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LA STRADA) 1954
나는 안소니 퀸이 연기의 천재라고 믿지만, 이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부인 줄리에타 마시니가 더 감명을 준 주인공이 아니었던가 지금도 의심하고 있다. 그만치 백치 여인 역으로 나온 그가 불던 트럼펫 연기가 을 맡은 마시니의 ㅏㅌ은 와 안소니 퀸이 누가 더 감명을 주었던지 지금도 모르겠다.
이 만든 '길(La strada)'이란 영화는 야수처럼 생긴 안소니 퀸과 백치 여인 연기를 하는 마시니
의 를 보면, 최희준이 노래한 '하숙생'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사람은 길 위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쓸쓸한 존재다. 이 영화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이 직접 각본 쓰고, 로마 라 사피엔차 대학에서 문학 전공한 자기 부인 줄리에타 마시나를 젤소미나 역을 맡긴 영화다. 이 영화 주제곡 이름이 뭔지 모르겠다. 전편에 '오 젤소미나' 트럼펫 소리 애달프게 흐르다. 그 음악이 곡마단 곡예사와 백치 여인의 서글픈 만남과 쓸쓸한 헤어짐을 더욱 애상과 페이소스 느끼게 해준다. 사실 우리는 그가 돈이 있다거나, 학문이 있다거나, 친구가 많다거나, 약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 건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 모두 이 영화 '길'에 나오는 곡마단 어리광대 잠파노(안소니 퀸) 같다. 모두 고독이라는 무대 위를 걸어가도록 배역 받은 삐에로에 불과하다.
영화는 이태리 어느 가난한 바닷가 마을에서 시작된다. 잠파노(안소니 퀸)는 쇠사슬을 끊는 차력으로 밥벌이 하는 방랑자다. 그가 그 동네 가난한 집 딸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를 1만 리라 주고 사서 오토바이 포장마차에 태우고 떠나는 데서 시작된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젤소미나는 동생들과 어머니 때문에 그 천진스런 커다란 눈망울에 백치같은 웃음 띄우고 잠타노에게 팔려가서 잠파노의 욕정과 욕망을 해결하는 조수 겸 아내 역활을 하게 된다.
감독은 이 영화 첫장면에서 야수처럼 생긴 안소니 퀸이 백치같이 순결무구한 줄리에타 마시나를 덜덜거리는 낡은 오토바이에 태우고 폭음을 남기며 가난한 바닷가 동네를 떠나가는 장면에서 벌써 영화의 주제를 완벽히 보여준 것 같다. 우리 인생은 최희준의 노래처럼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 모르는 하숙생 같은 것이다.
두 사람이 써커스단에 있을 때 단원 중 '마토'란 자가 있었다. 그는 잠파노가 가슴에 쇠사슬 걸고 그걸 끊으려는 순간, 엉뚱한 농담을 해서 군중들을 웃겨버린다. 사실 그건 차력사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행위다. 기압을 준 그 순간에 쇠사슬이 끊어지지 않으면, 쇠사슬이 사람 살 속으로 파고들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토'는 또 젤소미나한테도 쓸데없이 호의를 보낸다. 트렘펫도 가르켜 주고, 이 세상에 흔한 돌 하나도 다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다. 다 있어야할 존재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는 말로 젤소미나의 마음을 위로한다. 잠시 젤소미나는 무뚝둑한 잠파노 보다 미남이고 친절한 '마토'에게 끌린다.
이런저런 이유로 '마토'와 잠파노가 충돌하고, 그때 잠파노는 칼을 들고 마토를 뒤쫒다가 경찰에 잡혀가 유치장 신셀 진다. 그후 둘은 써커스단에서 해고된다. 그런데 두 원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어느 인적 없는 곳에서 잠파노는 자동차 타이어를 갈고있는 '마토'를 만난다. 주먹다짐 끝에 마토가 죽자 다시 경찰에 끌려갈 걸 겁낸 잠파노는 마토의 시체를 다리 밑에 버리고 달아난다. 그 옆에서 모든 걸 목격한 젤소미나는 충격을 받고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다. 잠파노가 차력 공연을 할려고 사람 앞에 서면, '마토 마토가 죽었어요. 마토가 아파요...' 헛소리를 한다.
