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포럼 총각들이 가을을 타는 지
풀벌레 소리 나는 먼 데 가서
하루 밤 놀아보자 하였다.
권순탁 손부일 오경택 이정수 이종규와 휑하니
대전너머로 날아가니,
거기 강홍열 김병화 김영환 진주 쪽 총각
셋이 떠억 우릴 기다리고 있다.
공기 맑은 덕유산 자락의 이름 모를 강물은 수정처럼 맑고
산허리 구름은 흰 비단처럼 산을 감았는데,
기암절벽을 덮은 담쟁이 잎은 벌써 가을이다.
강물 따라 두 대 차에 분승하여 달려보니
코스모스는 하늘하늘 바람에 나부끼고,
벼는 노랗게 익고 있다.
산허리에 걸린 폭포 구경하고 호숫가에 닿으니,
거기 마당 입구부터 안채까지 천여 평의 마당에
진귀한 수석과 분재 등이 가득하여
사람들이 그걸 배경으로
요리조리 다니며 기념촬영 몇 장씩 찍고 갔음직한
멋진 정원을 가진 집이 있다.
이름 하여 <논두렁 밭두렁>.
엄나무 넣고 삶은 백숙은
따라 나온 찰밥이 인상적이고
인진쑥과 약초로 담은 농주는 쌉쓰레하지만 보약이었고,
여기에 보탠 검은 오디주는
진주 모 미인이 담아 보낸 것이니
잘못하다간 그걸 먹고 아홉 총각이
덕유산 신선이 되어 속세로 영영 돌아오지 못할 뻔 했다.
도로 표지판이 엉망인 무주 근처를 한참 헤매던 끝에
겨우 삼겹살과 김치를 사가지고
천우신조로 리조트 코스모스 스위트룸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보니
할 일은 지글지글 삼겹살 굽고 쇠주 마실 일 밖에 무엇이 있으랴.
잔이 두 장군에서 거사, 거사에서 탐라국왕, 진주목사로
순서 없이 왔다 갔다 하고
병화형의 카메라가 뻔적뻔쩍..
취기 오르자 별빛 총총한 산 위로 올라가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탐라국왕의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였다.
이런 풍류는 조조가 주유와의 적벽대전을 앞두고
장강의 물결 위에 배를 띄우고 창을 비껴 잡고
달빛 아래 시를 읊던 것 보다
한 수 높은 것 이다.
인생이 백년을 기약하지 못하고 떠나는 나그네라면
하루 날 잡아 자정 넘도록
다정한 친구끼리 서로 손잡고 노래방에서
목이 쉬도록 창가를 불러본 일이 너무나 잘한 일이 아니었을까?
1시에 콘도로 돌아오니,
이정수 장군은 그때까지 오경택 손부일과
난초와 사꾸라 매조 그림 그리고 있었다.
포럼은 익일 아침 설천봉에서 열렸다.
곤도라 타고 설천봉에 오르니,
아침 안개는 발아래 들판과 산을 가렸고,
천년 세월에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자란 주목은
안개 속에서 손을 벌리고 술이 덜 깬 나그네들을 반긴다.
향적봉에 올라
멀리 지리산과 가야산의 희미한 자취도 찾아보고,
향적봉 방문 증명사진을 박았다.
그리고 설천봉 테라스에 내려와
커피 마시며 포럼 열었으니
산상에 모인 선남선녀들이 곁에서 귀동냥으로
우리 아홉 신선들 이야길 듣고 배꼽 잡고 웃는다.
그러나 모든 만남은 처음부터 헤어짐을 전제로 한 것이다.
우리는 적상산 안국사를 둘러보고
무주의 한 청국장 집에서 속을 풀며
호상간 포럼 주제에 열중하다가 헤어졌다.
나는 상행선 너는 하행선. 카니발에 몸을 싣고서..
시 내용은 이랬다.
한조각 눈섶같은 조각달이 찬 밤을 알려주고
매화 가지 끝에 걸린 흰 달을 사랑하노라.
밤은 고요하고 바람은 멎어
차그운 달빛 받아 그윽한 매화 향기 높구나.
출발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간만에 친구들 얼굴 보니 반갑기도 하지만
친구를 만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제각기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잠시나마 친구를 통해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시간
흉금 없는 이야기 나누면서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너무 좋았다.
특별히 진주에서 함께 해 준 병화야 영환아 홍열아 정말 고마웠다.
다들 오래오래 건강하자.
글, 사진편집으로 수고해준 창현아 병화야 수고했다. 우리 모두 파이팅이다.
여름의 뜨거운 추억이 있어야 겨울을 춥게 보내지 않을 수 있다니....
아무튼 소담스럽고 즐거운 여행이 였다. Tanks lot to every buddy
이종규 얼굴이 보인다.내 둘째 사위가 광주보병학교 고등군사반 시절 교장실에서
사위를 불렀는데 들어오자 말자 <충성>이라는 구호를 힘차게 붙이고 나서
옆을 돌아보니 장인이 앉아 있었으니.....
금년에 중령으로 진급했다.
하늘은 높고 들판은 황금물결
친구들이 모였구나..
진주친구들까지......
9선남들의 건강한 모습 반가우며 보기좋다.
마음들뜨게 한다....
감사한 마음을 올리며,
참으로 유쾌한 하루를 보낸 것이 나에게 용기을 주었음을 ```
진한 友宜와 서대문 포럼으로
덕유산의 정기와 백두대간의혈맥을 어어받은 친구들 모습에
과연 삼장사의 智將다운 피와 얼이흐르고 있음에랴~
호연지기의 기백을 살려가세~!!
건강한 인생 예순에서 백세로의 전통을 이어가자구~~~~~~~~~!! 하이팅!!
야~본부팀의 안내자 3분-진주목사,탐라국왕, 영국신사님도우종수(?)님도~??
합세하니 어째 광채가 나더라고```^&^ ^^^
그란디.검은 오디주 먹고도 거시기 에 힘이 안실리는 친구는 서대문 포럼 에서 빼야 된다고 하던디.....
1박2일 동안 다 좋았는데 한가지 흠이 있다면
애써 오디주 잘 담가 행여 꽃이나 피울련가 하고
밤새 문 열어 두었다만...
' " 짐승만도 못한 넘들 "" 이래서야 되겠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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