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
봄이 오면 지심도가 꿈결처럼 떠오르네
일렁일렁 푸른 파도 굴 멍게 전복 소라
청옥의 푸른 바다가 환상으로 떠오르네
선착장 내려서서 꼬불꼬불 오르던 길
집채만한 동백나무 짙푸른 잎새 속에
수줍은 동백꽃들이 별처럼 고왔었네
길 위에 뚝 떨어져 무심히 놓인 꽃이
낙화로 수를 놓아 밟기조차 아까운데
하이얀 삽살개 하나 반갑게 앞을 서네
동백나무 군락지에 차꽃마져 향기롭고
귤나무 비파나무 후박나무 소나무
왕종죽 죽순 한 점은 멍게회 친구였네
지심도 사는 새는 무엇을 먹고 사나
팔색조와 동박새 비파와 꿀을 먹고
신선을 거의 닮아서 그 울음 청아했네
지심도 절벽 끝엔 제비꽃 피고지고
동백 숲 오두막엔 섬여인 살고지고
남국의 이국 정취가 꿈같은 섬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