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동창

박진서

김현거사 2011. 11. 13. 08:14

07 (08:35:29)

글제목
인사동 나들이
진서하고 약속한 시간이 일러 잠시 조계사 들러,큰 어른 한분을 뵙고 경내를 휘익 둘러보니,
법당 옆 백송은 그대로고,뜰에는 합장한 보살님들 오가고,연등 매달린 나무 밑에 어떤 분은
부처님처럼 경건히 결가부좌하여 앉아 참선한다.사바의 아품을 기도로 씻은 보살님들이
선녀처럼 이쁘다는 생각을 하며,경내 서점에 들러 책 한권 샀다.
김달진 옹 해설의 <寒山詩>라는 책이다.
‘깊은 산 바위 그윽한 곳에 사는 곳을 정했나니,사람은 오지 않고 흰구름 자욱하여 새들만
날아다닌다.여기 깃들인지 무릇 몇 핸고,공허하디 공허한 부귀공명 아귀다툼은 정히
무익한 것이로다.’
시가 처음부터 맘에 든다.당나라 때 천태산 寒岩의 깊은 굴에 살았던 寒山스님 시다.

좀 있다 경택이와 진서를 절 앞에서 만났다.
‘어이 진서야 조계사 들러 잠시 한 분 인사나 하고 갈래?’
‘누군데?’
‘비로자나불이라고.’
‘비로자나불이 누군데?’
경택이가 묻는다.
‘내가 조계종 총무원 강당에서 비로자나불(法身) 부처님 앞에 결혼식 올렸으니 그 분이 내
주례님 아이가?’
‘그냥 가자.내가 인사동 멋있는 집 안다.’
둘이 진서 따라 음식점 가보니 일요일이라 문 닫았다.
‘어이 상문아!어디고?’
해쌓더니 진서가 TV진품명품 도자기 분야 이상문 전문위원을 불러낸다.
진서 동창인 이위원 단골서 점심 먹고,도자기 경매장엘 들렀다.
우리가 맨날천날 고려청자 이조백자가 어떻고 해싸봐야 말짱 헛일이다.
경매장에 가서 그 자기의 내력을 듣고 값 매기는 현장을 봐야 감이 온다.
그 후에 언제 집에 청자나 백자 하나 경매에서 사서 놔둬야 그기 제대로 가치있다.
경매에 나온 사람들 보니,점잖게 생긴 부자집 부부도 있고,전문 장사꾼도 있다.
물품을 보니 5만원 짜리부터 천만원 자리까지 있다.
이위원이 감정가라 여기 나온 도자기는 전부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우선 구경부터 하였다.가장 비싼 것이 <청철재백자금강산연적>이다.
철화와 청화백자가 어울린 금강산 모형의 높이 10센티 쯤 되는 연적이 천백만원이다.
금강산처럼 생긴 작은 연적 위에 정자가 하나 새겨져 있었다.
대원군이 운현궁에서 쓰던 목단 무뉘 단지는 2백5십만원,이름하여 <청화백자운현궁명목단문호>다.
진서는 조선시대 백자 단지 두개 40만원에 나온 것을 45만원에 콜하여 낙찰되었다.
하얀 백자 단지가 은은하고 앞으로 쉽게 나오지 않는 물건이고 값이 오를 것이라니,돈 놓고 돈 먹기,
그 참 돈 벌기 쉽다.
거사는 <광구병>이라하여 주둥이가 넓적한 고려 때 술병을 5만원에 나온 것을 7만원으로 콜했으나,
장사꾼이지싶은 사람이 10만원 불러 가져가버렸다.
한 700년 전 고려 때 문인이 술 담았던 그 술병은,술을 사랑하는 거사가 낙찰해와서
귀한 술 담아놓고,조태현이 박홍식이 정중식이 같은 애주가들과 함 어울려야 하는데,
겁도 없는 장사꾼이 새치기 해버렸다.
경매 구경하고 우래옥 가서 냉면에 쐬주 한잔 걸치고 전철로 돌아오니,
그걸 11만원이라도 불러 샀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팍 든다.
5월달 경매에는 마눌님과 가서 좋은 골동품 술병 꼭 하나 사야지.어허 아깝다.ggg.(08년 4월)
2008.04.07(09:32:55) 수정 삭제
좋은 경험 했다...거사가 꼭 살거 같으니까 전문 꾼이 얼른 올려 버렸다.
그러나 작품을 보는 눈이 같다는 거만 해도 큰거 건진 셈이다...

2008.04.07(11:32:06) 수정 삭제
북한에서 온 물건인데 거사때문에 아까운 도자기 하나 노쳤다.다음번에는 꼭- 사 도.
귀가길에 경택이 친구하고 청담동 당구장에서  둘이 막짱 떳는데 3전 전패로 6월까지 형님으로
모시게 되였다.경택이 형님 앞으로 잘 봐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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