 중요하게 취급되었다. 그러나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다.

우리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두 요소가 있다. 하나는 내부적 유전적 영향이다. 두번째는 외부적 환경적 영향이다. 이 외부적 환경요인에는 또 두가지가 있다. 시간적 요소와 장소적 요소이다. 토정비결은 시간적 요소는 깊이 반영되었으나,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다.

장소란 인간이 살고있는 위치를 말한다. 산속에서 사는 사람,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은 다른 자연의 영향을 받는다. 산속에 사는 사람도 좌청룡 우백호가 뚜렷하고, 背山臨水, 藏風得水가 어떠한가, 동서남북 방향이 남향이냐  북향이냐 하는 풍수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배산임수는 산에서 땔감을 얻고, 농사에 하천의 물을 이용할 수 있으며 또한 추위를 막아주고 공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여 생기를 돋우며 장수를 돕는다. 지면이 약간이라도 높은 곳에 건물을 짓고 지대가 낮은 부분에 마당을 두어 내려다보게 하는 배치이다. 신선한 바람은 강물이나 바다가 있는 낮은 지대에서 불어오며, 물을 향해 대문을 배치한 집은 신선한 바람이 집 내부까지 잘 들어오게 된다. 집안으로 신선한 바람이 잘 들어오면 압력이 높아지고 그 안의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 넣는다. 조선시대의 수도 한양도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 입지이다.풍수지리에서 사용되는 개념 중 하나이다. 감출 장(藏)에 얻을 득(得)을 사용하여 바람은 감추고 물은 얻는다는 뜻이다. 겨울의 차가운 북서 계절풍을 막을 수 있고 농경에 필요한 용수 공급이 용이한 곳을 말하며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의 요건이다.

 

이런 풍수이론은 조선시대에 새로운 영역으로 독특하게 잘 발전하였으나, 토정비결에는 환경적 요인으로 풍수이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점을 먼저 인식하고 넘어가자.

 

그럼 토정비결 보는 법은 어떤가. 토정비결을 보는 방법은 합리적인 방법인가. 

토정비결을 보는 방법은, 먼저 자기 나이와 토정비결을 보는 그 해의 간지(干支)를 합하여 8로 나누어 첫 숫자, 상수(上數)를 만든다. 간지는 토정비결 책의 도표에 보면, 그 해의 년수(年數)인 태세수(太歲數)가 나와있다.(이것은 팔괘(八卦)의 순서로 태양과 천지자연 상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숫자는 자기가 태어난 달이 토정비결을 보는 달에서 크면 30을, 작으면 29일로 놓고, 거기다 생월(生月)의 월건수(月建數= 12개월을 刊支에 배정한 것)를 합하여 6으로 나눈다.

세번째 숫자, 하수(下數)는 생일의 숫자와 일진수(日辰數=그날의 干支)를 도표에서 찾아서 합하고 다시 3으로 나눈다.

이 上中下  세 숫자로 그 해 신수가 나온다.

 

그런데 이 셋의 숫자가 나오는 공식이 문제다. 분명히 년월일시 네 코드는 우리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코드가 나오는 방식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는 방식이다.

우선 태어난 해와 달, 그리고 날과 시간이 상호 의존적인 의미가 있다고 볼 수는 있다. 가령 태양 흑점이 강력하게 폭발한 그 해에 달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지구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해 봄은 다른 해의 봄과 다를 것이다. 봄이 세분된 달마다의 영향도 다를 것이고, 달이 세분된 日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時 역시 작으나마 어떤 영향이 있다고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세 숫자가 무슨 연관성을 가졌는가, 연관성이 있다고 치더라도 필연적인가 하는 것은 문제다. 토정비결의 上中下 세 숫자의 연결에 의문점이 간다. 上數와 中數, 중수와 下數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깊은 것일까. 

우선 필자의 생일인 1944년 12월 28일 아침 다섯시에 탄생한 사람의 운수를 한번 살펴보자. 45년 8월15일에(양력) 해방이 되었고, 그 후 몇 년 뒤 6,25동란이 터졌다. 그것이 1944년 甲申生의 운수에 나타나는 것일까.