우리도 그처럼 정처없이 떠나는 존재란 걸 감독이 우리에게 암시한다.
지능은 모자라지만 한없이 착한 젤소미나는 차력사 잠파노에게 팔려 조수 노릇을 한다. 잠파노는 가슴을 묶은 쇠사슬을 끊는 묘기를, 젤소미나는 춤을 보여준다.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학대하지만 그녀는 그런 학대에도 불구하고 잠파노를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잠파노가 옛친구인 곡예사 나자레노와 싸우다가 그만 그를 죽이고 이 광경을 목격한 젤소미나가 정신이 이상해져 잠파노의 조수노릇을 제대로 못하게 되자 잠파노는 잠든 젤소미나를 버리고 도망친다. 얼마 후 젤소미나는 병들어 죽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잠파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잠파노'는 이 마을 저 마을 떠돌아다니면서 쇠사슬을 몸에 두르고 차력으로 그걸 끊는 구경거리 제공하고 먹고사는 차력사다. 젤소미나는 북 치며 관객들 돈 받는 역활이다. 보느라면 우리나라 영화 '백치 아다다' 주인공 나애심 생각난다. 둘을 비교하면 나애심은 청순 가련형이고, 커다란 눈동자 공허하게 굴리며 웃는 젤소미나는 장애아적인 백치미다. 그 젤소미나 근본은 착하다. 수녀원에서 잠파노가 은촛대 훔치도록 강요해도 끝내 거부한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짚씨 카'란 것이 유행한다. 둘은 짚씨 카 원조 같다. 오토바이 포장마차 타고 이태리 바닷가 동네를 헤맨다. 차력을 보여주고 돈을 번다. 젤소미나는 음식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아무리 가르쳐도 두둥둥 북 치며 '잠파노가 왔어요' 크게 외칠 줄도 모른다. 그래 잠파노가 젤소미나 가르친다고 숲에서 나무가지 꺽어와 젤소미나 종아리 치는 장면 나온다. 마시나가 페데리코 감독 부인이고 보면, 남편은 영화 찍는다고 자기 부인 종아릴 치게한 것이다.
둘은 곡마단에 입단하고 그곳에서 광대 일마토를 만나는데, 일마토는 젤소미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 짐파노는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폭행하고 감방에 가게 됩니다. 그때 사람들은 젤소미나에게 짐파노를 버리고 떠나라고 하지만, 젤소미나는 짐파노를 기다린다.
짐파노는 출감하여 다시 젤소미나와 방랑길을 떠나는데, 우연히 일마토를 만납니다. 둘은 말다툼을 하다가 잠파노는 일마토를 죽이고, 시체를 ( )에 감추어 버린다. 일르 목격한 젤소미나는 충격을 받고 영혼이 병 들고 맙니다.
남자는 그 서글픈 여행에서 결국 어느 황량하고 외딴 곳에 남자는 잠든 여자를 남겨두고 떠나버린다. 남자는 잠든 여자에게 담요 두어장 덮어주고, 잠시 머뭇거리다 오토바이에 가서 그 여자가 좋아하던 트럼펫 꺼내어와서 여자 옆에 놓아준후 떠나면서 꾸겨진 지전 몇 장 잠든 여자 손 밑에 놓아준다.
잠파노는 짐승같은 남자다. 매춘부 만나면 젤소미나는 길바닥에서 하루 동안 기다리게 해놓고 오토바이 타고가서 행각 벌이고 오는 사내다. 그러나 속은 이처럼 따뜻한 남자다. 그런 그가 젤소미나를 버리고 떠난 데는 이유가 있다. 그걸 다른 말로 바꾸면 운명이라 한다.
