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상

우순풍조(雨順風調)

김현거사 2019. 7. 30. 14:56

 우순풍조(雨順風調)


 조계종 총무원은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완전히 스님 뿐이다. 그 속을 양복 차림 김거사와 고보살이 누비고 다녔다. 불교신문 편집국장은 동대 총장 비서였던 송재운, 주간은 역경원 역경부장 유찬거사 박경훈, 기획부장은 서울사대 출신 육산 정광호 거사였다. 광덕, 월주, 법정, 설조스님도 관여했는데, 내가 보기엔 광덕스님이 제일 수행이 깊고, 법정스님은 수도자라기 보담은 문사에 불과했다. 법정은 '무소유'로 책을 많이 팔았지만 문제있다. 재물에 대해선 무소유를 했는지 모르지만, 문필가 평가 얻고자 하는 정신적 소유욕 치열했다. 반면 총무원장 석주당스님 의식구조는 '무소유'에 가깝지 않은가 싶었다. 말썽 많던 봉은사 땅 문제로 총무원이 날만 새면 시끌벅적 했다. 석주당은 총무원장으로 그 회의를 주관했는데, 가끔 하품도 하고, 졸기도 했다. 재물 가지고 다투는 것 자체가 출가승으로 챙피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한민국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이 서도 글씨가 대단하다. 그분은 내가 총무원 강당에서 장가들었다고 기특하다고 여겼는지, 우순풍조(雨順風調)란 휘호를 내려주셨다. 비가 순하고 바람이 조화로워라는 뜻이다. 그 후에 휘호를 받은 우리집이 비가 순하고 바람이 순조로웠는지는 모르겠다. 돌아보면 시시때때로 태풍과 토네이도급 바람까지 불었다. 이화 졸업하고 고대 철학과에서 논리학 윤리학까지 배운 아내한테 흔들려 나는 지금도 어지름증이 좀 있다. 그 바람에 나는 이리 생각한다. 처자식 떼어놓고 고요한 산속에서 수도만 하면 누가 도를 못 통하겠는가. 나처럼 시시때때로 거센 비바람 맞으면서 집에서 마님한테 시달려야 진정한 도인이 되던지 마당쇠가 되던지 결판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