가령 나타난다고 치자. 그러면 그것이 12월 운수, 또 그 해 12월 28일이라는 날자의 운수, 그리고 아침 5시라는 시간의 운수와 깊이 관련되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전적으로 믿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 토정비결의 세 숫자, 즉 上數, 中數, 下數를 뽑는 방식을 한번 살펴보자..

첫번째 숫자가 나오는 공식, 나이에 干支를 합하여 8로 나눈다는 것이 어떤 합리적 이유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두번째 태어난 달 숫자에 月建數를 합하여 6으로 나눈다는 것도 그 의미를 알 수 없다.

세번째 생일의 숫자와 일진수(日辰數=그날의 干支)를 도표에서 찾아서 합하고 다시 3으로 나눈다는 것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애매하다.

도대채 8과 6과 3이란 숫자는 어디서 온 것인가.

 

 또 토정비결의 운세풀이, 144개도 문제다, 144개로 어떤 생년월일의 전체 운세와 매월 운세에 대하여 풀이하고 있지만, 이 144개 신수는 어디서 나왔는가. '동풍에 얼음이 풀리고, 마른 가지가 봄을 만났으니, 이제 좋은 운이 돌아왔다. 작게 가고, 크게 오니, 작은 것을 쌓아도 크게 성취한다.'등등 매 구절은 흥미는 있으되, 그 출처를 알 수 없다. 이런 구절들은 주역 64卦 爻辭 풀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그 운세풀이 144개의 출처는 불분명한 것이다. 이상 간략히 토정비결의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이제 토정비결의 근저에 깔린 사상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토정비결의 사상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우선 음양오행 사상을 들 수 있다.

음양오행이란 무엇인가.

음양설은 우주나 인간의 모든 현상이 음(陰)과 양(陽)이 확장하고 소멸함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며 오행설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다섯 가지가 음양의 원리에 따라 행함으로써 우주의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음양오행이론은 서양의 물리학 법칙으로는 직접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음(陰)이라는 글자는 언덕(丘)과 구름(雲)의 상형(象形)을 포함하고 있으며, 양(陽)이라는 글자는 모든 빛의 원천인 하늘을 상징하고 있듯이 음양은 원래 산의 그림자(음)와 햇볕(양)으로 구별되어 집안으로 들어와 마침내 한ㆍ난의 뜻으로 이용되며 기(氣)의 자연철학과 결부되어서 1년 기후의 추이를 지배하는 것으로서 음양의 2기가 고려되었다. 이어서 음양은 기(氣)의 주요한 것으로서, 만물을 생성케하는 2대 요소라고 보고, 『역』의 십익(十翼)에 이르러서 음양철학으로서 지양되었다. 이 이후 일기(一氣)의 2상으로서의 음양은 모든 대립하고 순환하는 것의 이원적 원리가 되며, 동양인의 사고법으로 형성되었다. 20세기에 들어와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2진법에도 원리가 활용되고 있다.

오행이라는 것은 목ㆍ화ㆍ토ㆍ금ㆍ수의 오원소를 말하는데, 문헌상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상서(尙書)』 홍범(洪範)이다. 거기에서는 오행으로서 수ㆍ화ㆍ목ㆍ금ㆍ토가 이 순으로 열거되며, 각각의 성질이나 맛이 기억되고 있다. 홍범에서는 오행 또한 정지하고 있는데, 전국기의 음양가 추연은 이를 역사의 장에 적용해서 왕조의 교대에 대해서 이론을 세웠는데, 모든 오덕(오행의 힘) 시종(순화의 뜻)설이다. 그에 의하면 각 왕조는 각각 오행중 하나가 부여되며, 명운이 다 되면 신왕조로 바뀌는데 그 교대는 필연적인 이법에 따라서 순서가 정해진다. 이 순환은 불에 이기는 것은 물, 물에 이기는 것은 흙의 순서이므로, 이를 오행상극이라고 한다.