두 사람이 써커스단에 있을 때 단원 중 '마토'란 자가 있었다. 그는 잠파노가 가슴에 쇠사슬 걸고 그걸 끊으려는 순간, 엉뚱한 농담을 해서 군중들을 웃겨버린다. 사실 그건 차력사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행위다. 기압을 준 그 순간에 쇠사슬이 끊어지지 않으면, 쇠사슬이 사람 살 속으로 파고들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토'는 또 젤소미나한테도 쓸데없이 호의를 보낸다. 트렘펫도 가르켜 주고, 이 세상에 흔한 돌 하나도 다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다. 다 있어야할 존재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는 말로 젤소미나의 마음을 위로한다. 잠시 젤소미나는 무뚝둑한 잠파노 보다 미남이고 친절한 '마토'에게 끌린다.
이런저런 이유로 '마토'와 잠파노가 충돌하고, 그때 잠파노는 칼을 들고 마토를 뒤쫒다가 경찰에 잡혀가 유치장 신셀 진다. 그후 둘은 써커스단에서 해고된다. 그런데 두 원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어느 인적 없는 곳에서 잠파노는 자동차 타이어를 갈고있는 '마토'를 만난다. 주먹다짐 끝에 마토가 죽자 다시 경찰에 끌려갈 걸 겁낸 잠파노는 마토의 시체를 다리 밑에 버리고 달아난다. 그 옆에서 모든 걸 목격한 젤소미나는 충격을 받고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다. 잠파노가 차력 공연을 할려고 사람 앞에 서면, '마토 마토가 죽었어요. 마토가 아파요...' 헛소리를 한다. 그래 범좌가 탄로날 걸 겁낸 잠파노는 구슬픈 트렘펫 곡 흐르는 속에 젤소미나 남겨놓고 오토바이 몰고 떠난 것이다.
그리고 5년 뒤 이젠 늙어 노인이 된 잠파노가, 써커스 공연 갔다가 바닷가 마을에서 전에 젤소미나가 항상 흥흥거리며 트럼펫으로 즐겨 연주하던 귀에 익은 노래를 부르는 여인을 만난다. 짐파노는 그 노래를 어디서 배웠느냐고 묻자, 여인은 예전 어느 써커스의 여인이 이 노래를 자주 불렀고, 병으로 죽었다고 알려준다. 그날 밤 잠파노는 젤소미나가 너무나 그리워 술집을 찾아가 술에 만취하고, 술집 사람들과 다투다 여럿에게 훔씬 두들겨 맞는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자신이 처량한 혼자라는 걸 깨닫고 바닷가 백사장에 몸부림 치며 넘어진다.
나는 이 영화를 50년 전 총각시절에 보았는데, 주제가가 다시 그립고, 앤소니 퀸과 줄리에타 마시나 보고 싶어 다시 영화관에 가보았다. 이젠 핵가족 시대. 칠십 넘은 아내와 단둘이 사는 신세라서 그런지, 영화 속 잠파노가 나처럼 생각되었다. 역시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은 천재다. 그는 인간 고독을 애수와 시정 어린 승화된 예술로 만들었다.
그날 극장 로비에서 우연히 아는 여류시인 만났다. 커피 마시며, '늙었던 젊었던 이 영화 보고 눈에 이슬이 맺히지 않으면, 그는 인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사람이다. 인생은 그리움과 애수 가득한 한 편의 시다. 종점에 닥아갈수록 그런 느낌 든다. 슬픈 주제곡 흐르며 영화 끝나고 장내에 밝게 불 켜질 때, 손수건을 슬며시 주머니 속으로 감추었다'는 둥 사설 떨다가 왔다.
감독 펠리니와 여배우 마시나는 로마의 한 대학에서 드라마를 전공하고, 1943년에 라디오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젊은 시절의 펠리니가 대본을 썼던 「치코와 팔리나」라는 라디오 연속극에서 마시나가 주연을 맡았고, 두 사람은 바로 그 해에 결혼했다. 1994년, 마시나는 남편이 죽은 지 몇 달 후에 세상을 떠났고 두 사람은 리미니 묘지에 함께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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