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동창

조문래

김현거사 2011. 11. 13. 08:15

작성자
작성일
2008-04-17 (22:28:43)
수정일
2008-04-18 (11:10:09)
글제목
조문래
그날 아침은 비가 오고 있었다.봄비가 시퍼런 보리밭과 노란 유채꽃과 앵강만 푸른 바다를 적시고 있었다.바다
물안개에 덮힌 섬들 보며 문래한테 전화 걸었다.
‘금산 밑이모 용문사,월포해수욕장 지나오면 홍현이다.’
그가 사는 곳은 유명한 다랭이마을 못미쳐 있었다.앵강만 시원한 바다 건너는 금산이고,오른쪽은 서포 김만중이
귀양살이한 노도가 보였다.

‘달걀만한 대추가 열리는 그 나무가 어느 것이고?’
우산 쓰고 마중 나온 문래더러 개량대추 나무부터 보자고 했다.작년에 그는 내 소개로 비타민 덩어리가 열리는
비타민 나무,배만한 석류가 열리는 석류나무를 종묘상에서 구입해서 심어 나는 그것부터 보고싶었다.
그것들은 아직은 작은 묘목이지만,한 3년 뒤에 열매 맺으면 사람들이 ‘뭐 이런 희한한 나무가 다 있노?’눈이 휘둥그레
구경할 신품종들이다.
땅이 넓어 그밖의 나무들도 많았다.분재처럼 멋지게 전지한 무화과나무와 열매가 달린 매실나무,개량머루도 있고,
비파나무는 커다랗게 잘 자라 열매가 땅에 떨어져 새끼가 났고,푸른 새잎이 난 차나무는 언덕에 줄지어 심어졌고,
복숭아나무는 연분홍 꽃이 한창이고,작년에 무지하게 열려 동네 아줌마들 불러 따가라했다는 왕보리수나무는
토양이 좋은지 잘도 자랐다.하고초 보랏빛 꽃빛을 애끼는 부인은 주로  야생화 취미,문래는 과일나무 취미인 모양이다.

둘이 방에는 들어가지 않고 우산 들고 비오는 마당에서 한참 나무에 열 올리다가 이윽고 들어갔다.
문래도 화가에다 글 쓰지만,부인도 화가에다 글 쓰는 분.한라봉 등 과일과 차를 대접하는 부인 눈빛은 너무나
다정하다.
‘아니 저기 좌측 저거이 해수욕장 아입니까?’
‘네 여름이면 저기가 인산인해 이룹니다.’
죄청룡엔 해수욕장,우백호 끝엔 김만중의 노도.벌거벗은 해수욕장 선남선녀 구경하며 청춘시절 회상하고,귀양왔던
김만중 생각하면 글도 잘 써지겠다.그리고 집 코 앞에가 바다다.낚시 왔다가 감생이가 한번에 두 마리 올라오는
바람에 땅 샀다고 한다.바위에 맘대로 붙은 것이 미역과 홍합이니 여기가 천국이다 싶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이 시원한 거실 유리창에 달 뜨면 사람 쥑이것네?’
‘은파가 빤짝이는 밤바다가 정말 환상적입니다.’
부인 대답이다.
‘사실 바다가 푸르다는 표현은 단순하지요.아침 황금빛 바다,오후 초록빛 바다,검푸른 바다,황혼의 포도주빛 바다,
달빛 아래 은빛 바다 본 사람이라야 물빛 말 할 자격 있지요.아름답고 복잡한 그 다양한 물빛에 대하여 그림과 글로
한번 표현해보시지요.’
‘글로 쓰고 있습니다.’

‘나 잡아봐라!’며 요즘도 숭어떼가 집 앞에서 펄떡펄떡 뛴다고 한다.서로 이야기 박자가 잘 맞아,마치 힘 좋은 숭어처럼
이야기도 펄떡펄떡 흥겹게 진행되었다.

‘문래야! 새벽에 저 컴컴한 바다 향해 여기 촛불 하나 켜놓고 108배 함 해봐라.건강에도 좋고 정말 기돗빨 잘 먹겠다.’
그러고 거사는 일어섰다.자고 가거라,안그러면 점심 묵고 가거라 자꾸 권하던 문래는 스케쥴이 그리 못되자 창고로
가더니 왕보리수 열매로 담은 됫병술 두개를 건네준다.海菊 향기 기막히다는 가을,달 뜨는 날 오겠다는 말 남기고,
‘싣달타도 보리수 아래서 정각을 이뤘다.자네도 보리수나무 밑에서 명상하며 잘 살아라.’
마음 속으로 빌며 문래와 헤어졌다. 

2008.04.17(23:51:56) 수정 삭제
그래...친구가 사는 모습 이 창에 오르면 우리 모두 마음이 후련 할 듯 한데...
그 좋은 주변...그 좋은 취미...를

2008.04.18(00:04:56) 수정 삭제
http://namhaeminbak.net/home_show_detail.php?code=169
창현아 전번에 이야기한 문래친구한테 다녀왔구나
문래야 오랜만이다
좋은사업 하는구나...

2008.04.18(11:28:23) 수정 삭제
거사야, 홍현의 그 아름다운 달밤 보려 갈 때 연락해라.
지난해 추석밤 나는 반해 버렸다.

2008.04.18(14:04:31) 수정 삭제
홍현에 다녀 왔구나
933으로 남해사는 사람이 진주산업대 총장을 지낸
이유근과 문교부 시설과 출신 황선효가 있는데

2008.04.18(14:49:10) 수정 삭제
조사장 잘 계시는구나. 건강하시길....

2008.04.23(22:57:15) 수정 삭제
미조항? 장어국밥 아직도 잊지 몾하네. 건강 하시게/

'고교동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승구  (0) 2011.11.13
일화스님  (0) 2011.11.13
박진서  (0) 2011.11.13
무호스님  (0) 2011.09.04
三笑선생 문집 서|  (0) 201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