음양론과 오행설의 기원에 대해서는 은대(殷代)의 신앙과 관련해서 거의 동시에 성립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통설에서는 양자는 발생 기반을 달리하지만 전국시대에 음양과 오행이 합쳐져서 생겨난 말이다. 음양오행설이 한반도에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부터이다. 이 시기에 음양오행설이 전래된 흔적은 고구려나 백제의 고분벽화에서 나타나는 사신도(四神圖), 즉 현무(玄武)·주작(朱雀)·청룡(靑龍)·백호(白虎)의 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음영오행설은 풍수에 많이 적용되었으니, 승려였던 도선(道詵)은 지리쇠왕설(地理衰旺說)·산천순역설(山川順逆說) 및 비보설(裨補說)을 주창함으로써 도참사상을 크게 유행시켰다. 그 요지는 지리에는 곳에 따라 쇠왕이 있고 순역이 있으므로 왕처(旺處)와 순처(順處)를 택하여 거주해야 하며, 쇠처(衰處)와 역처(逆處)는 인위적으로 비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이러한 도참사상이 크게 유행하였으며, 고려 태조 왕건(王建)의 <훈요십조 訓要十條>와 묘청(妙淸)의 양경지덕쇠왕설(兩京地德衰旺說)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조선의 건립을 정당화하고 천도문제를 정착시키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고, 선조 때 일어난 정여립(鄭汝立)의 난 때에는 “이씨는 망하고 정씨가 일어난다(木子亡, 奠邑興).”는 참설이 유포되기도 하였다.

후일 정감록(鄭鑑錄)이라는 비기서에는 이러한 사상이 집대성되어 있으며, 절대 안전지대라는 십승지지사상(十勝之地思想), 역성혁명관에 입각한 말세사상 등도 모두 음양오행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다시 토정비결로 돌아가, 년월일시에 사용된 天干과 地支에 대해서 알아보자.

天干과 地支란 무엇인가.

천간은 지지는 동양적 세계관인 10간 12지중 10간을 의미한다. 천간은 1개월을 3등분한 10일을 세는 방법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천간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로 구성되어 있다. 천간은 연월일시 등을 표시할 때 단독으로 쓰지 않고 보통 지지와 결합하여 갑자, 을축 등의 순서로 60가지로 표시한다. 대표적으로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말하는 사주를 이러한 방법으로 표시한다.

144개 운세풀이가 나온 출처는 아마 天干 地支일 것이다. 천간은 사주의 윗부분을 형성하는 것으로 하늘에 있는 부분이며. 지지란 아랫 부분, 즉 땅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가 天干이며,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蛇午未申酉戌亥)가 지지이다. 

 

 천간(天干)은 하늘의 줄기이고, 지지(地支)는 땅의 가지이다. 가지에서 열매가 열리듯, 동물들을 하늘줄기의 열매로 보았다. 하늘의 줄기는 곧 때를 말한다. 천간은 10가지 때를 의미하는데, 시간의 흐름이 천간(天干)속에 자세히 나타나있다. 때는 곧 식물의 자람을 통해서 표현되는데, 천간이 곧 그것이다.

갑(甲)은 씨앗을 땅속에 막 뿌려서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도 되지만, 사실은 씨앗이 아직 껍질을 벗지 못하는 모습이다. 갑(甲)에 밭 전(田)이 보이듯이 씨앗이 아직 껍질을 벗지 못하고 머리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을(乙)은 새 을이라고 하는데, 새 모양을 본뜬 것은 맞다. 그러나, 씨앗을 먹는 ‘새’로 보면 안된다. 씨앗이 땅을 뚫고서 막 올라오는 모습이다. 농부(農夫)들은 알 것이다. 씨앗이 땅을 뚫고 올라올 때는 땅의 뚜껑을 뚫어야하기 때문에 몸을 구부리면서 엄청나게 힘들게 올라온다. 어쩔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乙이다.

병(丙)은 병(兵)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丙은 줄기가 어느 정도 올라와서 뿌리가 밑에 내린 모습이다. 농부가 밭에 씨앗을 뿌리고, 이제 막 싹이 올라온 상태가 바로 丙이다. 땅위로 고개를 내밀고서 뿌리를 뻗었으므로 생존에는 문제가 없다. 갑(甲)은 시작, 을(乙)은 진행, 병(丙)은 어느 정도 과정이 지난 상태인 것이다.

정(丁)은 장정 정이라고 불리는데, 사실은 못을 본뜬 글자이다. 식물이 완전히 줄기를 뻗은 모습인데, 나무로 본다면 여름철 아주 무성한 상태이다. 벼로 본다면 줄기가 하늘로 치솟은 모습인 것이다. 이정도 되면 씨앗이 자기 모습을 완전히 성장한 상태인 것이다.

무(戊)는 과(戈)가 있는 글자이다. 성장(丁)에는 반드시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과일이나, 벼나 모두 동일하다. 과일이 엄청나게 자라게 되면 반드시 열매를 솎아내야한다. 열매를 솎아내지 않으면 나무가 너무 잘라서 볼품없는 나무가 되고 만다. 벼도 마찬가지다. 너무 무성하게 자라게 되면 벼를 솎아내야지 가을철에 추수할 것이 많은 법이다. 무(戊)는 가지치기를 말한다. 성장이 마치면 반드시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기(己)는 자기 기이다. 사람으로 말한다면 허리를 굽히고 앉아있는 모습이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성장후에 가지치기를 해야만 반드시 자기 모습이 나타난다. 이것이 완전한 자기 모습인 것이다. 추수를 기다리는 벼의 모습을 의미한다. 禾도 고개숙인 나무의 모습이듯이 ‘己’는 벼가 모두 자라서 추수를 기다리는 모습이며, 열매가 모두 자라게 되면 가지가 아래로 향하여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된다.

경(庚)은 집속에서 방아를 찧는 모습이다. 쌀로 본다면 벼의 껍질을 벗기는 과정인 것이다. 열매로 말한다면 껍질을 까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추수가 끝나고 이제는 그 열매를 먹기 위해서 뭔가 작업을 하는 과정인 것이다. 방아를 찧는 것은 반드시 ‘己’후에 이뤄진다. 그래서 겸손함이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겸손하지 않다면 庚의 위치에 갈 수가 없다.

신(辛)은 메울 신이다. 신(辛)은 옛날에 죄수들에게 인두로 이마에 칼집을 내던 도구인데, 죄수들이 얼마나 아프고 매웠으면 ‘辛’을 맵다고 했겠는가? 맵다는 것은 ‘매’를 맞는다는 것과 같다. 辛은 칼이다. 즉, 요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밥으로 말하자면 이제 반찬과 함께 먹을 것을 장만하는 과정이다.

임(壬)은 사람이 바른 자세로 앉아있는 모습이다. 밥과 반찬이 모두 준비가 되어서 바른 자세로 밥먹을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편리해져서 식당에만 가더라도 밥을 시키면 밥이 나온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들판에서 곡식이 자라서 추수를 하게 되면 첫 음식은 반드시 하늘앞에 제사로 드렸다.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자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癸)는 하늘(天)앞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늘에서 내려와서 땅에 씨앗이 뿌려져서(甲)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것(癸)이 천간의 마지막이다. 씨앗의 성장과 소멸은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

 우리는 겨울이 모든 낙옆이 떨어진 죽음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한자를 만들었던 동이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곡식이 가을에 추수되면, 그 곡식은 인간의 손을 통해서 하늘로 올라가고, 겨울철은 곡식이 인간을 통해서 새로운 형태로 변형되는 때로 인식했던 것이다.

천간은 10진법과 같다. 그래서 갑(甲)은 숫자로 ‘4’에 해당한다. 5는 ‘을’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10은 ‘경’이다. 갑이 곧 ‘4’이기 때문에 손가락을 4개 펴면서 ‘갑을병정 무기경신 임계’라고 외우면 각 숫자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임진왜란은 ‘임’이고, 갑을병정 무기경신 임계를 외우면 ‘2’에 해당하므로 ‘2’로 끝나는 1592년에 일어난 사건임을 알 수 있다. 갑신정변과 갑오경장은 모두 ‘4’로 끝나는 해에 발생했고, ‘을미사변’은 ‘5’로 끝나는 해에 발생했다. 

 

 지지는 땅에 해당하는 것으로, 子는 쥐를 의미하고, 丑은 소, 寅은 호랑이, 卯는 토끼, 辰은 용, 蛇는 뱀, 午는 말, 未는 양, 申은 원숭이, 酉는 닭, 戌은 개, 亥는 돼지를 의미한다. 

 

이 천간지지에 각각 陰陽 五行이 붙는다. 우선 천간을 살펴보면, 甲은 음양으로는 양이며, 오행으로는 木에 해당된다. 乙은 음양으로는 음이며, 오행으로는 木에 해당된다. 지지를 살펴보면, 子는 음양으로는 양이며, 오행으로는 水에 해당된다. 丑은 음양으로는 음이며. 오행으로는 土에 해당한다.

이런 천간과 지지에 붙은 음양오행의 의미는,역학자들은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하지만, 아직 학문적으로 그 원인과 필연성을 정식으로 연구 검토된 바 없다.

무극에서 음양이 발생하며 태극을 만들어 내었다. 

태극은 음양의 운동이며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태극은 오행을 만들어내며 운행을 하고 있다. 

양의 기운은 목화이며 음의 기운은 금수이다. 

 

목은 양의 시작이며 화는 양의 발산이다. 

금은 음의 시작이며 수는 음의 응고이다. 

 

양과 음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토이다. 

토는 양과 음의 연결을 도와주는 촉매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토는 중간자적 입장이고 매개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음으로부터 분출하는 것이 목인 것이며 이는 음의 결정체인 수로부터 분출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는 형상과 같다. 

이때 씨앗은 생명이 응결된 수의 물상이며 새싹은 생명이 나오는 목의 물상이다. 

 

새싹은 자라며 꽃을 피우게 된다. 

목이 분출하며 퍼지는데 이것이 바로 화란 것이다. 

꽃은 화의 물상이라고 보면 된다. 

 

꽃은 수정을 하고 열매를 맺게되며 열매안에는 씨앗을 영근다. 

열매는 금의 물상이고 씨앗은 수의 물상인 것이다. 

토의 물상은 수정이라는 매개체로 보면 될 것이다.

 

이와같이 음양은 오행을 만들어내게 되며 순환하게 된다.

음양의 에너지는 오행이라는 기를 통하여 영원히 순환하게 된다.

이것이 자연인 것이다.

 

오행은 다시 음양을 통하여 공간적 개념의 천간을 만들어낸다.

목의 양은 갑목이고 목의 음은 을목이다.

화의 양의 병화이고 화의 음은 정화이다.

금의 양은 경금이고 금의 음은 신금이다.

수의 양은 임수이고 수의 음은 계수이다.

토의 양은 무토이고 토의 음은 기토이다.

 

천간의 오행의 공간적 개념이다.

지지는 오행의 시간적 개념이다.

 

오행은 음양을 통하여 시간적 개념의 지지를 만들어낸다.

목의 양은 인목이고 목의 음은 묘목이다.

화의 양은 사화이고 화의 음은 오화이다.

금의 양은 신금이고 금의 음은 유금이다.

수의 양의 해수이고 수의 음은 자수이다.

토의 양은 진술이고 토의 음은 축미이다.

 

천간은 공간적 개념으로 지지는 시간적 개념이지만

풍수지리에서는 천간과 지지 그리고 팔괘를 합하여 방위적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천간과 지지를 오운육기로 변환하여 사용하고 있다.

사주명리에서는 천간은 공간적 개념이며 지지는 시간적 개념과 방위적 개념을 함께 적용하고 있다.

 

지지는 시간적 개념이지만 지장간에 천간을 두어 공간적 흐름을 표시하고 있다.

지장간은 지지의 공간적 흐름인 것이다.

 

인목의 지장간에는 무병갑이 들어 있다.

즉, 무토라는 매개체가 있고 병화라는 미래가 있으며 갑목이라는 현재가 있는 것이다.

 

묘목의 지장간에는 갑을이 들어있다. 

즉, 갑목이라는 과거가 있으며 을목이라는 현재가 있는 것이다. 

 

진토의 지장간에는 을계무가 들어 있다. 

즉, 을목이라는 현재가 있으며 계수라는 과거가 있고 무토라는 매개체가 들어 있는 것이다.

 

나머지 지지도 이와같이 보면 될 것이다. 

는 하늘을 의미하는 乾, 땅인 坤, 물인 坎, 산인 艮, 불인 離, 못인 兌, 천둥인 震, 바람인 巽이 있다. 팔괘 밑에 6爻가 있다.

여기서 어떻게 12시각과 우주변화를 나타내는 팔괘와 육효가 합하여 144개 토정비결 풀이가 나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미 언급했지만 이토정은 서화담의 제자로 당시 최상층 지식계급이다.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이런 공식을 산출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공식의 의미는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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